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서울시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테크플러스 2013 포럼(www.techplusforum.com)'에 세계적인 혁신가들이 참가한다. '나노기술'의 개념을 처음 정립한 미래학자 에릭 드렉슬러를 시작으로 헬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미스핏 샤인'을 개발한 미스핏의 CTO 스리다 이옌가, 입력장치 없이 작동자의 동작만으로 컴퓨터나 무선 비행기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마이오'의 개발자 애런 그랜트까지 모두 내로라하는 인물들이다.
허공에 3D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마법의 펜 '3두들러'를 만든 맥스웰 보그 등도 강단에 올라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고 있는 세계의 기술트렌드를 소개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테크플러스는 한국형TED로 평가 받는다. 천재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관람객의 혁신 포텐셜을 일깨운다.
테크플러스의 강연자 중 가장 눈에 띄는 혁신가는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하오 리(Hao Li)다. 대만계 인물로 올해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세계적인 35세 이하 혁신가 베스트35'에 선정됐다. 테크플러스 강연자 중 가장 나이가 적다.
그의 전문분야는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다. 특히 가상현실을 창조하는 SF영화 제작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연기자의 표정을 가상의 캐릭터에 덧씌우는 기술에 일가견이 있다. 할리우드 최고의 특수효과 스튜디오인 ILM의 연구리더로 재직했던 경력이 있는 하오 리는 2015년 개봉 예정인 '스타워즈 에피소드7'의 CG를 맡았다.
하오 리는 조선닷컴과 서면인터뷰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7의 가상현실을 CG로 구현하는 작업은 내년 초부터 시작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감독 등 제작자들이 마치 컴퓨터게임을 플레이하듯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는 가상의 영상들을 실시간으로 제작해 새로운 구성으로 조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타(Avatar),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그래비티(Gravity)를 최고의 특수효과가 투입된 SF 명작이라고 꼽은 그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미스터 고'의 수준도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는 고릴라가 한국 프로야구 선수가 된다는 내용으로 주인공인 가상의 고릴라를 전부 CG로 제작했다. 영화 총 제작비는 225억 원.
그는 "고릴라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한국 특수효과 기술의 미래는 밝다. 세계 최고의 비주얼 이펙트 스튜디오 웨타(Weta), R&H, ILM과도 견줄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신(scene)은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에 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분명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더 큰 도전은 범위성·확장성(scalability)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소규모 시스템에서 상위 시스템까지 유연하게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그래야 적은 비용으로 짧은 제작기간 동안 CG의 높은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오 리는 테크플러스에서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가 실제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는 실제로 영화의 특수효과뿐 아니라 의료 분야에서도 그의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환자의 내부를 CG로 구현해 심장 박동수를 체크하고 암세포의 위치 등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그것.
"이번 테크플러스에서 특수효과가 얼마나 널리 퍼지고 있는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은 얼마나 발전돼있는지 전할 것"이라는 하오 리는 "많은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제품에서 특수효과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시연을 통해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하오 리는 이번 한국 방문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테크플러스에서 한국의 젊고 창의적인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나도 그들에게서 영감을 받고 싶다"며,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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