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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으로 만나는 하이브리드 이어폰, 음악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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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바람이 오디오에도 불었다. 과거에는 전문가나 마니아의 전유물이었던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이 일반 소비자까지 대상을 넓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휴대성이나 이동성을 강조한 이어폰·헤드폰 분야다.

초기에는 기기에 집중하던 대기업들도 점점 이어폰과 헤드폰 비중을 올리고 있다. 특히 소니는 지난해 고급 이어폰용 핵심 부품인 BA(밸런스드 아마추어) 유닛을 적용한 이어폰 'XBA 시리즈'와 고급 헤드폰 'MDR-1R' 시리즈로 대박을 쳤다. 소니코리아에 따르면 소니의 헤드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6.1%에서 올해 25.2%로 9.1% 성장했다.




소니가 최근 출시한 'XBA-H' 시리즈는 XBA 시리즈의 핵심인 BA에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더한 하이브리드 이어폰이다. 하이브리드 이어폰은 소리의 특성이 다른 두 유닛을 조합해 단일 유닛을 쓰는 이어폰보다 음질이 좋고 가격이 비싸다. 시중에 나온 하이브리드 이어폰은 최저가격이 60만원 이상이다. 반면 XBA-H 시리즈는 가격이 19만원대부터 39만원대까지다. 이 정도면 반값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XBA-H3는 XBA-H 시리즈 중 최상위 제품이다. 좌우 하우징에 각각 BA 유닛 2개와 다이나믹 드라이버 유닛 1개씩 넣어 3웨이 구성을 갖췄다. BA 유닛 2개가 각각 트위터(고음)와 풀레인지(중음) 역할을 하고 다이나믹 드라이버 유닛이 우퍼(저음) 역할을 한다. 3웨이 구성은 일반 스피커 중 출력이나 체급이 다소 큰 스피커에 주로 쓰인다.




유닛이 3개나 들어간 만큼 이어폰 자체도 무겁고 큰 편이다. 이 때문에 장시간 귀에 걸어도 무게로 인한 부담이나 통증을 덜 수 있도록 이어 행거 타입의 케이블을 썼다. 이어 행거는 이어폰 유닛쪽 케이블을 딱딱하게 만들어 귀 위에 걸 수 있도록 한 케이블 형태를 말한다. 2~3시간 동안 착용해도 귀가 아프지 않았지만 이어 행거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케이블을 분리할 수 있어 단선이 되도 케이블만 교체가 가능하다. 케이블은 기본형과 마이크 내장형 등 2가지가 있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MP3플레이어 등 기기에 맞게 바꿔가며 쓸 수 있다. 이어피스도 귀 크기에 맞는 크기로 교체할 수 있다.




XBA-H3 청음을 위해 소니코리아에서 워크맨 NWZ-F887를 빌렸다. 소니가 XBA-H 시리즈와 동시에 발표한 워크맨 NWZ-F887은 192KHz/24Bit(비트)의 고해상도 음원 재생을 지원한다. 시중에 나오는 스마트폰이나 MP3플레이어 중 상당수는 16비트까지만 지원하며, 아스텔앤컨 AK시리즈나 LG G2 등 일부 제품만 24비트 음원을 지원한다.

최근 고급 오디오 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고해상도 음원은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음악을 압축 없이 그대로 음원으로 변환해 음질이 CD와 비슷하거나 더욱 좋다. 과거에는 음원 용량이 MP3 파일보다 큰 데다 구매할 곳도 거의 없어서 마니아 외에는 쓰지 않았지만, 기기의 저장용량이 늘어나고 멜론, 지니, 벅스 등 유료 음원 판매처에서 고해상도 음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점점 사용자가 늘고 있다.




워크맨 NWZ-F887은 안드로이드 4.0 운영체제(OS)를 써서 스마트폰과 사용 방법이 비슷하다. 아스텔앤컨 시리즈와 비교하면 저렴하면서도 스마트 기기 특성상 활용도가 더 높다. 스마트폰과 다른 점이라면 화면이 작고 음악 재생용 버튼(재생, 곡탐색)이 옆에 달려 있다는 것. 외장 메모리 슬롯은 없다. 충전 단자 규격도 소니 전용 규격이라 다른 기기와 호환되지 않는다.

소니 고급 오디오에 쓰이는 S-Master HX 디지털 앰프를 탑재했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내장했지만 이를 지원하는 이어폰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 XBA-H3도 노이즈 캔슬링과 무관한 이어폰이라 한 번도 못 써봤다.




XBA-H3로 고해상도 음원을 청취했다. 기본적으로 원음보다 윤기 있고 매끄러운 음색을 들려주는데 이는 곡의 특성이나 장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단조로운 편곡의 재즈나 어쿠스틱을 들을 때는 원곡보다 찰지고 부드럽게 들린다. 특히 피아노 같은 특정 악기를 솔로로 연주하는 파트는 연주를 옆에서 직접 듣는 느낌이 들 정도다.

유닛이 3개나 들어가 있으니 출력이 높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음원 출력이 떨어지는 스마트폰에 연결해 들어 봐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음원의 한계도 어느 정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워크맨 F887에 들어간 S-Master HX 앰프가 출중하다 보니 MP3 음원을 들을 때도 좋지만 고해상도 음원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음량을 올려도 해상력이나 음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하우징의 특성 때문인지 다소 잔향이 있는 편이다. 특히 빠르고 정확한 비트를 강조된 음악에서 잔향이 두드러진다. 기기의 음장을 바꾸는 것으로 상쇄되는 수준도 아니다. 이는 XBA-H3만의 특징으로 보인다. 지난해 나왔던 XBA 시리즈도 모델에 따라 잔향이 다 달랐다.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마니아라면 구매 전 XBA-H 시리즈를 모델별로 청취해볼 것을 권한다.

소니 XBA-H 시리즈는 값비싼 하이브리드 이어폰을 기존 가격보다 절반 이상 낮은 가격대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제품이다. 특히 192KHz/24비트의 고해상도 음원에 대응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기기와 함께 사용하면 어디서든 고급 오디오 못지않은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고해상도 음원에 관심이 있거나 고급 오디오에 입문하려는 사용자라면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구매지수: 85/100
Good: 하이브리드 이어폰 중 가장 저렴, 윤기있는 음색
Bad: 음악에 따라 들리는 잔향이 다소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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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선 정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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