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CCG(콜렉터블 카드 게임)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영웅들’(이하 하스스톤)이 스마트폰 버전으로 출시됐다.
2014년 3월 PC 플랫폼으로 처음 등장한 하스스톤은 블리자드의 대표작인 '워크래프트' 시리즈 세계관에 등장하는 영웅과 캐릭터들이 카드 배틀을 펼치는 CCG장르의 게임이다. 이 하스스톤이 PC버전과 태블릿PC버전에 이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돼 플랫폼을 확장했다.
게임성에 대해서는 이미 PC 플랫폼으로 입증 한 바 있는 하스스톤. 과연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상당히 궁금할 터. 이런 유저들을 위해 게임조선에서 직접 살펴봤다.
◆ PC와 태블릿, 모바일의 삼위일체! 플랫폼의 다양성
하스스톤 모바일 버전 등장으로 가장 눈여겨볼 점은 플랫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하스스톤은 PC 플랫폼으로 처음 선보인 뒤 같은 해 12월 태블릿 버전을 공개했고 모바일 플랫폼까지 출시했다. 국내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보급률을 생각한다면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하스스톤을 접해 볼 수 있게 됐다.
주목할 점은 각 플랫폼이 동일한 서버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하스스톤은 온라인 기반의 게임으로, 가상의 AI가 아닌 실제 플레이어와 결투를 벌일 수 있어 그 몰입감이 남다르다. 이번 모바일 버전 등장으로 PC 앞이 아닌 지하철이나 카페 등 공공장소에서도 전세계 유저들과 함께 하스스톤을 즐길 수 있게 됐고 PC버전을 플레이하다가 중간에 모바일 버전으로 이어서 플레이가 가능해 플랫폼과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게임으로 한 발자국 성장했다.
◆ 모바일 버전에 맞춘 간편한 인터페이스
사실 하스스톤의 모바일 버전 출시 소식에 가장 걱정됐던 부분은 바로 인터페이스 부분이다. 애초에 PC 플랫폼으로 등장한 게임인 만큼 인터페이스가 모바일 버전에는 최적화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접해본 모바일 버전 하스스톤은 그 걱정을 한 번에 날려줬다. 백문이불여일견. PC버전 하스스톤과 모바일 버전 하스스톤의 주요 인터페이스를 비교해보면서 살펴보자.
▲ PC버전 하스스톤
▲ 모바일 버전 하스스톤
스마트폰은 가로 방향으로 화면을 돌렸을 경우 세로 비율보다 가로 비율이 높기때문에 손에 들고 있는 카드 패를 가로축에 배치해 공간을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또, 스마트폰은 화면의 크기가 손바닥 정도의 크기로 작아 코스트나 영웅, 카드들의 공격력 체력 등의 표기를 키워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만, 카드 패를 가로축으로 배치하면서 카드 패들의 설명이나 이미지가 작아져 어떤 카드가 있는지 한 번에 살펴보기가 어려웠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PC 버전과 다른 조작이 추가됐다. 우측 하단에 있는 자신의 카드 패를 터치하면 카드 패들이 중앙으로 클로즈업되면서 각 카드들을 조작할 수 있다. 기존에 없던 조작을 한 번 더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PC 버전에 비해 불편한 것이 사실이나, 모바일 버전임을 고려하면 이 정도 불편함은 필수불가결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 원하는 카드를 터치하면 해당 카드의 상세 설명도 볼 수 있다.
◆ 볼륨 다운 NO! 완벽 이식
기술력의 발전에 따라 스마트폰의 사양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PC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한 것은 사실상 ‘다운 이식’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여태껏 다운 이식이라고 하면 그래픽 옵션에서 타협을 본다거나 효과음, BGM 등의 숫자를 줄여 볼륨을 다운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하스스톤은 그 볼륨을 크게 건드리지 않고 완벽 이식에 가까운 이식률을 보여줬다. 때문에 하스스톤의 메인 콘텐츠인 ‘대전’ 모드는 물론, 공평한 덱으로 서로의 실력만으로 상대하는 ‘투기장’이나 PVE 모드 ‘1인 모험’등의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른 꽉 찬 구성
◆ 다만 아직은 조금 무겁지 않나 아쉬움
물론 세상만사 다 그렇듯 장점만 있는 게임은 아니었다. 기종마다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아직 현역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의 갤럭시 S4로 플레이했음에도 발열과 배터리 소모가 엄청났다. 발열은 직접 테스트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단순한 체감에 불과했지만, 배터리 소모의 경우 100% 상태에서 대전모드 1판을 즐겼을 때 (약 15분) 11%만큼의 배터리를 소모했다.
또, PC버전의 그래픽을 그대로 계승하다 보니 그래픽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폰트가 깨지거나 이미지가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스마트폰도 존재했다.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아쉬운 부분임에는 확실했다. 그래픽, 사양 최적화 같은 옵션 조정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카드 이름의 폰트가 깨진다거나...
▲ 그래픽 관련 오류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출력된다.
◆ 하스스톤 모바일,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하스스톤 모바일 버전은 모바일 게임 최고 수준의 볼륨을 자랑한다. 또, 완벽 연동을 통해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게 됐으며,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스스톤 모바일 버전은 사실 모바일 게임의 궁극 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한 캐쥬얼 모바일 게임에 지친 하드코어 유저들은 두 손 벌려 환영할 만하고 라이트 유저들에게는 직관적이고 간단한 게임성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CCG 장르가 다른 장르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일반 유저들에게 얼마만큼 보편화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한가지 자명한 사실은 하스스톤이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하스스톤 모바일 버전 출시를 기점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