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가
오상직 : 249 MB를 어디다가 투자한 것인지 ★★ 2.0
최희욱 : 200 MB가 넘는 과한 용량은 다운도 전에 유저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 1.5

▲ 육성-연애 시뮬레이션 느낌이 '팍' 왔다 

지긋지긋한 장마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피서철이 다가온 가운데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시원한 게임 '슬러이더걸스'가 출시됐다. 여느 워터파크를 가더라도 쉽게 볼 수 있는 워터 슬라이드에 튜브를 타고 내달리는 것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반가운 마음에 설치를 했다. 하지만 첫 인상만큼 좋은 평을 줄 수 없어 3%(2%보다 조금 더 큰) 아쉬움이 남았다.

◆ 미소녀-수영복 이보다 좋은 콘셉트 나와!

슬라이더걸스를 처음 포스터로 확인한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미소녀와 비키니를 연결시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육성 시뮬레이션이 더해지고, 가끔 훈련할 때마다 말도 안듣는다면 미연시의 재미까지 양념으로 첨가됐을 것으로 보였다.

변태같은 상상이었나? 아니다. 분명 슬라이더걸스를 설명하는 포스터와 게임 소개 자료만 읽어보면 위의 내용이 고스란히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여름과 미소녀, 여름과 수영복 이보다 확실한 콘셉트는 없었다.

하지만 길고 길었던 249 메가 바이트의 파일을 설치한 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바일게임으로는 이 많은 용량을 어디에데가 허비한 것인지 찾아보고 싶을 정도였다. 내 눈이 잘못됐나? 분명 게임 설명에 아이폰5에 최적화 됐다고 설명했는데 눈에 보여지는 그래픽이며 글자 폰트며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꼭 최신 게임이 아닌 것만 같았다.

◆ 속도감을 느끼기에는 '지루함' 크다

그래도 슬라이드니까 워터 슬라이드의 생명은 속도감이니까 그것은 잘 살렸겠지라고 생각했다. 왜 다들 캐리비안베이나 오션월드 한 번쯤은 가봤을 것 아닌가. 워터 슬라이드는 위, 아래로 쉼 없이 움직이면서 최종 목적지까지 언제 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니까.

하지만 슬라이더걸스는 좌우로 움직이기만 할 뿐, 슬라이드가 위, 아래로 굽은 길은 전혀 없었다. 스테이지3 정도는 돼야 좌우 움직임이 커질 뿐 이전까지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도 죽지 않고, 코스튬 박스까지 얻을 수 있었다.

좌우로 큰 움직임을 보인다면 튜브에서 물방울이 튀면서 워터 슬라이드의 느낌이 조금은 났으나 속도를 제대로 느끼기에는 역시 부족했다.

◆ 육성의 재미 유저들 과연 기다려줄까?

이 게임은 유저가 슬라이딩 코치가 돼 미소녀를 가르치고 대회에서 고득점을 기록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자신이 택한 캐릭터를 훈련도 시키고 대회에도 참여시켜야 한다.

이때문에 훈련모드에서 러닝, 수영, 크로스 핏 등 훈련 종목을 택해 활동포인트를 소비하며 기술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너무 잦은 훈련은 캐릭터를 화나게 만들어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이것이 슬라이더걸스가 그냥 달리기만 하는 다른 게임들과 다른 차별화된 재미다. 육성 시뮬레이션과 연애 시뮬레이션의 중간쯤 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이를 느끼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야만 해과연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이를 참고 기다려줄 지는 알 수 없다. 최종 훈련인 실전훈련의 경우 25레벨에 오픈되는데 5레벨까지 올리는데에도 지루한 레이싱의 반복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분명 시기와 게임 콘셉트는 다른 모바일게임이 도저히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딱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게임의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보다 완성도를 높이자니 여름이 지나갈 것 같고, 게임을 그대로 내자니 완성도가 부족해 보이고, 개발사와 서비스사의 고민이 언뜻 스쳐지나 갔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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