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수호지'로 유명한 스케인글로브가 지난 5월 26일 차기작 '던전크러쉬 for kakao(이하 던전크러쉬)'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시장을 강타한 '도탑전기'와 '탑오브탱커'와 유사한 게임성을 지닌 RPG(역할수행게임)로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호쾌한 모션이 특징이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던전크러쉬만이 갖고 있는 매력을 찾기 위해 게임을 세부적으로 살펴봤다.
◆ 전투보다는 영웅 성장의 재미 중심
던전크러쉬는 게임에서 손이 많이 가는 전투 파트를 자동화해 편리함을 추구한 대신 영웅의 성장에 무게를 둬 성장의 재미에 집중했다.
이 경우 화두는 영웅의 성장이 얼마나 재미있느냐에 달려있는데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듯 하다.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영웅 성장 재미는 충분했다.
또한 비슷한 게임성을 즐긴 유저는 게임에 접속해 바로 적응할 수 있을 만큼 게임은 트렌드에 충실했다.
◆ 콘텐츠는… 좀 많네?
던전크러쉬는 크게 '모험하기', '요일던전', '지하투기장', '검은탑', '강림던전' 등으로 나뉘어있다.
먼저 모험하기에서는 영웅의 성장에 필요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일반 던전'과 이를 클리어하면 영웅을 소환할 수 있는 '영웅 던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방식은 최대 5명으로 파티를 이룬 영웅들이 자동으로 공격하면 플레이어는 MP가 차오를 때 플레이의 상황에 맞게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 모든건 자동으로 이뤄진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화려한 스킬 이펙트와 타격감은 자동 플레이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편이다.
특히 영웅들이 주요 스킬을 사용할 때 주문을 외우기도 하는데 이때 배경이 어두워지면서 '힘 좀 내보거랏', '제가 지킵니다'등의 문구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게임에 작은 활력소로 작용한다.
팀이 3레벨로 올라가면 스킬까지 사용 가능한 자동전투 기능이 열린다. 일반적으로 팀 레벨 경험치는 던전 플레이를 통해 획득이 가능하나 그 획득량이 미미하기 때문에 일일 퀘스트를 통해 보다 많은 경험치를 얻는 것이 좋다.
자동전투 이외에도 던전크러쉬에서는 전투를 끝내고 나면 플레이 내용에 따라 1성, 2성, 3성 등급을 획득한다. 이 중 3성으로 클리어한 던전에 한해 아이템 '시간의 돌'을 사용하면 전투하지 않고 보상만 획득할 수 있는 '빠른 전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빠른 전투는 실제 전투를 한 것 아니라서 영웅의 경험치는 획득할 수 없으나 팀 레벨의 경험치 및 골드, 해당 던전의 클리어 보상과 보너스 보상까지 획득할 수 있어 영웅과 장비를 빠르게 강화할 수 있다.
이처럼 모험하기에서는 장마다 8개의 던전으로 이루어진 모든 일반 던전을 클리어하면 던전크러쉬 게임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짤막한 컷툰이 등장한다. 사실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기는 다소 무리지만 플레이어에게 소소한 재미를 안기고 있다.
요일던전은 요일마다 다른 던전이 열리는 방식인데 불, 물, 땅, 무 등 영웅의 속성별로 진화 재료를 획득할 수 있는 던전과 골드, 강화재료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나뉘어 있다. 각 던전은 하루 2번만 던전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영웅의 진화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들려야 하는 코스다.
지하투기장은 던전크러쉬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와 1:1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콘텐츠다. 자신과 비슷한 전투력을 가진 유저와 도전하기를 통해 대결을 벌일 수 있는데 유저가 가진 캐릭터 중 자동으로 선점된 3명의 파티를 골라 전투를 펼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정보는 팀 레벨과 전투력만 확인할 수 있으며 팀 레벨이 낮더라도 자신이 꾸린 전투력이 높다면 승리를 따낼 수 있다. 지하투기장은 하루 5번 도전이 가능하며 승리를 통해 딴 포인트로 지하투기장 상점을 이용할 수 있다.
검은 탑은 층별로 특정한 제한이 걸려있어 조건을 만족한 상태로만 클리어할 수 있는 고난도 던전이다. 클리어가 쉽지 않지만 고수들의 공간이지만 층별로 회귀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꼭 도전해봐야 할 던전이기도 하다.
◆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던전과 상점의 매력
던전크러쉬는 비정기적으로 '강림던전'과 '명품상점', '유랑삼점'이 출현한다. 해당 던전과 상점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열리기 때문에 제한시간 안에 던전을 플레이하거나 상점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사는 것이 관건이다.
먼저 '강림던전'은 하루에 3번 도전할 수 있으나 난이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초반에는 공략이 어렵다. 하지만 특수한 영웅을 획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영웅을 꾸준히 성장시켜 언제 열릴지 모르는 '강림던전'에 대비해야 한다.
'명품상점'과 '유랑상점'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특수한 상황에서만 지하투기장 옆에 1시간만 출현한다. 해당 상점에서는 영웅을 소환할 수 있는 영웅의 돌이나 희귀한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준비해놓는 습관이 필요하다.
◆ 플레이의 흐름을 가로막는 딜레이의 늪
던전크러쉬에서는 시간을 이용한 딜레이 요소가 많은 편이다.
지하투기장의 경우 한 번 전투를 치르면 8분 정도 딜레이를 가지는데 한참 달아오른 전투의 열기를 유지하기에는 너무 길게 느껴졌다. 전투를 한 번하고 다른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으로 풀어가면 되지만 번거로움을 감수해야만 한다.
또한 영웅의 스킬과 장비를 강화하려면 스킬/강화 포인트가 필요한데 6분마다 1씩 오르는 방식이라 기다림을 강요하는 느낌이 강하다. 플레이를 즐길 수록 늘어나는 영웅들을 시원스럽게 강화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는 억지로 콘텐츠 소비를 막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들었다.
◆ 총평 : 고유의 게임성과 다른 그래픽풍으로 승부
던전크러쉬는 기존 RPG의 즐거움과 비슷한 게임성의 게임보다 친숙한 그래픽풍을 잘 융합해 익숙하지만 식상하지 않은 재미를 주는 편이다.
자동 전투 게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기다림의 지루함을 시각과 청각의 즐거움으로 상쇄하려 한 노력도 결실을 맺었다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게임 플레이 재화가 제공되는 양이 적은 편이 아니라 게임을 계속 즐기고 싶은 욕구가 꺽이지 않도록 잘 유도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물론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연속 플레이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입장 딜레이와 강화 포인트 콘텐츠는 어느 정도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던전크러쉬는 잘 만든 요소도 있고 숙제도 있다. 결국 선택의 유저의 몫. 또한 모바일게임에서도 업데이트와 운영이 중요해진 시점인 만큼 자체 서비스에 나선 스케인글로브의 저력을 보여줄 때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