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디아블로? 그러나 다르다
고대의 보물인 '유클리드의 검'을 손에 넣기 위한 모험, 그것이 이 게임의 중요한 모티브다. 이 모험의 주인공은 '트레저 헌터'라는 직업을 가진 '로니'. 레브렌 마을에서부터 모험을 시작하는 로니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롤플레잉 게임 본연의 특성대로 하나하나 임무를 수행해 나간다. 페이트는 애시당초 한국판 디아블로를 천명했던 만큼 디아블로와 흡사한 점이 많지만, 퀘스트의 수는 훨씬 많다. 디아블로도 퀘스트를 풀면서 스토리를 완결해 나가는 맛이 있지만, 아무래도 퀘스트보다는 캐릭터 키우기와 아이템 수집이 더욱 강조되어 있다. 이에 반해 페이트는 퀘스트에 좀더 중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퀘스트의 수도 많지만, 퀘스트 수행을 통해서 알아나가는 스토리의 재미가 더욱 크다. 주인공인 로니는 퀘스트에 대한 대가로 꽤 쓸 만한 아이템 동료를 제공받게 된다. 첫 번째 퀘스트인 촌장 구하기 임무를 달성하면 촌장의 양녀인 '레니아'가 동료로서 모험의 길에 동참하게 되며, 이렇게 동료로 동참하는 캐릭터는 주캐릭터와 함께 움직일 수도, 따로 움직일 수도 있다. 뒤로 가면 영락없는 바바리안의 외모를 한 블런트도 동료로 가세한다. 블런트는 생김새답게 도끼를 주무기로 하는 근접형 워리어다. 인터페이스적인 면에서도 디아블로와 유사한 점이 있지만 자세히 보면 역시 다르다. 처음 인벤토리창을 열었을 때는 위쪽이 장착창, 아래쪽이 아이템 주머니로 되어 있기 때문에 "디아블로를 따 왔구만"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디아블로보다 훨씬 세분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페이트는 어떤 게임과도 다른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바로 마법 조합 시스템이다. 재료를 가지고 마법을 직접 제조하는 방식으로, 게임 내에 등장하는 고유의 속성을 가진 스크롤을 조합해서 하나의 마법을 완성하게 된다. 예를 들면 불+원형+폭발의 속성을 지닌 스크롤을 조합하면, 불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퍼져 나가면서 적이 그 불에 닿으면 폭발하게 되는 마법이 시전되는 식이다. 마법을 쓰든 칼을 휘두르든 퀘스트를 위한 여정에는 어려운 길 찾기가 동반된다. 처음에는 비교적 단순한 맵을 돌아다니지만 갈수록 맵이 복잡하게 변하는데, 약간의 레벨 업과 아이템만으로도 쉽게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게 한 대신 어려운 길찾기로 게임의 난이도를 조절하려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버그 없는 게임으로 자리하길 바란다
몇 가지 불편한 점도 눈에 띈다. 일단은 로딩이 굉장히 많고 한 번 로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길다는 점이다. 또 중간중간 현저히 느려지는 랙 현상도 여러 번 경험할 수 있었다. 전투시 동작이 단순하다는 것과 손맛을 내 주는 여러 가지 효과가 부족하다는 면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멀티플레이용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싱글플레이에서 지적되는 이런 불편사항들도 개선해 이제는 "국산 게임도 버그 없다"는 말을 듣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르 | 액션 롤플레잉 |
평점 | 3 |
장점 | 퀘스트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재미와 만족할 만한 보상 |
단점 | 매우 잦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길기까지 한 로딩 |
권장사양 | P2-500, 256MB |
제작/유통 | 트론웰/위자드소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