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온라인'이라는 게임이 처음 세상에 발표됐을 때 기자는 상당히 궁금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 온라인으로 게다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장르인 MMORPG로 만들어지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인지가 말이다. '문명'이라는 게임이 '전략'이라는 장르에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문명 온라인이 더욱 궁금했다.
이런 문명 온라인이 25일부터 30일까지 두 번째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한다. 기자는 지난 1차 CBT 때는 사정이 있어 참여하지 못했지만 테스트를 진행해 본 동료 기자가 '특이해 진짜 너무 특이해'를 난발하며 게임을 즐길 때 마다 귀가 쫑긋 설 정도로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이번 문명 온라인 테스트 누가 해볼래?'라는 팀장의 물음에 곧바로 손을 들었다.
이번 2차 CBT는 지난 1차 CBT에 있었던 '이집트'와 '중국', '로마'에 '아즈텍'이라는 신규 문명이 추가되어 즐길 수 있게 됐다. 또한 새로운 승리 조건인 '문화 승리'와 고대, 고전 시대가 세션에 포함됐다. 이 시대는 '고대/고전->중세->르네상스' 순서대로 하루에 하나씩 열리며 3일을 주기로 반복된다. 즉 이번 2차 CBT의 마지막 시대인 '르네상스'는 세션 1은 27일인 목요일에 세션 2는 금요일에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엑스엘게임즈는 이번 문명 온라인 2차 CBT을 위해 약 5만명의 테스터를 모집했지만 유저들의 관심도는 회사가 예상한 것 보다 높았다. 현재 문명 온라인이라는 단어를 검색 포털에서 검색하면 '초대권'이 가장 위에 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문명 온라인의 2차 CBT를 게임조선에서 플레이해 봤다.
◆ 퀘스트는 거들뿐! MMORPG의 상식을 깨다!
보통 MMORPG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장면이 있다. 다른 유저와 함께 파티를 구성해 몬스터를 잡는다든가 퀘스트를 진행하여 경험치를 얻고 장비를 세팅해 캐릭터를 강하게 만드는 그런 모습들 말이다.
하지만 문명 온라인은 다르다. 그것도 약간이 아니라 확실히 다른 MMORPG이다.
문명 온라인은 퀘스트의 비중이 상당히 낮다. 만약 누군가가 "문명 온라인에는 퀘스트가 없어"라고 이야기해도 크게 상관 없을 정도로 그 비중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 문명 온라인의 퀘스트 창
하지만 퀘스트는 거들 뿐, 진짜 재미는 다른 곳에 있다
게임에 퀘스트가 없다는 건 지표 혹은 목표가 없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이 문명 온라인 속에서 무엇을 할지 직접 결정해야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문명 온라인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 목표는 승리! 다른 국가를 굴복 시켜라!
문명 온라인의 원작인 문명은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으로 국가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굴복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이 목표는 문명 온라인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현재 1차 CBT 기준 문명 온라인의 승리 조건은 '문화 승리'와 점령 승리' 두 가지이다. 점령 승리는 도시를 성장시켜 점령도를 상승시킨 후 도시공방전까지 이 수치를 유지하면 되고 문화 승리는 문화 도시가 성장할 수록 증가하는 문화도를 도시공방전까지 승리 조건 수치를 유지시키면 된다.
하지만 유저들의 성향상 문화 승리보다는 점령 승리로 세션이 마무리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게다가 문화 승리보다는 점령 승리가 방법이 더 쉽다는 것 역시 그 이유 중 하나일 것 이다.
세션에서 승리한 유저들은 새로운 세션에서 문명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전세션에서 얻었던 것 중 카드를 제외한 경험치와 아이템들은 계승되지 않기 때문에 세션 진행 시 카드 습득에 무게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 넓디 넓은 문명 온라인의 세계를 점령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
다만 이러한 게임 방식은 MMORPG 장르에서는 너무나도 혁신적이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적응의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MMORPG의 가장 큰 재미 요소는 캐릭터가 성장할 때 느끼는 쾌감이다. 전에는 쉽게 잡지 못했던 몬스터를 쉽게 잡고 또 전에는 범접하지 못했던 곳에서 여유로울 때 그때 MMORPG의 재미가 발현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명 온라인은 일주일 단위로 카드를 제외한 모든 것이 초기화 되기 때문에 이러한 재미를 느끼기엔 조금 힘들 수도 있다. 게다가 초기화 될 때 마다 느끼는 허탈함과 계속해서 같은 것을 반복해야하는 지루함을 개발사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역시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숙제다.
◆ 자유로운 선택과 변경, 입맛대로 골라보자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문명 온라인은 정말 독특한 게임이다. 그리고 이 특이한 점은 캐릭터 성장 혹은 직업 선택 부분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유저는 튜토리얼이 끝나고 게임 속에 떨어지면 선택을 해야한다. '전투' 직업를 할 것인지 '생산' 직업를 할 것인지를 말이다. 물론 시스템적으로 강제하는 사항은 아니다. 다만 문명 온라인을 제대로 플레이하고 소속 국가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필수적인 선택이다.
문명 온라인의 직업은 크게 시대와 주직업, 부직업 두 가지 대분류로 나뉜다. 그리고 이 분류 안에 공격적인 직업과 생산적인 직업으로 한 번 더 나뉘는 데 마을 중앙에 있는 시장에게 가면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
생산과 전투 직업은 성향에 따라 역할이 완벽하게 나뉜다. 전투 직업은 지도를 개척하고 적과 싸우는 등 현실의 병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하고 생산 직업들은 마을을 건설하고 장비 생산를 생산하여 전투 직업군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이 두 직업들은 현실에서 실제 전쟁을 준비하는 것 처럼 매순간을 치열하게 자신의 역할에 수행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집중은 자신의 세력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 여기 제갈공명님 구합니다!
국가와 국가가 반드시 싸워야만하는 문명 온라인의 특성상 국가 구성원들간의 화합은 필수 요소다. 때문에 유저들은 길드를 구성하고 생산 직업과 전투 직업을 나눠 상대 국가와 경쟁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국가에 소속된 인구수가 아닌 일단 있는 인구들을 어떻게 규합하고 이끄냐다. 물론 압도적인 숫자앞에선 어떠한 전략도 무력해질 수 있지만 일단 국가 유저들이 뭉친다면 보다 다양한 전략을 짜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선 탁월한 리더가 필요하다.
그래서 특이하게도 문명 온라인의 채팅방은 "길드원을 구합니다"라는 말 만큼 "이끌어 주실 분을 구합니다"라는 말을 쉽게 볼 수 있다.
▲ 오스티아 지켜주실 제갈량급 전략가분 모십니다!
문명 온라인의 채팅은 늘 활발하다
때문에 문명 온라인의 채팅은 그 어떤 게임보다 활발하고 또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시스템이 아닌 교류의 장이자 정보의 바다인 하나의 콘텐츠다.
◆ 방대한 문명 온라인, 나는 어디로 가야 하오?
사실 기자가 문명 온라인에 처음 접속하고 한 시간 뒤에 느꼈던 감정은 '재밌다' 보다는 '참 어렵다'였다. 게다가 문명 온라인의 튜토리얼 역시 복잡한 게임의 지식을 알려주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게다가 본 기사의 본문에 끊임없이 이야기한 것 처럼 문명 온라인은 기존 MMORPG의 틀을 깨는 전혀 다른 플레이 방식의 게임이기 때문에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 이 넓은 문명 속에서 난 어디로 가야하오...
◆ MMORPG, 그 틀을 깨다
과거 역사 속에서 새로운 개척했던 위인들 대부분은 당시엔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나선 그들의 이론과 행동을 인정받고 그것이 정형화 되었다.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 역시 MMORPG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선구자적 게임이다. MMORPG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함께 생각나는 모든 이미지를 철저하게 깨부수고 새로운 방식들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번째 CBT를 진행하고 있는 문명 온라인의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임이 재미있다"는 말 만큼 "신선하지만 어렵다" 라는 의견이 많은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개척자들은 언제나 외로웠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길을 인정 받는 날을 맞이했다. 그리고 MMORPG라는 틀을 깨고 새로운 행보를 걷는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이 MMORPG가 아닌 엑스엘게임즈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동수 기자 elkysky@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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