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A 상용화, 주파수 대역 재할당과 맞물려 이통사 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말 국내 최초로 LTE-A 상용화에 들어가 경쟁자 없이 순항 중이다. 상용화 2주 만에 가입자 15만 명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도 LTE-A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반면 KT는 여전히 주파수 문제로 발이 묶인 상태. KT는 당장 LTE-A 서비스용으로 투입할 수 있는 900MHz 주파수 대역이 RFID, 무선전화기 주파수 대역과 비슷해 주파수 간섭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KT로서 가장 큰 희망은 LTE 주파수 대역 재할당이다. KT가 보유한 1.8GHz 주파수의 인접 대역을 확보하면 기존 LTE 주파수 대역에 인접 대역을 추가해 신속하게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와 달리 추가 공사나 전용 단말기 전환 없이 기존 LTE 단말기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현재 LTE-A 전국망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 중인 경쟁사로서 반갑지 않은 일이다. 또한 KT가 단말기 전환 없이 새로운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토대로 경쟁사의 고객을 끌어오는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주파수 인접 대역을 확보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KT가 16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KT안양전화국에서 900MHz 대역 주파수 간섭에 대한 현장검증 시연회를 열고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KT는 900MHz 대역에 대한 RFID, 무선전화기 등과의 간섭현상을 실내 모의실험 및 현장검증을 통해 시연했다. KT는 "RFID의 경우 2011년 6월 이후에 출시된 신형 장비는 문제가 없으나, 다수의 구형 RFID는 900MHz와 간섭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KT는 "경쟁사들은 주력망(전국망)에 보조망을 더해 40MHz 폭으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KT는 보조망인 900MHz 대역의 전파간섭 문제로 20MHz 폭만으로 LTE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달리기 시합에서 경쟁사들은 전력질주를 하는데 반해 KT는 아픈 다리를 치료받지 못해 결국 목발을 짚고 달리는 것과 같은 형국"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비스 자체가 상품인 이통사로서는 자사 서비스의 핸디캡을 공개 언급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 사실상 KT가 초강수를 쓴 셈이다. 한편으로는 KT가 그만큼 이번 1.8GHz주파수 인접 대역 할당에 사활을 걸고 대외적으로 인접 대역 할당의 정당성을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무리한 주장으로 인접 대역을 특혜 할당 받으려 한다"고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경쟁사의 한 관계자는 "KT가 900㎒ 주파수 간섭 문제에 대해 엄살을 피우며 1.8㎓ 주파수 할당에서 정부를 압박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900㎒ 주파수 문제는 잘못된 판단으로 해당 주파수를 할당받은 경영상의 잘못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조선일보 앱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
리뷰조선 정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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