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곳에 떨어져 있는 신비로운 섬... 거대한 사자 크리쳐 한 마리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자 크리쳐도 한 때는 신이 있던 크리쳐였지만, 다른 신과의 전투에서 신을 먼저 여의고 방황하게 된다. 몇날 며칠을 방황하며 주민들 앞에서 멋진 쇼도 보여 보지만, 신이 없는 크리쳐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었다.
이 크리쳐는 결국 외로움을 견디다 못한 나머지 높은 절벽 위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섬에서 악어 크리쳐 머큐리오에게 구출된 것을 알게 된다. 이 곳 '크리쳐의 섬'은 자신과 같이 갈 곳을 잃은 크리쳐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며, 이 곳에 살고 있는 크리쳐들은 대장 머큐리오를 중심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브라더후드'의 일원들인 것이다. 자 이제 게이머와 그의 크리쳐는 앞으로 이 섬에서 '무언가'를 위해 이 브라더후드의 크리쳐들에게 시험을 받아야 하는데...
▶크리쳐 중심의 확장팩 되겠다!
블랙 앤 화이트를 해 본 게이머라면 알겠지만, 이 게임에 대해 장르를 설정하기는 상당히 까다롭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신앙심을 얻고, 건물을 지어가며 영토를 확장하면서 인구를 늘리고, 그 와중에 만나는 적 신의 영토를 빼앗고... 어찌 보면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정말로 게임의 일부만을 보고 내린 결론일 뿐이다. 크리쳐 육성을 보면 육성 시뮬레이션이라고 해야 될 것도 같고, 곳곳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미니 퍼즐들을 보면 퍼즐 게임이라고 해야 될 것도 같고... 워낙에 독특한 장르라서 '신 게임'이라는 장르를 따로 떼어 주는 것이 가장 속 편한 분류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게임에서 가장 뛰어난 부분을 꼽아 본다면, 뭐니뭐니해도 바로 자신의 애완동물 '크리쳐'! 싱글은 물론이고 멀티플레이 게임에서도 그 중심엔 항상 자신이 애지중지 키웠던 그 크리쳐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확장팩에선 '크리쳐의 섬'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더더욱 크리쳐가 중시되고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그 '무언가'가 무엇인가?
그렇다. 위에서 말한 '무언가'가 무엇이길래 또 우리의 크리쳐에게 또 다른 모험을 시켜야 하는 것인가! 2001년 ECTS에서 제작자 피터 몰리뉴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 일이 있다. "팬들이 압도적으로 원한 것은, 자신의 크리쳐가 다른 크리쳐와 '사랑을 나누는 것'을 보는 것이었다"고... 맘씨 좋은 게임계의 대부 피터 몰리뉴가 팬들의 제 1 요구사항을 묵살했을 리 없으므로, 그 '무언가'는 쉽게 예측해 볼 수 있겠다. 그렇다. 우리의 크리쳐들은 모두 수컷으로 묘사되어 있으므로, 그 '무언가'는 바로 정답 '암컷' 되겠다! 모든 정보력을 총 동원했으나 현재까지 알아낸 바는 그 암컷 크리쳐의 이름이 '이브(Eve)'라는 것과, 갓 태어난 이브가 바구니에 쌓인 채로 브라더후드 일원들에게 발견돼 그 후로 이들의 손에서 길러져 왔다는 것, 그리고 게이머는 자신의 크리쳐를 잘 키워 최종에 가서 이브의 눈길을 끌게 해야 한다는 것 정도다. 이 외에는 아직 공개된 바가 전혀 없으며, 제작사 측에서도 이브에 대한 공개를 철저히 막고 있다. 궁금증을 더해주는 이브, 하지만 그만큼 기대되는 바도 크다.
▶크리쳐가 겪어야 할 25가지 이상의 시험
우리의 크리쳐가 왜 다시 한번 크리쳐의 섬에 와서 고생을 해야 하는지는 뻔하다고 할 수 있다. 겉모양만 커다란 애늙은이 크리쳐가 아닌, 내면적으로도 성숙해져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도록, 즉 어른이 되기 위해 크리쳐의 섬을 지키고 있는 '브라더후드'의 일원들에게 인정을 받고, 그들이 지키고 있는 유일한 암컷 크리쳐 '이브'를 만나야 하는 것이다. 오리지널 블랙 앤 화이트에서 실버 챌린지 스크롤을 클릭했을 때처럼, 크리쳐의 섬을 지키고 있는 각각의 '브라더후드' 크리쳐들로부터 25가지 이상의 시험을 받아 통과해야지만 우리의 크리쳐가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시험들일까?
크리쳐의 섬에서 만나게 될 시험들은 철저하게 게이머의 능력과 기술을 시험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이머는 크리쳐로 하여금 물대포를 이용해 뛰어오르는 돌고래를 맞추게 해야 하고, 사냥도 하게 해야 하며, 눈먼 은둔자도 따돌리게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재빠른 행동과 정확도를 알아보는 암소 다미노의 볼링 시험도 치르게 해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크리쳐의 섬에서 게이머가 지도하게 될 크리쳐 역시 '타이크(Tyke)'라는 이름의 또 다른 크리쳐를 자신이 게이머로부터 배운 그대로 가르치고 보호하게 된다는 것! 이브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아기를 갖기 위해 우리의 크리쳐는 '타이크(Tyke)' 키우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야 한다.
타이크는 확장팩에 새로이 등장하는 노랗고 조그마한 오리(병아리 같기도 하다) 모양의 크리쳐다. 다른 모든 크리쳐는 게이머가 직접 가르치고 키울 수 있지만, 이 타이크만은 오로지 크리쳐가 주인에게서 배운 그대로를 따라서 가르치는 크리쳐이다. 즉, 우리가 애지중지 키운 크리쳐가 아버지가 될 수 있는지를 시험받는 그야말로 최종 관문인 셈이다.
바꿔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크리쳐가 아버지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추었는가 이전에, 게이머가 자신의 크리쳐에게 애지중지 관심을 쏟으며 가르칠 건 다 가르쳤는지, 다시 말해 게이머가 할아버지가 되기 위한(?) 자격을 다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받는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아~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_^), 말 그대로다. 확장팩 크리쳐의 섬의 싱글 미션을 모두 다 깨고 나면 우리의 크리쳐는 무사히 이브와 만나 사랑을 나누고, 그런 후엔 그 결실인 아기 크리쳐가 탄생하게 된다. 즉 우리의 크리쳐는 물론이고, 그가 가르쳤던 타이크 역시 물론이거니와 그의 아들이자 우리의 손자인 아기 크리쳐까지 합해서 게이머는 총 3대를 거느리게 된다(며느리 대신 타이크가 들어가긴 했지만).
비록 키보드와 마우스를 통해서라지만, 무엇을 통했든 간에 듬뿍 사랑을 쏟은 어떤 대상이 하루하루 커가면서 번식까지 하고, 그것이 다시 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랑의 결정체들과 만나게 되고... 어찌 상상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타 등등의 개선사항은 물론이다!
오리지널 블랙 앤 화이트에서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손꼽혔던 것은 바로 그 악명 높던 초 슬로우 스피드 멀티플레이 게임이었다. 하지만 들리는 정보에 의하면 제작사 측에서 크리쳐 스피드 업 미라클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오리지널에서는 크리쳐의 정보가 클라이언트 쪽, 즉 게이머의 PC에만 저장이 되었었는데, 이번 확장팩에선 크리쳐의 정보를 서버에다 저장해 치트도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게임계의 대부 피터 아저씨를 물로보지 말지어다!
묵묵히 자신만의 게임 세계를 열심히 그려내 가고 있는 피터 폴리뉴 대부!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다. 필자는 진심으로 믿고 기다릴 뿐이다. Dori the Loneliness...
장르 | 신 게임 |
기대요소 | 나의 크리쳐가 드디어 아빠가 된다 |
출시일 | 2002년 1월 21일 |
권장사양 | P3-500, 128MB |
제작/서비스 | 라이온헤드스튜디오/EA코리아 |
문의전화 | 02-578-8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