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 기괴한 걸음걸이와 너덜너덜한 피부, 초점을 잃은 듯한 눈. 살아있는 시체,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게임에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좀비물의 불모지로 여겨져 온 국내에서도 최근 개봉작 '월드워Z'가 500만 관객 돌파라는 이례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좀비 신드롬'이 마니아 뿐 아니라 대중으로까지 번진 분위기다.
사실 이러한 좀비문화는 80년대부터 게임업계에서 줄곧 사랑을 받아 온 소재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게임에 꾸준히 등장해왔다. <게임조선>에서 좀비게임의 시작, 부흥기, 현재에 이르는 대표작들을 살펴봤다.
◆ 최초의 좀비 게임…'좀비 좀비'
좀비를 소재로 한 첫번째 게임으로 알려진 '좀비 좀비'(아케이드 퍼즐/1984년)는 국내에선 생소한 'ZX 스펙트럼'이라는 8비트 전용 소프트로 발매된 게임이다.
'ZX 스펙트럼'은 영국 최초의 주류 가정용 컴퓨터의 하나였는데 바로 이 기기에서 '최초의 좀비 게임'이 탄생하게 된다.
이 게임의 목적은 단순하다. 플레이어는 좀비를 잠시 동안 묶어둘 수 있는 가스를 이용해가며 좀비들을 큰 구덩이로 유인, 떨어뜨리는 게 전부다. 시간이 흐를수록 난이도가 높아지지만 반복되는 내용에 금방 지루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최초의 좀비 게임'이라는 타이틀로 기록되고 있다.
◆ 좀비 게임 흥행의 시작…'바이오 하자드'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원작 게임인 '바이오 하자드'(호러 어드벤쳐/1996년) 시리즈는 1996년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된 일본 캡콤사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다.
공포 게임으로 275만장 판매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 게임은 현재까지 15개가 넘는 시리즈들이 출시됐으며,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영화도 5편까지 제작됐다.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바이오 하자드'는 급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좀비들에 대한 공포, 자신의 몸을 지켜낼 탄약의 양이 제한적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인간의 원초적 공포감을 자아낸다.
특히, 게임내 좀비들은 '좀비 1세대'라 불릴 정도로 가장 원시적인 모습이지만 가장 원초적인 공포를 자아낸다는게 '바이오 하자드'의 특징이다.
◆ 건슈팅 장르의 색다른 퓨전…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
'바이오 해저드'가 발매된 1996년, 아케이드 시장에 또 다른 좀비 게임이 등장했다.
제목까지 간담이 서늘해지는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호러 건슈팅/ 1996년)가 바로 그것.
건슈팅이라는 장르에 호러를 가미해 큰 인기를 끌은 이 게임은 현재까지 4편의 시리즈가 제작됐으며,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영화는 게임처럼 성공하지 못했지만 '바이오 해저드'에 이어 영화화된 좀비 게임 2탄 이라는 점에서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는 직접 총을 들고 진행하는 건슈팅 게임이기 때문에 여타의 좀비 게임들과는 다른 생생한 공포를 가져다 준다. 게임 속 좀비들도 흉물스럽게 생겼으며 피가 터지는 잔인한 장면도 그대로 포함되어 있어 지금까지도 좀비 게임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좀비 학살의 시작…'데드 라이징'
'데드 라이징'(액션 어드벤쳐/2006년)은 2006년 '바이오 해저드'로 유명한 캡콤사에서 발매한 또 다른 좀비 게임이다.
1편과 2편의 흥행으로 시리즈 3편이 현재 제작 중에 있다. 좀비 무쌍이라는 별칭에서도 느껴지듯 '데드 라이징'은 좀비들을 학살하는 재미를 담고 있다.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무기가 되는 독특한 시스템과 함께 시나리오 퀘스트를 벗어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은 GTA의 좀비 모드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데드 라이징'은 끊임 없이 밀려드는 좀비들의 공포를 적절히 표현한 잘 만들어진 좀비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손에 손잡고 '협력'…'레프트 포 데드'
미국 게임개발사 밸브의 유명 좀비 게임인 '레프트 포 데드'(1인칭 슈팅/2008년)는 4인 멀티플레이를 메인으로 하는 1인칭 시점 슈팅 게임이다.
'레프트 포 데드'의 특징은 '협력'을 요하는 멀티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동료 플레이어가 고층건물에서 떨어질 위기에 처했을 경우 타 플레이어가 가서 붙잡아 줘야 하며, 좀비에게 붙잡혀 조작불능 상태에 처한 플레이어를 남은 3명이 구하러 가야만 한다.
또한 '달려오는 좀비', '점프 도약으로 급습하는 좀비', '튼튼한 맷집의 탱커 좀비' 등 다양한 특색을 지닌 좀비들이 등장해 게이머들에게 공포를 안겨 준다.
2009년에 발매한 시리즈 2편도 흥행에 성공해 3편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게임은 밸브의 플랫폼 '스팀'을 통한 온라인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
◆ 아름다운 섬과 알로하 좀비들…'데드 아일랜드'
'데드 아일랜드'(액션 어드벤쳐 /2011년)는 PC, Xbox360, PS3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선보인 작품으로, 좀비들로부터 생존을 해야 한다는 다소 일반적인 목적을 가진다.
반면 게임의 분위기는 어두컴컴한 기존의 좀비 게임들과 달리 아름다운 섬과 호화로운 리조트가 배경인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알로하 셔츠를 껴입은 좀비들의 모습은 게이머로 하여금 신선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또 오픈 월드 구조로 이뤄져 있어 자유도가 높은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게이머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좀비들과 함께 휴양을 즐길 수도 있다.
이제까지 없던 독특한 설정과 미려한 그래픽으로 5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데드 아일랜드'는 2011년 '올해의 게임상(GOTY)'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올 4월에는 새로운 후속작 '데드 아일랜드: 립타이드'를 발매했다.
◆ 이제 대세는 온라인…'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좀비모드'
넥슨이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좀비모드'(1인칭 슈팅/2008년)는 짧은 스토리와 4인 한정의 멀티플레이의 아쉬움을 덜어준다.
'카스 온라인 좀비모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존의 좀비게임들처럼 인간역할로 좀비에 맞써 싸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좀비에 감염이 되면 자신이 바로 좀비 역할로 바뀌어 인간을 감염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함께 싸우던 동료가 순식간에 좀비가 돼 공격해 올 수도 있는 것.
그리고 대규모인 32인 멀티플레이 대전도 가능하다. 4인 플레이의 한계를 넘어 최대 32명까지 각기 다른 종류의 무기를 사용해 전략적인 게임 진행을 할 수 있다.
또 '강시', '밴시', '사이코 좀비' 등 각자의 개성과 스킬을 지닌 10여종의 좀비가 존재해 다양한 좀비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 밖에 A.I(인공지능)의 패턴화된 움직임이 아닌 감염된 유저들이 직접 콘트롤하는 똑똑해진 좀비들은 플레이에 긴박감과 스릴을 더해준다.
특히 카스 온라인 좀비모드의 최대 장점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새로운 플레이 패턴을 제공하고 보다 진화된 좀비 콘텐츠를 계속해 선보인다는 것이다. 넥슨은 '좀비 오리지널모드'를 처음 선보인 지난 2008년 이후 매해 여름마다 '좀비2 버전(현 좀비 뮤턴트 모드)', '좀비3 버전(현 좀비히어로 모드)' 등 새로운 콘텐츠 업데이트로 유저들을 오싹한 재미에 빠져들게 한다.
이번 여름시즌도 어김없이 좀비 업데이트는 계속된다. 지난 6월부터 대규모로 진행 중인 'Frozen summer' 업데이트의 일환으로, 8월 1일 얼음동굴 콘셉트의 좀비모드 신규 맵과 더욱 강력해진 신규 보스 좀비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 도타2 한국 서버 오픈! 도타2 정보 총망라!!
▶ [꿀팁] ″판타지러너즈″ 100만점 달성법…″마지막 주자″ 누구?
▶ 유사한 게임은 모조리 ″표절″?…대답은 ″천만에″
▶ "안티가 없는 보드게임, 그래서 건강하다"
▶ 기존 도타2 테스터들을 위한 서버 이전 ″Ato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