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가
오상직 : 바둑과 스마트폰, 그리고 카카오톡의 운명적 만남. 핑크빛 사랑이 될 수 있을까?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머드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넘어가던 시절 '오로', '타이젬' 등 수많은 바둑 사이트들이 등장하고, 각종 포털에서 바둑 게임을 론칭했듯이, 모바일게임, 그것도 카톡에 바둑이 등장했다.
대한민국 바둑 인구와 스마트폰 사용자의 교집합만 따져도 이미 흥행 보장일 것만 같은 콘텐츠가 등장한 것으로 기대도 무척 크다. 하지만 바둑과 스마트폰 사이의 미묘한 연령대 차이가 있어 서비스사인 바른손게임즈의 운영 능력을 시험하는 실험대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깔끔한 UI, 가로보기 없어 아쉬워
카카오게임 바둑은 기존 스마트폰 바둑들과 달리 '착수' 버튼을 두고 있다. AI와 상대하는 기존 바둑들은 손끝 터치만으로 바둑돌을 놓을 수 있었으나 이는 편함과 동시에 착수의 실수를 초래했다. 물론 이전 바둑 대부분이 대전이 아닌 덕에 무르기를 할 수 있었으나, 카톡 게임에 무르기는 어불성설로 착수 버튼은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UI로 편함을 더했다.
또한 좌우 상단에 존재하는 두가지 버튼으로 내 대전 기록이나 기보를 확인할 수 있고, 카톡친구들의 전전과 순위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바둑과 카카오톡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져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보다 넓은 바둑판을 보고자 스마트폰을 가로로 돌렸으나 아무런 변화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아이폰5 등 비교적 해상도가 낮은 디바이스의 경우 가로보기로 돌리면 화면이 확대되는 게임들이 있다. 하지만 바둑은 가로로 돌려도 반상에서 몸을 움직인 것과 다름 없었다.
게다가 대국 한 번당 소비되는 스마일 스톤이 10개인데 반해 얻을 수 있는 스마일 스톤은 10분당 하나로 100분을 기다려야 겨우 한 판을 할 수 있다. 단수가 높은 고수들의 바둑은 오랜 시간이 걸리겠으나 대부분 유저들이 자리하고 있는 18급의 경우 5분 내외에서도 승부가 갈리는 만큼 스마일 스톤 획득 시간은 캐시를 팔아보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 비매너 대처 운영능력 테스트
18급 첫 대국에서 겪었던 일이다. 좌하귀 화점에서 시작했는데 상대가 바로 붙여오는 수를 뒀다. 순간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반상 대부분에 집을 지었고 당연히 불계로 끝나는 한판이었다.
그런데 상대가 기자의 계가 요청을 본채만채 계속 취소시키며 내가 만든 집에 백돌을 계속 착수해 나갔다. 대국 왼쪽 메뉴에 있는 '패스'를 계속 누르기도 민망한 상황에서 결국 운영자 호출을 클릭했다. 사유는 당연 '불량계가'를 택했다.
이때부터 5수~10수가 진행될 때마다 운영자 호출을 클릭했고, 그 사이 내 집에서 죽어나간 백돌도 끝이 없었다. 약 10여 분이 흐르고 3번째 운영자 호출을 한 뒤 어디선가 슈퍼맨처럼 나타난 관리자01은 "무의미한 착수로 인해 판정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바로 불계승을 선언하고 "즐거운 시간되세요"라는 말과 함께 떠났다. 이순간 비매너 유저로부터 해방되며 머리 끝까지 쌓였던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아갔다.
하지만 이같은 비매너 플레이가 주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른손게임즈에서 운영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바둑의 경우 2명이면 하나의 대국이 완성되는 탓에 동시간에 벌어지는 수만 건의 대국을 한정된 인원의 운영진들이 24시간 감시하기란 여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둑은 쉼 없는 두뇌싸움을 벌이는만큼 대국을 진행하는 동은 스트레스가 크다. 그만큼 승리를 따내는 순간 얻을 수 있는 희열도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선 바른손의 발빠른 대처가 그 무엇보다 우선되애 할 것이다. 운영 능력에서 합격점을 받는다면 모바일 대표 바둑으로 대접받는 것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 최고의 소셜RPG 헬로히어로의 모든 것. 게임조선 헬로히어로 전장
▶ ″캔디 신화″ 英캔디크러쉬 사가, 흥행비밀 풀렸다
▶ [취재수첩] 쫓기는 자 ″얌전″, 쫓는 자 ″기세등등″
▶ [별별리뷰] 귀여운데 ″참신하다″… 퍼피라이더 3.0 ★★★
▶ 게임달인'뭉쳤다'… 준비된 게임名家 , '모나코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