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서울에서 지구 반대편까지 널리 알려지는 데는 기발한 뮤직비디오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의 공이 컸다. TV나 PC 앞에서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어디서나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되면서 동영상을 소비하는 사용자들이 무섭게 늘어났다.
화질도 좋아졌다. 스마트폰에서도 대형TV와 같은 풀HD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성능도 동영상 한 번 돌리면 기기가 먹통이 되었던 이전 제품과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해졌다. 통신사들이 스마트 기기에 대응하고자 빠른 유무선망 서비스 확충에 몰두하고 있어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용량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갈수록 스펙이 향상되지만 저장 용량은 16~32GB에서 좀처럼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HD 동영상 한 시간 분량이면 1GB를 넘기 때문에 PC처럼 동영상을 많이 담을 수 없다.
동영상 용량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이용하는 데도 영향을 준다. 우선 동영상을 사이트에 올릴 때 파일 크기가 클수록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고화질 동영상 중 일부는 원본 감상을 지원하는데, 원본이 큰 동영상은 통신 품질에 따라 원활한 감상이 어려울 때도 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대용량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되거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품질이 좋아지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인코딩(압축 변환)을 통해 동영상 크기를 줄이는 것뿐이다. 동영상 크기를 무작정 줄이면 화질도 같이 떨어진다. 화질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로비 코퍼레이션의 '디빅스(DivX) 10'을 눈여겨 보자.
우리가 보는 영상 중 대부분이 화질을 유지하면서 파일 크기를 줄이고 전용 장비 없이도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변환 과정을 거치는 데 그 중 하나가 디빅스다. 디빅스는 HD 규격이 대중화되기 전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저화질 동영상에만 주로 쓰이고 있었다. 디빅스의 새 버전인 디빅스 10은 풀HD 동영상은 물론, 차세대 4K 영상 규격까지 대응하는 미래 지향적인 규격이다.
디빅스 10의 핵심은 화질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대폭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ing)라는 고효율 압축 기술을 적용했다. HEVC는 고화질 동영상을 적은 용량으로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 이통사들이 영상 관련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다.
디빅스 사이트에 접속하면 디빅스 10 컨버터(변환 프로그램)와 미디어 플레이어 등 관련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다만 MPEG-2와 같은 상용 코덱은 사용 기간이 제한된 맛보기 버전을 사용하거나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디빅스 10 컨버터는 매우 단순한 디자인으로 구성되었다. 상단에 버튼 3개와 메뉴 탭 하나, 가운데 동영상 목록 창, 하단에 상태 알림창과 저장 폴더 열기 버튼 등이 전부다. 전문가보다는 초보자를 염두에 뒀다는 인상이 강하다.
변환 방법은 간단하다. 동영상 파일을 가운데 목록 창에 마우스로 끌어다 놓고, 상단 메뉴 탭에서 원하는 규격을 선택한 다음 변환 시작 버튼만 누르면 된다. 동영상 파일 목록의 '비디오 트랙'과 '오디오 트랙' 버튼을 누르면 상세하게 설정을 할 수 있다.
무료 동영상 인코딩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다음 팟인코더와 비교했다. 팟인코더는 지난 2007년 발표 당시에 썼던 인터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왔다. 기본 설정 옵션을 그대로 사용하면 편리하고 모든 내용을 한번에 볼 수 있지만 설정 옵션 중 반 이상이 구형 PMP나 MP3 플레이어 용이라 복잡하고 실용성도 떨어진다. 반면 사용자의 설정 값을 적용하여 쓰는 용도로는 팟인코더가 편리했다.
2분 분량의 풀HD 동영상(용량은 323MB)을 HEVC 풀HD 규격으로 변환했다. 작업에 사용한 PC는 2011년에 출시된 인텔 2세대 코어 i5-2500K 쿼드(4)코어 프로세서와 8GB RAM, 500GB SSD를 탑재했다. 윈도7 기반에서 작업했다.
변환 시간은 36분 16초로 동영상 분량을 고려하면 매우 오래 걸린다. 반면 압축 효과는 상당하다. HEVC로 압축한 영상은 121.3MB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HEVC가 아닌 기존 방식(AVC/H.264)으로 변환한 영상은 변환 시간이 2분 10초로 짧은 대신 용량이 238.3MB로 HEVC 규격보다 2배 가까이 컸다.
HEVC로 변환한 영상을 재생하니 육안으로는 원본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화질 저하를 느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용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어 스마트폰에 영상을 저장하거나 동료와 공유할 때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유튜브나 비메오에 동영상을 올릴 때도 전송 시간과 데이터 소모를 줄일 수 있어 유용했다.
디빅스 10은 인코딩 프로그램을 써본 적 없는 초보자라도 간편하게 고화질 HEVC 영상을 만들 수 있다. HEVC로 변환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은 아쉬움이 남지만, 용량을 줄이는 데는 매우 효과가 크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저장 용량이 부족해 고민하는 사용자라면 디빅스 10은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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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선 정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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