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자동차 선진국 미국에서 지난 11월 발매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 있으니 바로 EA의 '모터시티 온라인(Motor City Online)'이다. 이 게임은 유명 레이싱 게임인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의 결정판으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황금기를 누렸던 1930년대에서 70년대에 등장했던 명차들을 등장시켜 젊은이뿐만 아니라 초로(初老)의 게이머들에게도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뻔한 온라인 게임들에 치인 많은 게이머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무엇이 모터시티 온라인을 이토록 매력적으로 만드는가? 이는 그 발상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대개의 온라인 게임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마법의 땅덩어리가 주무대를 이루고 있는 것에 비해 모터시티 온라인은 철저히 현실적이면서도 지극히 일상적인 자동차 애호가들의 개러지(garage)를 무대로 하고 있다.
이 게임은 자신의 자동차를 좀 더 나은 성능, 취향에 맞는 머신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면에서 보면 육성 시뮬레이션 같기도 하고, 다른 사용자의 자동차와 경주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레이싱 같기도 하고, 자동차 개조를 위해 돈을 벌고 물품을 교환하는 과정을 보면 롤플레잉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 맞는 말이다. 그만큼 모터시티 온라인은 복합적인 장르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혼재된 게임이며 이같은 내용들이 허구성 없이 사실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청장년 층의 여피족 기질이 있는 남성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모터시티 온라인에 등장하는 차들은 모두 70여년 전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당대의 명차들이며, 이 차들의 섬세한 표현은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인 크라이슬러와 포드, 제네럴 모터스와 라이센스를 체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EA의 로비 능력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게임에서 캐릭터를 만든 뒤에 차를 구입하게 되는데 초기에 구입할 수 있는 차들은 대부분 상태가 안좋은 중고차들로 차차 사이버 머니를 벌어가면서 차의 부품을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으로 튜닝해주고, 필요한 사람들끼리 부품을 교환도 하면서 '나만의 차'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모터시티 온라인이 주는 재미이다. 이런 개러지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은 정비도 하고 레이싱도 즐기며 모터시티 온라인의 세계에 푹 빠져드는 것이다.
▶언제쯤 할 수 있을까
모터시티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레이스는 총 6가지로 거리 경주, 순회 경주, 운반 경주외에도 각종 테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게이머는 이곳에서 부단한 노력을 하면서 상금과 포인트를 적립해 점점 더 강하고 성능 좋은 차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게임의 방식은 니드 포 스피드와 거의 같아 이 시리즈를 오래 전부터 즐겨왔던 게이머라면 모터시티 온라인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재밌어 보이기만 한 모터시티 온라인이지만 국내에서 이 게임을 즐기게 될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당초 이맘때쯤이 국내 발매시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EA 코리아는 한국에서는 당분간 모터시티 온라인의 서비스를 하지 않을 것이며 예정되었던 서비스는 무기한 중단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국내에서 이만한 서비스를 감당할 수 있는 자체적 인력과 시설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그 이면에는 EA.com 자체의 감원 여파도 있었겠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게임이 수지가 안맞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는 즉흥적이고 단세포적인 재미를 벗어나 좀 더 진지한 재미를 주는 게임을 즐겨보고 싶은 게이머들도 많은데 말이다.
장르 | 온라인 레이싱 |
기대요소 | 시대를 풍미했던 명차들을 몰아본다 |
서비스일 | 미정 |
권장사양 | P4-733, 128MB |
제작/서비스 | EA/EA.com |
홈페이지 | mco.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