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 트랜스포머 등 할리우드 영화에 버금가는 섬세한 3D 캐릭터를 곧 우리 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
오는 17일 개봉을 앞둔 영화 '미스터 고(Mr.Go)'는 고릴라 '링링'이 야구 선수로 활약한다는 내용의 실사영화다. 주인공 고릴라 링링은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들어진 가상 캐릭터지만 진짜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정교함만 놓고 보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링링을 진짜 고릴라처럼 만든 비결은 바로 평균 80만개가 넘는 털이다. 캐릭터의 털을 섬세하게 그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지만 최신 가상화 기술을 적용한 슈퍼컴퓨터를 적극 사용하면서 가능해졌다.
인텔코리아와 LG엔시스, 덱스터디지털은 11일 여의도 CGV영화관에서 3사 공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스터 고 제작에 활용된 한국 최대 영상 산업 전용 클라우드 기반의 슈퍼컴퓨터 인프라와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할리우드 거대 영화사들은 자체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놀라운 장면들을 CG를 통하여 구현 할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세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국내 CG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이미지를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렌더링 작업에서 필수적인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영화 제작사 겸 VFX 스튜디오, 덱스터디지털의 이윤석 마케팅 이사는 고릴라 '링링'을 구현하기 위한 과정을 소개하며 해외 컴퓨터 그래픽 전문 스튜디오에서 약 700~1,000억원가량 요구했던 CG작업을 국내 자체기술로 해결하여 비용을 크게 절감하면서도 할리우드 수준의 기술력을 따라잡았다고 밝혔다.
LG엔시스는 영화 '미스터고'의 3D 영상 렌더링에 기반을 제공한 '스마트렌더' 서비스를 소개했다. LG엔시스가 덱스터디지털에 제공한 스마트렌더 서비스는 인텔 제온 E5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가상화 환경을 통해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렌더링 솔루션의 네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작업 속도도 두 배 이상 빨라졌다. LG엔시스는 앞으로 스마트렌더 서비스를 제작사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코리아는 성장하고 있는 국내 CG 산업의 토대가 될 필수 요소로 슈퍼컴퓨터를 지목하며, 보다 자연스럽고 실감나는 CG 영상의 구현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컴퓨팅 파워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최근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디지털 크리쳐, 폭발, 파도와 쓰나미 등 자연재해, 대규모 군중 등의 장면은 실사를 보는듯한 자연스러운 CG 기술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복잡한 계산능력이 필요하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예술가들의 한계없는 상상력이 실현되고 한국의 영상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기반기술 제공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뷰조선 정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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