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숱한 음식을 먹는다. 모유에서 이유식 그리고 이가 자라면서는 ‘음식’으로 명명된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
요상하다. 입맛이, 취향이 달라 같은 음식임에도 그 맛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은 김치를 좀처럼 밥상에서 치워버리지 못한다.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고 해도 반복해서 먹으면 질리게 마련인데 김치만은 예외다.
일상처럼 익숙한데 지겨움이 없다. 미친 존재감이다. 김치처럼 무의식적이고 맹목적으로 찾게되는 게임이 있을까?
사실 게임은 음식으로 치자면 ‘인스턴트’ 식품에 가깝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손에 익고 능숙해지는 순간 질리게 된다.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되는 모바일게임과 빠름으로 인해 깊이를 상실해 가는 요즘, 진득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기란 쉽지 않다.
불혹을 넘어선 나이에 어울리는 게임이 흔치 않은 요즘, 하루 한번 이상 접속하는 게임이 있다.
포코팡과 행복한 피아니스트,
충분히 익숙하고 때론 지겹기다. 그래도 찾는다. 카카오톡을 통해 론칭된 두 게임은 1분에 수백타를 쳐여하는 현란한 손놀림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친구와의 과한 경쟁을 유도하지 않는다. 소변을 참아야 할 만큼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NHN엔터가 서비스하는 ‘포코팡’은 손가락으로 같은 색깔의 모형 3개 이상을 선으로 그어 없애는 게임이다. 1분에 주어진 시간 내에 더 많은 선을 그어 점수를 높이는 방식이다.
포코팡은 한글을 모르는 유아도, 인생을 절반을 넘어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 시쳇말로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행복한 피아니스트는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다. 사실 포코팡보다는 어렵다. 이 게임은 양 손가락 하나를 이용해 위에서 떨어지는 하얀 점들을 화면 바닥에 있는 직사각형 안에 들어오는 순간에 맞춰야 한다. 별이 많은 곡은 사실 피아니스트에게도 어렵지 않을까 한다.
그럼에도 이 게임은 땡긴다. 라디오를 켠 채 혹은 누군가를 위해 편지를 써봤던 추억을 간직한 이들, 디지털 이전 세대인 3040 제대로 자극한다.
당시 들었던 주옥같은 음악을 맘놓고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 들이 흐르는 순간들, 한창 시절 묻어둔 추억을, 첫 사랑의 설렘까지도 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덤으로 피아니스트가 된 듯 한 착각까지 선사한다.
포코팡과 행복한 피아니스트는 김치처럼 입맛이 아니라 익숙함에 손이 먼저 가는 없으면 허전한 그런 게임이다. 적어도 반평생을 살아온 나에게는.
[김상두 기자 noty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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