타임캐스트가 개발하고 네시삼십삼분(433)이 지난 5월 26일 국내 출시한 '외계침공주식회사 히어로의 역습 for kakao(이하 외계침공주식회사)'는 모바일 퍼즐 시장을 정조준한 게임이다.

게임은 지구방위군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지구방위군은 갑자기 나타난 외계인의 침공을 성공적으로 물리쳐 평화를 되찾았지만 평화 속 세계에서 그들은사업실패, 청년실업 등의 사회문제를 겪으면서 사회에 기여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된다. 결국 지구방위군은 전쟁을 위해 외계로 침공해 들어간다는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에는 권순호(호조) 아트디렉터가 참여해 화제가 된 게임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은 모를지라도 대한민국에서는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탄생시킨 시람이라고 말하면 무릎을 치는 유저가 많을 것이다. 디렉터 특유의 개성이 담긴 캐릭터는 게임을 코믹하게 연출해냈다. 

◆ 간단한 게임방식, 빠르게 연결하고 둘러싸라!

침공을 위한 공격은 당연하게도 퍼즐로 구성돼있다. 화면 아래 쌓인 색색의 블록을 움직여 2개 이상 연결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의 룰로 상하좌우는 물론 대각선도 상관없이 연결되기 때문에 누구나 1분만 비벼보면 게임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같은 블록을 한 번에 많이 연결할 수록 더 높은 대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숙련자가 되기 위해 보석의 위치와 이동 동선을 효율적으로 계산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7개를 한 번에 연결하면 생기는 에너지 블록은 랜덤으로 화면에 있는 한가지 색상의 블록을 모두 터뜨릴 수 있다. 7개 이상 연결하면 강한 에너지 블록이 생성되고 상하좌우를 둘러싼 같은 색의 블록이 있다면 더 강한 에너지 블록을 만들 수도 있다.

외계침공 주식회사의 핵심 시스템은 단연 '둘러싸기'다. 하나의 블록을 중심에 놓은 상태로 같은 색 블록을 모아 둘러싸면 폭탄이 생성된다. 이를 이용해 주위의 블록을 무더기로 터뜨려버릴 수도 있고 폭탄을 중심으로 둘러싸기를 또 성공시켜 더 강한 폭탄을 만들 수도 있다.

캐릭터의 장비와 동일한 색상의 블럭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해당 블럭을 터뜨리면 장비 게이지가 차오르고 꽉 차면 블록 사이에 장비가 출현한다. 이를 터치하면 장비의 특징에 따라 평소보다 강력한 대미지를 입히거나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등 이로운 효과가 발생한다.

◆ 스토리, 퍼즐에 재미를 입히다.

외계침공 주식회사는 퍼즐게임답지 않게 스토리와 캐릭터에 큰 신경을 썼다. 스토리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게임을 플레이해야할 동기를 제공해 더 몰입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권순호 아트디렉터의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합세해 고득점을 위해 기계같이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닌 목적을 가지고 플레이해야하는 게임이 된 것이다.

일견 단순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유저들의 호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 쉬운듯 쉽지 않은 난이도

외계침공주식회사는 간단한 조작으로 즐길 수 있지만 파고들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게임이다. 

에너지 블럭, 둘러싸기 등의 시스템은 게임의 단조로움을 막고 숙련자에게 고득점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시스템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초보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퍼즐이 가진 쉬운 접근성을 해치는 결과로 발전할 수 있다.

현재 퍼즐이라는 장르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인식이 굳어진 상태인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유저들이 재미를 느끼기까지 어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 스토리만큼이나 재기발랄한 게임

외계침공주식회사는 가장 단순한 장르에 단순함을 타파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이 독특한 시도는 사람들의 고정인식을 배신하는 게임이 된 대신 색다른 재미를 주는데 성공했다. 스토리만큼이나 반전성이 있는 게임이 된 셈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내 왼손에는 흑염룡이 잠자고 있지 ㅋㅋ'같은 독특한 세계관을 가졌거나 '왜 매운 아이스크림은 없지?'같은 이상한 생각을 해 본적 있다면 오늘 외계침공주식회사를 설치해보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