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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야마하가 선보인 보급형 캐주얼 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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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역사의 야마하(Yamaha)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악기 브랜드다. 전 세계 현악기의 60%, 전자 악기의 70%를 장악한 압도적인(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다면) 위용을 자랑한다. 영창피아노, 삼익악기가 버텨주는 국내 시장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이처럼 대단한 야마하도 헤드폰 분야를 들여다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간 출시한 헤드폰, 이어폰의 숫자도 미미한 수준이지만, 반응도 시원찮다. 작년에 야심차게 선보인 HPH-PRO 시리즈는 끝내주는 성능과 트렌디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이유는 가격. 하이엔드급인 PRO500은 지금까지 4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아래급인 PRO300 마저 20만원 대 중반이다. 기술장벽이 낮은 음향기기 시장은 수백개 브랜드가 경쟁하는 만큼 비슷한 가격대에 다른 선택지가 얼마든지 존재한다.




올 하반기 야마하는 어깨에 힘을 쪽 뺀 보급형 캐주얼 헤드폰 HPH-M82를 출시했다. PRO 모델의 성능은 유지하면서 눈에 띄는 깜찍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감, 가벼운 무게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무기로 앞세웠다.

M82는 누구라도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패셔너블한 헤드폰이다.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다이아모든 모양의 하우징과 트위스트 형태의 연결 밴드는 파랑, 빨강, 골드 등 6가지 파스텔톤 색상과 잘 어울린다. 부담스러우리만큼 커다란 PRO 시리즈에 비하면 M82의 야마하 로고는 온전히 헤드폰만을 위해 디자인된 요소처럼 보인다.




무게는 150g에 불과하다. 밴드를 제외하면 전체가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라서 휴대성이 뛰어나다. 금속 밴드는 물론이고 헤드폰 전체가 아주 유연하고 잘 휘어져서 보관 중 부러지는 사고는 없을 것처럼 보인다. 이어패드는 나일론 섬유와 메모리폼을 사용해서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하다. 온이어 타입으로 답답하지도 않고 공기가 잘 통한다. 누음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지 않는데 차음 성능은 많이 부족하다. 아웃도어용 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뒤에 말하겠지만 이는 M82의 소리 성향과도 관계가 있다.

청음에 사용한 기기는 넥서스5로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이다. 음향에 신경을 많이 쓰는 LG가 만든 만큼 아이폰, 갤럭시S에 못지않은 소리를 들려준다.

M82가 들려주는 소리는 무척 깨끗하고 균형이 잘 잡혔다. 위든 아래든 어느 방향으로든 튀지 않는다. 가수의 목소리가 맑고 선명하게 들리며 중저음은 부드러워서 음악을 오래 들어도 귀에 부담이 없다. 대신 저음부는 울림과 깊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팝이나 가요, 하우스 뮤직 등 다양한 장르에 잘 어울리지만 재즈나 록 등 베이스가 강한 음악을 들었을 때 어딘가 허전하다.




저항값이 높으면 소리는 깨끗할 수 있지만 출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50mm 드라이버를 사용한 PRO 시리즈가 23Ω인데 반해 M82는 드라이버는 40mm인데 46Ω이다. 즉 같은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더 높여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실제로 넥서스5의 음량이 50% 이하일 때 M82는 너무나 평범한, 반에서 중간 이하 성적인 아이처럼 보였다. 반대로 60% 이상 높이자 음역대가 서로 다른 악기 소리가 모두 살아나고 느껴지지 않던 음장까지 느낄 수 있었다. 또 80~90%까지 볼륨을 높여도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피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M82는 야마하 PRO 시리즈의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다. 최대한 원음 그대로, 명료하고 균형 잡힌 소리를 목표로 하는 야마하다운 소리를 들려주지만 충분한 볼륨을 실어야 한다. 밀폐형 디자인으로 하우징까지 작아서 공간감은 기대 이하지만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녹음된 환경과 가수의 상태까지 느낄 수 있는 섬세함이 전해진다.

무엇보다 10만원 대 중반에 이처럼 멋지고 특별한 디자인의 야마하 헤드폰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구매지수 : 80점
Good : 전혀 새로운 헤드폰 디자인, 안정적인 야마하 다운성능
Bad : 아이폰, 아이패드만 지원하는 듀얼 케이블, 심지어 분리까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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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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