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가

오상직 : 조금 고심한 척이라도 하지. '시망'의 부분유료화 1.5 ★☆ 

이관우 : 늦어도 너무 늦은 왕의 귀환…입헌군주제에서 왕의 의미만 지녔다 1.0 ★

비쥬얼드가 카카오와 손잡고 출시됐다. 비쥬얼드라는 이름만으로도 이미 흥분하기 충분했다. 쉼 없이 터지는 보석들의 향연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손맛을 느끼기에 최고라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쥬얼드 포 카카오'를 실제 플레이하고 든 생각은 단물 다 빠진 껌을 아직 돈의 개념을 모르는 유아에게 만원하고 바꾸자고 하는 것과 같아 보였다.

◆ '추억팔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임

비쥬얼드라는 게임이 언제 등장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유저들은 없다. 그저 9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퍼즐게임 중 헥사를 기억하고 이를 잇는 게임이 비쥬얼드라는 것으로 추억을 되새기곤 했다.

그런 점에서 카카오에 등장한 비쥬얼드는 90년대 게임 그대로 옮겨 놔 '추억팔이'에 나섰다. 게임 그래픽에서 큰 변화 없이 과거 게임을 그대로 지켜냈다는 점에서 올드 유저들의 경우 어린 시절 흥분하면서 게임을 즐겼던 장면을 회상할 수도 있겠으나, 신규 유저들의 경우 애니팡이나 캔디팡 등 아기자기하고 화려했던 그래픽과 비교했을 때 딱히 매력으로 느낄만한 요소는 없었다. 오히려 화면을 꽉 채웠던 캔디팡과 비교해 배경이 공허하게까지 느껴졌다.

한 가지 더 짚어내자면 올드 유저들에게 추억을 되새길 수 있기에도 부족해 보인다. 레벨이 오를 수록 보석 배열이 늘어나며 스케일 큰 보석파괴의 재미가 원조 비쥬얼드에 있었다면 고작 60초로 즐기는 카톡 버전 비쥬얼드에서는 그런 면이 전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비쥬얼드의 게임성 자체는 이미 수천만명 아니 수억명이 즐겼을 것으로 예상되는 탓에 논외로 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13년 다시 등장한 비쥬얼드는 과거 게임 그 이상의 카운터펀치가 부족했다.

◆ EA 역시 부분유료화 방법을 몰라

비쥬얼드 게임을 즐기며 느낀 또 다른 점은 '아 역시 EA의 부분유료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게임의 모든 게임이 그렇듯 비쥬얼드 역시 부분유료화 시스템을 갖췄다. 퍼즐 게임을 60초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으나 게임의 고득점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레어 아이템 등은 골드로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골드를 모으는 데 일반 플레이로는 한판에 많아야 1000 골드를 모아 기약하기 힘들고, 캐시를 지르도록 부추기고 있다. 10만 골드 당 1.99달러에 달하니 최강 레어 아이템인 '피닉스'를 쓰기 위해서는 약 1.7 달러를 지급하는 셈이다.

하지만 레어 아이템의 경우 한 게임을 플레이하면 사라지는 소비 아이템이다. 고득점 한 번 하고자 캐시를 지르도록 해 놨으니 처음 몇번은 뭣모르고 골드를 흥청망청 하겠으나, 불과 1주일만 지나면 돈을 쓰겠다는 유저가 있을지 의문이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내 손에 남은 것은 없고, 고득점의 기록은 매주 리셋되는 상황에서 과연 골드를 돈 주고 살만한 유저들이 있겠냐는 것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부분유료화할만한 아이템을 고심한 흔적이라고는 1%도 찾기 힘들고 EA가 '돈독'이 제대로 올랐나 싶다.

'전세계 넘버원 퍼즐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비쥬얼드다. 하지만 카카오톡 입점 후의 비쥬얼드는 유저들의 지갑만 노리고 과거의 명성에 기대어 다시 나온 B급 속편에 불과했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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