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삼성전자로부터 총 5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최근 적자 문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팬택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팬택은 5월22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로부터 팬택의 총 발행주식 10%(5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팬택은 이로써 안정적인 운영자금을 확보하며 경영 안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삼성전자의 투자로 향후 채권단 등에서의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삼성전자와 팬택은 휴대폰 분야 경쟁자다. 경쟁사간 투자는 국내외적으로 이례적 일이다. 삼성전자와 팬택은 휴대폰에서 경쟁을 하고 있지만 팬택이 위협적 존재는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작년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각각 3억9650만대와 2억1300만대를 공급했다. 팬택은 같은 기간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각각 1380만대와 780만대를 출고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투자 건과 관련해 "거래선 보호 차원의 지분 투자로,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팬택은 최근 5년 동안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 계열사와 부품 거래 규모를 꾸준히 늘려 왔다. 지난해 팬택이 삼성으로부터 구매한 부품의 총 금액은 약 2천3백억원대로 5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액면가 500원의 팬택 보통주를 주당 1000원에 인수한다. 총 5300만주로 530억원 규모다. 납입일은 오는 6월10일 신주 교부 예정일은 오는 6월19일이다. 신주 발행 뒤 삼성전자는 지분율 10.03%로 퀄컴(11.96%) 산업은행(11.81%)에 이어 3대 주주가 된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은 삼성전자의 각종 부품을 구매해온 주요 거래선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팬택에게는 안정적 경영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삼성전자에게는 주요 거래선과의 협력 강화라는 윈윈 효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뷰조선 정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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