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1~2주를 통째로 쉬는 회사가 많아졌다. 주머니는 가벼워 졌지만, 짧은 인생을 신나게 즐기려는 풍조는 더 진해졌다. 주요 여행지로 떠나는 비행기는 모두 매진이고 그나마 남아있는 좌석은 엄청난 고가임에도 원하는 대기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여행을 다녀오면 남는 건 사진뿐. 스마트폰 카메라가 일상을 스케치하는데 탁월할진 몰라도 여행지의 아름다운 추억까지 담아내기엔 부족함이 많다. 파란 하늘, 시원한 바다, 이국적인 외국의 거리를 생생하게 기록하려면 고화질, 고성능 카메라 하나쯤 챙겨가는 건 필수다.
하지만 DSLR 카메라는 부피가 너무 크고 무겁다. 더운 여름날 커다란 카메라를 매고 뜨겁게 달아오른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체온을 올린다. 미러리스 카메라도 꽤 덩치가 있는 데다가 외국 여행 중 비싼 카메라는 도둑들의 타깃이 되기에 십상이다.
이럴 땐 화질은 좋으면서 크기는 작은 콤팩트 카메라가 제격이다. 최근 스마트폰에 자리를 내준 콤팩트 카메라는 고급화로 활로를 찾았다. 클래식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생생한 화질은 사진작가가 아니라면 누구나 만족할 만하다. 여기 여행에 어울리는 콤팩트 카메라 5위부터 1위까지 소개해 본다.
5위 – 니콘 쿨픽스 P310
콤팩트 카메라가 전성기일 때 출시됐다면 큰 화제가 됐을 제품이다. 1,610만 화소에 최대조리개 F1.8, 최대광각 24mm, 광학 줌 4.2배를 지원한다. 밝은 조리개 덕분에 심도 표현도 자유롭고 어두운 실내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4단계 손떨림 방지 기능까지 지원하니 더 바랄 게 없다. 무엇보다 가격이 착하다. 30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는 콤팩트 카메라 중 가장 뛰어나다.
4위 – 캐논 파워샷 G15
1,200만 화소에 F1.8 광학줌 5배 렌즈, DSLR 못지않은 조작감은 누가 봐도 만족스럽다. 화질은 역시 캐논. 딱 만족할 만한 수준의 화질과 성능은 누구도 쉽사리 불만을 제기하기 어렵다. 단, 투박하다 못해 못생긴 디자인과 역시나 큰 크기는 G 시리즈의 개성이라기보다는 고집처럼 느껴진다.
3위 – 파나소닉 루믹스 DMC-LX7
출시된 지 벌써 1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기기 성능만으로는 최강이다. 1,000만 화소에 F1.4 광학줌 3.8배 렌즈 등 퍼포먼스 면에서는 같은 크기를 지닌 카메라 중에서는 최고다. 최대 망원에서도 F2.3을 지켜내는 고성능 렌즈는 흐린 날이나 실내에서 스냅용으로 쓰기 적합하다. 지원하는 옵션도 많고 동영상만큼은 경쟁 기종이 없다. 약 40만원 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캐논, 니콘에 길들여져 있다면 루믹스 특유의 물 빠진 색감이 마음에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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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 후지필름 파인픽스 X100S
RF 카메라 디자인을 채용한 이 클래식한 카메라는 디자인의 끝을 보여준다. 지나치게 우아하게 만들려던 나머지 조작은 다소 불편하지만, 사진을 찍는 맛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겐 축복이다. DSLR 못지않은 화질 역시 강점이다. 1위로 선정하고 싶었지만 다소 비싼 가격(100만원 대 초반)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애초에 프로급 사용자 입맛에 맞춰 기획한 제품으로 일반 사용자에게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대신 '카메라의 찍는 맛'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는 가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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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소니 DSC-RX100
2,020만 화소, F1.8 조리개 광학줌 3.6배 렌즈 등 스펙도 훌륭하지만, 수치만으로는 말할 수 없는 기막힌 화질로 동급 카메라를 모두 버로우(barrow) 시켜버린다. 칼같이 떨어지는 세련된 디자인에 작은 크기는 콤팩트 카메라의 미덕을 그대로 간직했다. 출시와 동시에 카메라 전문지와 IT 정보 사이트에서 모두 극찬을 들은 전무후무한 제품. 여유자금이 60만원 정도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질러버리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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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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