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소재 게임들은 하드코어?
앞서 이 게임은 무협을 소재로 한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국내 온라인 게임 중 무공을 소재로 한 것은 영웅문과 천년이 대표적이며 현재 그 뒤를 이어 천상비와 묵향, 디오 등이 오픈베타테스트중이거나 제작중에 있다. 그럼 이들과 비슷한 색깔을 지닌 신영웅문은 다른 게임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먼저 무공 부분을 들어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무협을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들은 무공에 포커스를 집중시켰으며 상당히 어려운 용어들과 동양의 오행사상 등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는 중세 판타지풍 게임에 익숙한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일종의 시련이나 다름이 없다. 무기나 방어구가 강력하면 게임을 쉽게 풀어 나갈 수 있었던 기존의 판타지풍 게임과 달리 무공 소재 게임은 원형 세계관을 가지고 서로 먹고 먹히는 상극관계를 연출했던 것이다. 이로써 게이머들은 게임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용어나 복잡하게 보이는 게임 시스템으로 인해 접근에 부담을 느끼기 일쑤였으며, 소수의 매니아들이 즐기는 하드코어적인 게임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신영웅문은 이런 부담감을 훌훌 털어버리고 색다른 방법으로 게이머들의 접근을 유도하고 있다. 물론 이 게임 역시 오행사상이나 어려운 용어들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다른 게임들보다 더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무공과 함께 게임상의 생활에 포커스를 집중시켜 이런 선입견을 타파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다른 무공 소재 온라인 게임과 신영웅문이 다르게 보이는 가장 큰 이유라 하겠다.
▶신영웅문은 복합장르?!
신영웅문을 한 번이라도 플레이해 본 게이머라면 이 게임에서의 생활이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한다 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신영웅문에서는 다양한 것들을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의 백미는 대장장이와 직물 제조사, 요리사, 약재사로 나뉘어진 직업군이다. 캐릭터를 만들고 난 후 각종 기술서를 익히고 단계에 따라 수련하는 방식을 가진 이 직업 시스템은 상당히 체계적이다. 일례로 무기나 농기구 등을 제작하는 대장장이의 경우 가장 기본적인 무기인 목검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비싼 아이템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또한 같은 아이템이라 해도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무기 제작 수련도에 따라 내구력이나 공격력 등에서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해당 아이템의 판매가격이 달라지는 등 현실과 비슷한 일들이 게임 속에서도 일어난다.
이것뿐만 아니라 하우징 시스템(집은 신영웅문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이나 농사, 약초나 광물 등의 채집활동, 사냥 등의 행위들은 단순히 무공만 익히고 다른 게이머와 대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여타의 무공 소재 온라인 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이런 것을 종합해 보면 신영웅문은 단순히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역할분담을 하는 롤플레잉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재미가 녹아들어간 복합장르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티를 극대화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온라인 게임=커뮤니티'라는 공식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많이 들어왔다. 그만큼 커뮤니티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신영웅문은 이런 일반적인 커뮤니티와는 또 다른,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신영웅문에는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 길드나 혈맹으로 불리는 '문파'라는 개념이 있다. 문파는 그 겉모습만 보면 다른 게임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지만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문파 시스템은 전작인 영웅문에서 가져온 것으로, 문주를 중심으로 한 문파원들이 한데 모여 수련도 하고, 문파간 전쟁을 통해 실력을 겨루기도 하고, 같은 문파의 고렙들이 저렙들에게 좋은 아이템을 선물하기도 하고, 억울한 PK를 당하면 문주나 같은 문파의 고렙들이 이를 해결해 주는 등 게임 내에서 상당히 다양한 역할을 했다. 신영웅문은 이러한 문파 시스템에 사부, 사제관계와 가족관계를 덧붙여 보다 강력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냈다. 이로써 다양한 교류와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해 스킬제 기반 게임의 딱딱한 분위기를 일소하고 있다.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보상은?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신영웅문이지만 이와 반대로 몇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첫 번째로 강한 캐릭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아시절에 혹독한 인내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신영웅문은 처음 캐릭터를 만들어서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두 번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캐릭터는 처음 유아기부터 시작해 게임상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성인이 되고, 더 나이가 들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죽는다고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윤회 시스템'에 의해 다시 유아로 태어날 수 있다. 윤회를 통해 다시 태어나면 보상활력을 얻게 되어 처음 만든 캐릭터보다 능력이 더욱 강화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13세부터 18세까지의 유아기를 거치면 그 이후부터 성인으로 변하는데, 캐릭터의 각종 파라미터(신영웅문에서는 기본기라 일컬어진다)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가가 바로 이 유아시기이다. 하지만 신영웅문은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나이를 먹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여차하면 13살의 능력치를 가진 성인 캐릭터가 되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로 인해 한때 좋은 캐릭터로 성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질문에 "박카스가 몇 박스 필요할 것"이라는 대답이 오가기도 했었다. 즉,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유아기를 잘 보내서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윤회 시스템을 통해 잘못 키운 캐릭터를 만회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게이머라면 그냥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하는 불쌍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영원한 적, 랙이다. 서버 확충 등을 통해 많이 보완되긴 했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결혼식장 등에서는 엄청난 랙을 체감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전쟁을 진행할 때에도 해당 지역으로 인한 접속장애 등이 의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맵이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경공을 써서 보다 빨리 이동할 때나 집 밖으로 나올 때 맵의 끝자락이나 문틈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 게이머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는 제작사 측에서 빨리 해결해 줘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런 점이 한 두 개씩 쌓이다 보면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나빠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신영웅문은 꼭 해 볼 만한 게임이다.
장르 | 온라인 롤플레잉 |
평점 | 4 |
장점 | 다양한 재미와 방대한 커뮤니티 |
단점 | 유수와 같은 시간, 그리고 온라인 게임의 적, 랙 |
권장사양 | P3-500, 256, 3D |
제작/유통 | 태울 엔터테인먼트/게임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