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창세기전 시리즈의 정통 계보를 잇는 소프트맥스의 신작 MMORPG '창세기전4'가 1차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했다.
창세기전은 창세기전3 파트2에서 뫼비우스의 우주라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그간의 스토리를 정리하고 막을 내린 바 있었다. 창세기전4는 이러한 뫼비우스의 우주라는 반복되는 세계관에 크로노너츠라는 세계관을 더해 만들어낸 게임이다.
이때문에 단순히 새로운 스토리로 펼쳐지는 후속작이 아닌 이전 작품의 스토리를 다시 체험해보고 나아가서 창세기전4만의 스토리로 재해석되는 게임인 셈이다. 덕분에 창세기전 올드 팬에게 개발 공개당시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이토록 기대를 받아온 창세기전4는 얼마만큼 팬들을 만족시켜줬을까? 게임조선에서 직접 창세기전4 1차 CBT에 참여해봤다.
◆ 창세기전4 첫 인상은?
최근 엄청난 그래픽으로 무장한 MMORPG가 꾸준히 나오는 만큼 유저의 눈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창세기전4의 그래픽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편이라는 테스터들의 지적이 많다.
물론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지장없는 수준의 그래픽인 것은 맞지만 여러가지 요소가 오히려 합쳐지면서 그래픽에 대한 아쉬움이 강조된다.
▲ 컷씬만 본다면 나쁜 수준은 아니다.
▲ 커스터마이징의 근래에 서비스 개시한 MMORPG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
우선 미려한 화풍과 3D 모델링에서 오는 괴리감이다. 메인 퀘스트 진행중에 있는 대부분의 대화씬에서는 일러스트를 활용한 대화가 이뤄지는데, 이안이나 노벨 등의 주요 NPC를 제외하면 상당히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뿐만 아니라 이전 작품에서 등장했던 캐릭터 중 많은 캐릭터들이 이전 작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당황케하기도 했다.
▲ 창세기전4의 자바카스(좌)와 창세기전3의 자바카스(우)
▲ 에스메랄다는 일러스트의 느낌도 많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3D모델링이...
또한 후술할 군진 시스템과 관련하여 캐릭터의 이동이 다소 어색하며 전투씬에서의 액션성이 상당히 부족하다.
또한, 그래픽과 관련해서 유저가 이동할 수 있는 부분과 이동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시각적인 장애가 상당했다. 고저차이가 조금만 생겨도 이동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2015년에 나온 3D MMORPG 게임으로써는 상당히 치명적이다.
◆ 창세기전의 백미, 스토리
창세기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토리일 것이다. 그만큼 창세기전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많은 호평을 받아왔다.
그런 창세기전의 계보를 잇는 만큼 창세기전4 역시 스토리텔링에 꽤나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을 보인다. 처음 캐릭터 선택 시 이안과 노엘이라는 동반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동반자 선택에 따라 초기 프롤로그와 아바타(플레이어 캐릭터)가 변화하게 된다. 이안과 노엘은 각기 다른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마치 창세기전3와 창세기전3 파트2에서 등장했던 '에피소드 시스템'과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 동반자를 선택하는 것은 마치 창세기전3에서 에피소드를 선택하는 느낌이다.
1차 CBT 내내 시라노와 메디치, 에스메랄다 등 서풍의 광시곡 관련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이전의 스토리가 어떻게 변화하면서 등장할 지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또, 아르카나 퀘스트라는 독자적인 퀘스트도 눈길을 끌었다. 아르카나를 통해 얻은 동료가 아르카나 퀘스트의 조건에 부합하면 독자적인 아르카나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메인 퀘스트의 대화를 캐릭터 일러스트를 통해 진행하면서 유명 성우를 기용한 진행으로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만들어준다.
다만, 스토리 부분에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1996년 발매한 창세기전2부터 2001년 발매한 창세기전3 파트2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스토리임에 틀림없지만, 이미 발매한지 15~20여년이 지난 게임 스토리를 중심으로 일절의 설명없이 시작한다는 것은 기존 창세기전 유저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다.
▲ 사실 연도와 간략한 설명만으로 창세기전의 스토리 흐름을 알고 있는 유저는 극소수일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창세기전4에 새롭게 등장하는 크로노너츠에 관련된 세계관 등에 대해서는 주입식으로 한 NPC가 다 설명하는 방식으로 짧게 넘어가기 때문에 프롤로그 이후 게임에 대합 흡입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특히, 크로노너츠라는 독특한 단체에 가입하는 방식이 밑도끝도 없이 그냥 데려와서 말 몇마디로 끝난다는 것도 극중 흐름을 깨는 듯한 느낌을 받기 쉽다.
▲ 창세기전4의 중요한 세계관은 NPC가 한 번에 다 설명해버린다.
◆ 군진 시스템, 단순 버프용?
창세기전4는 장르가 RPG인 만큼 전투와 많은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스토리가 아무리 좋더라도 비주얼 노벨과 장르가 아닌 이상은 전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온라인 게임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창세기전4의 전투 시스템은 1차 CBT라고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실망감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창세기전4 전투 시스템의 근간은 군진에서 시작된다.
군진은 마치 창세기전3 파트2의 용병 시스템과 흡사하게 자신의 아바타 캐릭터에 최대 4명의 캐릭터를 주변에 배치해 함께 전투를 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총 5개의 캐릭터를 함께 조종해야 한다. 군진은 배치 뿐만이 아니라 군진의 종류를 선택하여 각종 버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를 어떤 위치에 배히하며 어떤 군진 효과를 받을 지 설정해줘야 한다.
▲ 마치 모바일 RPG를 보는 듯한 인터페이스의 군진 시스템
헌데 많은 캐릭터를 조종한다는 것 때문에 게임을 다소 단순화 시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캐릭터별로 일반 스킬과 사기 스킬을 각각 1개씩 소유하고 있어 총 2개의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5개의 캐릭터가 한 군진 안에 드는 만큼 10개의 스킬을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힐러 계열의 전체 회복 스킬을 제외하면 그다지 타이밍을 재면서 할 필요가 없는 만큼 단축키를 단순히 눌러주는 방식으로 게임이 끝나버린다. 1차 CBT 후반으로 가면 주변 범위공격을 하는 보스가 등장하는 만큼 알트키를 이용하여 이동을 해줘야 하는데,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 이동 후, 다시 일일히 타겟을 다시 지정해줘야는데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 조작방식이 상당히 불편하다. 최소 군진이라는 시스템이 있다면 공격, 산개 등의 집단 명령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 전투는 지나치게 단순한 감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군진 시스템은 단순히 군진의 종류를 통한 버프 이외에 별다른 강점을 느낄 수 없으며, 스킬이 캐릭터 당 2개씩 밖에 없어 MMORPG를 한다기 보다는 흡사 자동사냥이 탑재된 모바일 게임에서 자동사냥만 제거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더군다나 창세기전 특유의 TP시스템이나 링인터페이스 등이 전혀 게임에 들어가있지 않아 창세기전이라는 타이틀을 제외한다면 창세기전으로써 갖는 특유의 연결고리가 부족한 듯 싶다.
사실 게임 자체로만 본다면 1차 CBT에서 충분히 볼 수 있을 법한 수준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짜임새가 부족하지만, 1차 CBT인 만큼 이후 테스트를 통한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창세기전이라는 막강한 IP를 가지고 만드는 게임인 만큼 팬들의 기대치가 상승했기에 나오는 실망감일수도 있다. 소프트맥스가 밝힌 바에 따르면 창세기전4는 3,000명의 테스터 모집에 10만명의 신청자가 몰리기도 했으며, 하루 10시간 테스트했는데 평균 플레이타임이 5시간이 넘었고 재접속률이 60% 이상이었다고 밝힌만큼 창세기전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인지 알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창세기전이라는 이름이 국내 올드게이머에게 여러 의미를 가지는 만큼 다음 테스트에서는 이전 창세기전을 포괄하면서 새로운 팬층을 생성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 높은 게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정규 기자 rahkhan @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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