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G가 개발 중인 액션 MMORPG '아이마'가 두 번째 비공개 테스트(CBT)를 지난 2월 20일부터 2주간 진행했다. 타 MMORPG에 비해 필드 전투와 액션을 강조한 아이마의 색을 파악하기 위해 게임조선에서는 2차 CBT를 함께 했다.
◆ 액션 MMORPG 아이마와의 조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를 아는가?
기자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입사할 때 나름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자신 있는 장르에 '액션RPG'를 적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알게 됐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또 액션 게임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즐기는 콘텐츠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액션 게임은 물론이고, 아예 MORPG 와는 많이 멀어졌다.
그런 기자도 들어본 게임이 '엘소드'와 '그랜드체이스', '파이터스클럽'이다. 지금 이 글을 클릭한 독자들도 '액션 명가 KOG'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어떤 기사와 문서들이 검색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으리라 본다.
KOG의 아이마, 그래서 안 해볼 수가 없었다. 과거 필드 액션을 표방한 게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액션 명가의 필드 MMORPG, 어떻게 구현됐는지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욕심이 러닝/퍼즐 게임이 묻혀있던 액션 본능을 일깨웠다.
◆ 필드 액션이 대체 뭐야? 일반 MMO 와는 이것이 다르다!
게임의 진행 방식에 조금 놀랄 수도 있겠다. 아이마는 기본적으로 필드에서의 횡스크롤 키보드 액션을 내세웠다. 이 말이 무슨 얘기인고 하니 존 이동이 적은 넓은 필드에 마을 및 몬스터들이 분포해 있고, 이들과의 전투는 횡스크롤, 즉, 동일한 높이에서만 공격할 수 있다. 현재 위치가 몬스터를 공격할 수 있는 축인지를 UI를 통해 보여줄 정도(같은 선상에 있으면 밝게 빛난다). 몬스터가 확실히 나와 같은 선상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공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MMORPG를 기대하고 왔다면, 당연하게도 처음엔 이 방식이 좀 답답하다. 이동에 제약이 없는 필드에서 위아래로 공격할 수 없다는 것은 상당한 제약이니까. 하지만 뷰만 약간 다를 뿐, 조작 자체는 일반 횡스크롤 액션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액션감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직관적인 뷰와, 좌우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쉬운 플레이 지향은 기획 의도에 부합한다. 카메라 뷰를 살짝만 바꿔도 실제 횡스크롤 액션 게임처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이동은 좀 답답해지겠지만.)
▲ 좌, 우 같은 라인에 있는 적만을 공격할 수 있다.
전체적인 맵은 심리스 월드처럼 넓게 이어져 있다. 이따금 마을 안의 주택 및 거점, 묘지, 고대 유적 같은 곳을 로딩하여 입장하긴 하지만, 퀘스트 등 특정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독립 공간에 가깝다. (디아블로 시리즈 필드에 산재한 랜덤 던전들처럼.)
그야말로 우리가 익히 아는 MMORPG 세계에 횡스크롤 액션 전투를 버무린 모습이다. 이외의 모습은 횡스크롤 액션과 비슷하다. 배우는 스킬들을 단축키에 등록하여 사용할 수도 있고, 고유 커맨드를 입력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연속기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바로 스팟되어 굳이 찾아 누를 필요 없이 하나의 단축키로 연속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타격감은 흠 잡을 때가 없다. 엘소드, 파이터스클럽 등 쟁쟁한 횡스크롤 액션 경력이 말해주듯 아이마의 액션은 횡스크롤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캐릭터 자체의 액션은 물론이고, 피격당한 적의 경직 모션까지 손맛을 잘 살려냈다. 특히, 스킬을 연거푸 쏟아부을 때는 혹시나 남아 있던 불편하다는 감정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 비교적 단순한, 그리고 개성 뚜렷한 3 종족!
이번 CBT에서는 휴먼(기사)와 인스펙터(마법사), 버갠(야수전사) 3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3개 종족, 3개 직업만 등장하기 때문에 직업이 곧 종족으로 여겨지고, 실제로 게임 내에서도 직업 이름보다는 종족 이름으로 더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일단 동일시해도 좋다.
특징은 간단하다. 휴먼은 공격력이 높고, 생명력이 준수한 전형적인 근접 캐릭터다. 양손 무기를 사용하고, 강력한 대미지를 기본으로 한 공격형 직업이다. 인스펙터는 아이마의 마법사 캐릭터로, 공격 마법은 물론 보조/회복 마법까지도 담당한다. 가장 긴 공격거리를 자랑한다. 버갠은 수인족으로, 높은 생명력과 방어력을 갖고 있다. 거인 종족의 후예답게 거대한 톤파를 활용해 적을 공격하는 다단히트형 캐릭터다.
탱커과 근접 대미지 딜러, 원거리 대미지 딜링 및 회복/보조를 담당하는 3종의 캐릭터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은 '가디언'시스템을 통해 각각 공격, 보조, 방어 등 일부 능력을 극대화한 형태로 자기 자신을 강화할 수 있다.
자유 변경 가능! 신개념 전직 시스템, 가디언!
가디언 시스템은 일종의 순간 변신/강화 능력과 같다. 스토리 상에 존재하는 옛 영웅 아크 가디언들의 조각을 입수하여 이들을 수집, 진화시키면서 자신이 원하는 가디언으로 언제든 변신할 수 있다. 변신 후에는 가디언 성향에 맞게 능력치가 상승하고, 특화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2차 CBT 현재 직업별로 3종의 가디언으로 변신할 수 있고, 이들은 각각 공격, 방어, 보조 세 분야를 강화시킨다.
▲ 2차 CBT 현재, 직업 별로 3종의 가디언이 준비되어 있다.
변신을 위해서는 최초 게임 초반(7레벨) 퀘스트를 통해 가디언 시스템에 대해 숙지해야 하고, 이후 GP 게이지를 쌓은 후 이를 해방해 일정 시간 동안 변신이 가능한 형태다. 지속 시간이 생각보다 길고, GP 자체의 회복도 빠른 편이라 가디언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즉, 말뿐인 변신이 아니라 어떤 가디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실제 플레이 자체가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무엇보다 가디언은 가디언 스톤을 모아 진화시키는 것이 가능한데, 진화 시, 능력치는 물론 외형적으로도 크게 변화하게 된다. 물론 왜 휴먼은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가디언으로 변신하는지, 버갠은 곰이나 소처럼 종족 자체가 달라지는지 고개를 갸웃하기는 했다.
◆ 눈에 띄는 친절함! 가이드에서 알 수 있다!
단순히 상황별로 팝업이 뜨면서 조잘거리는 음성 지원 때문에 친절하다는 것이 아니다. 아이마는 놀라울 정도로 유저들이 어색할 만한 부분을, 낯설어할 부분을 잘 짚어냈다. 가이드 퀘스트는 물론 유저들이 특정 행동을 했을 때 등장하여 무엇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기본 UI 외에 인벤토리, 상점 수리 등 새로운 창을 띄운다면 이에 맞게 설명 툴팁이 떠서 각 메뉴가 어떤 역할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적응하는 데 가장 불편한 요소로 보여질 기본 조작, 전투, 카메라 조작법은 아예 화면 중앙 하단에 단축 버튼으로 모아져 있다.
또한, CBT 동안 진행된 레벨별 설문조사에서 자신들이 선택한 독특한 필드 액션에 대한 검증을 받고 싶어함도 보였다.
◆ 필드 이동/사냥의 잔재미! 마나 크리스탈과 럭키 박스!
필드를 이동하다 보면, 푸른색과 노란색 마나 크리스탈이 허공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크리스탈은 점프 액션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데, 획득하는 순간 일정량의 스킬 경험치를 준다. 이렇게 스킬 경험치가 쌓이면 스킬 레벨이 오르면서 스킬 포인트를 추가로 받게 된다. 즉,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중요한 포인트인 것.
단순히 맵에 떠 있기만 하지만, A 에서 B 로 이동하는 동안 굉장히 자주 뜨는 편. 게임 속 미니 게임처럼 알게 모르게 먼 여정을 이동하는 길에 잔재미를 준다. 필드 MMORPG에서는 퀘스트 동선에 대한 불만이 자주 제기되는 편인데 이러한 것을 꽤 감수할 만한 시도 중 하나다.
▲ 길가에 널린 마나 크리스탈은 점프로 획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냥 도중 랜덤하게 드랍하는 럭키 박스도 존재한다. 럭키 박스는 몬스터 처치 시, 일반 아이템과 같이 드랍하게 되고, 이를 습득하면 드랍확률 UP, 체력 회복, 경험치 획득 UP 등 랜덤한 효과의 버프를 준다. 마찬가지로 몬스터 처치 후에 '삐에로'라는 보물 몬스터가 등장, 이를 처치하여 더 좋은 보상을 노리는 소소한 재미를 추가했다.
즉, MMORPG에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이동' 과 '사냥' 두 가지 면에서 의외의 재미를 잡았다고 하겠다.
월드맵과 연동되는 퀘스트와 업적/칭호, 이야기 시스템
여러 편의를 신경 쓴 만큼 아이마는 게임 내에서 친절한 퀘스트 네비게이션을 지원한다. 각 퀘스트는 화면 우측에서 현 진행 상황과 앞으로 목적지를 간략하게 보여주기도 하며, 캐릭터 주위에 방위 표시가 떠서 이동 중 직관적으로 가야할 곳을 알려주기도 한다.
월드맵과 미니맵에 수행 지역 및 타겟이 노출되는 것은 물론, 월드맵 화면에서 해당 맵에서 수행 가능한 퀘스트 목록을 확인하는 등 퀘스트를 추적하거나 수행, 완료까지의 시스템이 잘 짜여 있다. 또한, 이렇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각각 주요 이벤트나 입수한 일지 등에 대한 스토리 도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도감은 NPC 및 지역,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게임 내 단체 및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정리되어 있어 자신이 진행한 에피소드를 곱씹기에 좋다.
또한, 게임 내 많은 콘텐츠를 즐겼을 때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업적을 제공한다. 이는 일종의 달성과제로써 퀘스트 수행 횟수, 마나 크리스탈 입수 횟수부터 거래중개소 이용 횟수, 특정 퀘스트 수행, 레벨 달성 및 강화 성공 등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콘텐츠를 엮어 이를 달성하고, 충족시켜나가는 재미를 준다. 즉, 유저의 모든 행동은 기록되고, 자신도 모르는 목표를 향해 쌓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모두 호칭으로 이어진다. 아이마의 호칭 시스템은 약간 독특한데 각 호칭은 수식어와 접미사로 나뉘게 되고, 이들 옵션을 이 중으로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식어 호칭이 '비범한'이라면, 접미사 호칭 '자경대원'과 만나 '비범한 자경대원'으로 만들어지는 형태다. 즉, 두 개의 호칭을 장착할 수 있는 셈. 호칭에는 이동 속도 및 공격력 상승 등의 유용한 옵션이 많으므로 옵션을 보고 골라도 되고, 자신만의 독특한 호칭을 만들어나갈 수도 있다.
◆ 직관적인 강화/제작 시스템
아이마의 강화 시스템은 사냥을 통해 얻게 되는 '강화 주문서'를 통해 진행된다.
아이마는 직관적인 아이템 제작을 지원한다. 모든 제작은 기본적으로 익혀져 있고, 재료를 입수하여 이것을 토대로 상위 재료를 만들기도 하고, 드랍된 재료와 합쳐 완성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제작할 수 있는 목록은 연금술, 요리, 무기, 방어구, 악세사리, 낚시용품, 채집용품으로 사실상 게임 내 필요한 거의 모든 사용 아이템을 다 만들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제작을 위해서는 제작 레시피를 먼저 구해서 익혀야 한다. 각 제작은 숙련도가 있어 반복된 제작으로 숙련도를 올려야 하고, 제작물은 성공 확률이란 것이 존재하여 성공을 돕는 보조 아이템을 써야 할 때도 있다.
이러한 제작 기술은 450p까지 제한 없이 올릴 수 있지만, 450 이상을 올리기 위해서는 마스터가 되어야 하며, 각 캐릭터 당 마스터까지 숙련도를 올릴 수 있는 것은 1개의 제작 기술뿐으로 알려졌다.
◆ 아이마 2차 CBT '총평'
아이마 최고 장점은 횡스크롤 액션의 타격감과 조작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반대로 필드에서의 공격 방향에 제한된다는 것이고, 이것이 가장 큰 극복 과제로 남을 수 있다.
가디언 시스템 역시 새로운 형태의 '전직'시스템이라는 점에서 결국 누구나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변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특별할 것이 없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대신 아이마의 개발사 KOG는 정말 게임을 많이 해보고 또 유저들이 무엇을 아쉬워하고, 불편해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관적인 조작에서 오는 액션성과 플레이하는 유저가 원하는 것을 다 준비해놓은 듯한 편의성. 일단 두 가지는 분명히, 누구나 만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했던 그들의 노하우는 분명히 녹아들었다. 디아블로식의 게임 월드에 던파식의 액션을 담으려 했고, 용케 이것이 녹아들었다. 유저 맞춤형의 게임 전반은 지루함은 느낄 수 없었다.
가디언 변신과 여러 아바타를 준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마는 각 캐릭터의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수집하고, 모으고 육성하는 재미를 기가 막히게 구성했다.
퀘스트 받고, 가서 잡고, 퀘스트 받고, 가서 잡고를 반복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귀찮지 않은 만큼의 조작을 요구하기도 하고, 보스격 몬스터들이 등장하여 제법 위협적인 공격을 해오기도 한다.
2차 CBT에서 느낀 '아이마'는 '재미있는 게임'에 만족할 줄 아는 게이머라면 부담스럽지 않은 가벼운 재미, 그리고 빠져드는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해본 사람은 안다. 왜 호평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왜 다음 테스트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지.
[조주현 기자 sena@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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