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브루스 쉘리(마음씨 좋은 옆집 아저씨처럼 생겼다)는 금년 9월에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에이지 오브 킹'을 잇는 신작인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Age of Mythology, 신화의 시대)'를 내놓으려 하고 있다. 작년에 개최된 E3에서 그 내용이 공개되어 많은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던 이 3D RTS 게임에 대해 알아보자.
▶더 이상 납작하지 않다
전작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에이지 오브 킹은 모두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게임이었지만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과 마법 등, 신화적 요소를 갖춘 실시간 전략 게임이다. 이와 같이 소재의 선택이 바뀐 것 외에 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그래픽의 3D 처리이다.
E3에서 공개된 데모를 관람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시나리오의 로딩이나 기본적인 게임의 분위기는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구석구석에 세밀하게 표현된 무언가가 숨어있다는 점이다. 물 속에서 헤엄치며 놀고 있는 물고기,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파도, 바람에 의해 앞뒤로 흔들리는 나무, 그 나무를 베기 위해 도끼를 휘두르고 있는 마을 사람, 마을 주변을 뛰노는 얼룩말과 기린 등의 동물들…. 이처럼 모든 동물과 자연 현상이 실제와 동일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는 앙상블 스튜디오에서 새로이 개발한 3D 그래픽 엔진 덕분이다. 기존의 2D 엔진은 경우에 따라서 게이머나 적의 유닛이 건물에 가려지거나, 화면에 넓게 퍼진 유닛들의 상황을 한꺼번에 조망하려 할 때 화면의 회전이나 확대·축소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는 자체 개발한 3D 엔진 덕분에 간편한 키보드 및 마우스 조작으로 이런 작업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최근 출시되는 RTS 게임들이 거의 대부분 3D 그래픽을 지원하므로 이것이 별다른 장점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매우 세밀한 3차원 그래픽과 각종 사물의 사실적인 묘사, 최대한 부드럽게 표현된 폴리곤 등을 보고 있으면 기존 게임들의 엔진과 상당한 수준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엠파이어 어스가 올려놓은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신화의 시대가 배경
그래픽 엔진이 3D로 바뀌었다는 것 외에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 방식은 전작과 유사하다. 이 게임에서도 식량, 금, 나무 등의 자원을 채취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제작자들은 자원 중 돌(석재)을 없애고 그 대신 소원(favor)을 집어넣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민족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원을 축적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그리스인들은 사원에서 기도를 해야 소원을 모을 수 있지만 노르웨이인들은 전투에서 적들을 해치워야 한다. 이렇게 쌓인 소원은 자신이 섬기고 있는 신으로부터 새로운 유닛이나 마법을 얻기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설명을 듣고 나면 이와 같은 소원을 잔뜩 모아서 미노타우루스 같은 강력한 특수 유닛을 잔뜩 뽑은 후 적진을 쑥밭으로 만들 계획을 벌써부터 세우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게임 진행상의 밸런스를 위해 모을 수 있는 소원의 양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축적된 소원을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투 역시 전반적으로 개량되어 에이지 오브 킹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그룹이나 대형(formation), 이동 경로 등의 지정 기능이 그대로 유지됨과 동시에 한꺼번에 더 많은 유닛들을 가지고 전투를 벌일 수 있게 되었다. 또 제작자들은 전쟁 장면을 영화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병사들이 전투를 벌이기 직전에 함성을 지르도록 만듬과 동시에 음악 역시 박진감 넘치는 것으로 바뀌게끔 했다고 한다.
그러나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백미는 무엇보다도 신화에 등장하는 유닛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런 유닛은 전차나 검투사, 궁수 등을 대체하는 전혀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라 지원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외눈박이 괴물인 사이클롭스는 적을 흠씬 두들겨 팬 후 번쩍 들어 50미터 밖으로 던져버리는 위협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며, 머리가 뱀으로 이루어진 무시무시한 괴물인 메두사는 신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적을 돌로 만들어버린다. 또 영화 미이라2와 디아블로2에 등장했던 아누비스는 언덕과 산 등 오르기 힘든 지형을 훌쩍 뛰어올라 적들을 해치우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특수 유닛들은 각 국가에 5~6개씩 전부 30종류 정도가 준비되며 하늘을 나는 그리폰이나 선원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대왕오징어도 등장한다고 한다. 결국 게임에서의 승패는 일반 유닛뿐만 아니라 신화 유닛들을 다루는 능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또 하나의 대작 예고
전 세계 게이머들 중에는 온라인에서의 언어 폭력과 난무하는 속임수 때문에 오히려 싱글플레이어 게임을 즐기는 이들도 꽤 되는데, 앙상블 스튜디오는 매번 게임을 내놓을 때마다 더욱 강화된 싱글플레이 캠페인을 선보이곤 했으므로 걱정할 것은 없을 듯 하다. 또한 제작자 중 한 명인 그레그 T. 스트릿의 말에 따르면 스토리의 진행을 게임 화면에서 바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엔진이 매우 강력하면서도 유연하다고 한다. 이 게임은 올 9월 출시 예정으로 발매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대작이 될 것이다.
장르 | 3D 전략 시뮬레이션 |
기대요소 | 뮈토스의 세계를 완벽한 게임으로 재현 |
발매일 | 2002년 9월 |
권장사양 | P4-1GHz, 256MB |
제작/유통 | 앙상블스튜디오/마이크로소프트 |
문의전화 | 080-985-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