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이미징코리아의 주요 DSLR카메라가 내부 부품인 셔터막에서 갈림 현상이 발생하는 등 결함이 있다는 사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니콘을 고발하거나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SLR클럽 등 카메라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해 니콘이 출시한 풀프레임 DSLR 카메라 D600은 발매 직후부터 사진에 검은색 먼지가 함께 찍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명 '갈갈이' 현상으로 불리는 셔터막 갈림 현상 때문이다. 사진을 찍을 때 셔터막이 작동하는데, 이때 발생한 마찰로 인해 먼지가 CMOS 이미지센서에 달라 붙는다는 것이다.
당시 니콘 측은 제품결함은 아니며, 먼지는 내부 또는 외부에 있던 먼지가 센서에 달라붙어 발생한 것이니 서비스센터에 방문해 무상으로 제거받으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잠잠했던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것은 지난 10월 니콘이 D600의 후속모델 D610을 내놓으면서다. 이와 동시에 D600은 사실상 단종됐다. 출시 1년 만이다. 한 D600 사용자는 "갈갈이 현상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나 대응조차 없었던 니콘이 갈갈이 문제를 개선해서 D610을 출시했다"고 주장하며 "수백만원을 지불하고 오류 잡아주는 니콘 마루타가 된 느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니콘은 신제품 출시 사이클이 짧아짐에 따라 주기상 신제품이 나올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니콘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문제는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무상 A/S를 받으면 된다. 온라인상에는 불만글이 많지만 실제로 서비스센터에 제품을 들고와서 접수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D600에 대한 소비자 불만 사례가 많아지면서 D7000·D7100 등 니콘의 다른 제품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D600 사용자들은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집단피해구제 진정을 냈고 공정위에는 허위과대 광고로 고발했다. 인터텟 포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청원글로 올리는 등 불매운동을 활발하게 벌이는 상황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항의가 늘고 소비자원 제보까지 들어가자 니콘이미징코리아도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내달 1일 피해를 입은 니콘DSLR피해자연합과 니콘이미징코리아 과장급 이상 관리자들의 대면면담을 열기로 결정했다. 니콘 측은 "소비자들과 상담할 때마다 서면이나 전화상으로 이야기해 왔는데 그러다 보니 정확한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얘기를 하는 게 어떻냐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피해자 연합은 "니콘 고위 관리자들이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신뢰 실추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며 "사건을 좋게 마무리짓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교적 보상논의가 마무리되는 과정인 D600에 비해 D7000, D7100 등 다른 제품의 경우, 여전히 피해인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논란은 쉽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피해자 연합은 대면면담을 통해 나머지 제품에 대한 피해보상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리뷰조선 정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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