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출시에 앞서 흥행이 점쳐지는 타이틀을 일컬어 우리는 기대작이라고 부른다. 유명한 개발사 혹은 인기 개발자가 만들었고 특이한 이력을 소유한 게임들이 주로 주인공이 된다.
이러한 게임들은 대부분 결과물과 상관없이 평균을 상회하는 성적을 기록한다. 기대작은 100미터 달리기 시합에 앞서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부정출발인 셈이다.
하지만 간혹 출시일은커녕 장르조차 불분명한 게임들이 당당히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곤 한다. 편의상 ‘듣보작’이라고 부르겠다.
‘탐구생활’은 듣보작의 흥행요소와 인기비결 등을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풀어보는 코너다. <편집자 주>
칼 라우스티아라 미국 UCLA 법대 교수는 최근 저서를 통해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면 모방이 억제돼 혁신이 쇠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패션이나 코미디 같은 창의적 산업과 예술분야의 경우 모방이 혁신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 종합예술로 평가받는 게임 역시 모방을 통해 발전해왔다. 성공한 게임의 대부분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익숙함이란 기존 흥행작들의 장점을 계승했다는 뜻이며 새로운 재미는 여기에 더해진 창조적 콘텐츠를 지칭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의 플랫폼 이동이 활발해진 오늘날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애니팡’과 ‘윈드러너’의 성공 이후 시장에 범람한 유사장르 게임들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트렌드를 이끈 애니팡과 윈드러너마저 원조게임에 새로운 콘텐츠가 더해진 모방의 산물이다.
쿤룬코리아가 출시한 모바일게임 ‘다크헌터’역시 저울대에 자주 오르곤 한다. 전반적인 진행방식은 물론 캐릭터 콘셉트, 스킬 등이 인기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출시시기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보면 다크헌터 개발에 던전앤파이터가 많은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던전앤파이터는 다크헌터가 출시되기 훨씬 전인 2009년 중국시장에 첫 진출했으며 현재 4억명 이상의 현지회원을 보유하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다크헌터는 던전플레이와 이용자간대결(PvP)시스템이 주력인 다중사용자온라인역할수행게임(MORPG)이다. 여기에 피로도 시스템과 던전별 난이도도 적용했다. 각 던전은 보스를 처치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스테이지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블레이드와 원소술사,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들이 등장한다. 최근 새롭게 추가된 ‘캐츠걸’을 포함하면 총 5종의 캐릭터로 구성됐으며, 각각 10여개의 개성 넘치는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다. 전반적인 화면구성도 전통의 2D 횡스크롤 방식을 따른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다크헌터는 던전앤파이터와 거의 흡사하다. 그러나 요소요소를 따져보면 두 게임은 명확히 다르다. 교집합도 있지만 차집합도 존재한다.
우선 모바일플랫폼에 최적화된 이용자환경(UI)으로 액션게임 특유의 조작감은 물론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방향키를 포함한 총 20개의 키보드 버튼과 마우스를 필요로 한다.
반면 다크헌터는 오직 두 개의 엄지손가락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정됐다. 순발력과 타이밍을 요구하는 각종 스킬의 사용은 단축키로 커버했고 캐릭터정보와 시스템설정 등 기본메뉴는 접었다 펴지는 효과로 간소화했다.
특히 등록하는 스킬의 조합에 따라 캐릭터의 행동과 역할이 달라지는 등 탄력적인 스타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사용가능한 스킬단축키 수는 총 4개이다.
이용자간 협업플레이를 강조한 콘텐츠 구성도 차이를 보인다. 솔로플레이 중심의 던전앤파이터와 달리 다크헌터는 파티플레이에 무게를 싣고 있다. 초반 던전의 경우 혼자서 플레이 가능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져 자연스레 파티플레이를 유도한다.
콘텐츠의 전체 용량 또한 50MB를 넘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이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캐주얼게임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큰 용량이다.
이렇듯 익숙한 새로움으로 무장하면서 흥행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다크헌터는 29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무료게임과 최고매출 순위에서 각각 10위, 15위를 기록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실 원작 던전앤파이터 역시 수차례 모바일로 옮겨졌지만 다크헌터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다크헌터가 ‘던전앤파이터보다 더 던전앤파이터같은 게임’이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민재 기자 sto@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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