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가
오상직 : 내 이 어설픈 닌자를 진짜 닌자로 꼭 키우고 말테다…★★★★ 4.0
매번 비슷한 패턴의 카카오톡 게임에 지친 유저라면 이 게임을 해보고 싶어질 것이다. 분명 처음에는 별 것 아닌 듯해 보였던 게임이지만 닌자와 함께 노는 듯한 미션을 클리어하고 새로운 동작을 익혀나갈 수록 이 게임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록 한글화된 게임은 아니지만 어려운 영어가 아닌 덕에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첫 보기는 볼품 없어…볼매 따라 없어
클럼지 닌자. 즉 서툰 닌자를 성장시키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이다. 처음에는 횡한 도장(?)에 닌자 한 명만 서 있다. 유저가 손가락으로 몸을 터지하면 반응하고 밀면 넘어지고 들면 점프를 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보여준다. 유저와 게임 캐릭터가 상호 소통하는 모습이 과거 다마고치부터 쭈욱 이어져왔던 성장 시뮬레이션 게임의 전형이다.
그런데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게임성이 유저들을 계속 사로잡는다. 초보가 닌자의 스킬을 점차 익힐 수 있도록 트렘펄린이나 샌드백 등을 조종해줘야 하는데 점차 멋진 모습의 닌자로 변해가는 과정이 감정을 이입하게 만들고 있다.
태권도 하양띠에서 검정띠로 점차 색깔이 변하듯 레벨업을 할 때마다 도복에 두를 수 있는 띠 색깔을 바꿀 수 있다. 가끔 등장하는 사부님의 격려와 첫사랑(?) 키라에 대한 흔적까지 매번 하는 훈련과 레벨업에도 저마다의 의미가 담겨 있다. 납치된 키라를 구해야할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음 레벨업에는 무슨 동작이 더해질지 기대할 수 있어 새로움을 더한다. 레벨업이 능력치 신장만 담당했던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굳이 돈을 쓰지 않더라도 게임의 재미를 느끼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몇몇 게임들이 대놓고 점수를 높이려면 유료 아이템 구매를 강조하는데 이 게임은 그럴 필요가 없다. 닌자의 복장을 바꾸거나 훈련 장비들을 수리하는 시간을 단축시키고자 하면 돈을 지불하겠으나 닌자를 키우는 재미를 돈과 바꾸지는 않고 있어 무과금 유저들도 충분히 재미있다.
◆ 부드러운 움직임 '손맛 탁월'
클럼지 닌자의 개발사는 '내추럴 모션'이다. 그 만큼 닌자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손으로 머리를 쓰담으면 눈웃음을 치고, 배를 문지르면 간지럼을 탄다. 손과 발을 치면 그만큼 뒤로 물러서고 다리를 붙잡고 위로 던지면 점프를 뛴다. 지붕 위로 날아갔다가 바닥으로 내려 오는 과정에서 매달리고 뒹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설픈 닌자가 하염없이 귀여워진다.
또한 매번 미션으로 트렘벌린과 샌드백, 덩크 등을 성공한 뒤에는 유저에게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다가온다. 미션 완료 창이 뜨면 얼른 창을 지우고 닌자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을 정도로 빠져든 자신을 볼 수 있다.
게임 내 깨알같은 재미도 존재한다. 일정 레벨이 되고 경험치를 쌓는 과정에서 구입할 수 있는 '닭'은 닌자와 아무 상관 없이 제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풍선 등 기구를 닌자 혹은 닭에 매달아 줄 수도 있다.
미션 역시 매번 같은 동작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을 하며 쌓은 경험치에 따라 별을 받으며 별이 쌓이면 새로운 동작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트렘벌린에 조심스럽게 올라가지만 경험치가 쌓이면 도약과 회전을 하면서 멋지게 착지한다.
닌자의 모든 동작은 유저의 손끝에서 이뤄진다. 터치를 어떻게 하고 어느 강도로 하느냐에 따라 매번 다른 동작을 취한다. 닌자가 점차 멋진 동작을 하는 것은 그만큼 유저가 이 게임에 능숙해졌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클럼지 닌자는 여느 성장 시뮬레이션 게임과 비슷한 패턴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유저들이 느낄 수 있는 작은 재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모바일게임에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클럼지 닌자가 해외 개발사에서 개발한 게임으로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 이 게임은 재미가 있다. 최근 만난 모바일게임 중 최고의 손맛을 줬음에 틀림 없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 도타2, ″롤″에 정면도전…10월 25일부터 정식서비스 실시
▶ [별별리뷰] 온네트의 모바일 도전, 시기상조? ″영혼 없는 달리기″...플라잉쥬 1.0 ★
▶ 리니지 ″세월을 비웃다″•••15년, 아직도 청춘
▶ 싱가포르,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순위는?…몬스터워로드 국내 게임中 ″유일″
▶ 넷마블 모바일 ″성역은 없다″…非카카오 ″군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