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만든 태블릿PC '서피스(Surface)'가 국내에 출시된다. 한국MS는 21일 서울 청담동 클럽 앤써에서 출시 행사를 열고 1세대 서피스 태블릿 4종의 사양과 가격정보, 출시일정 등을 발표했다.
서피스는 오는 6월 11일부터 하이마트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국내에 판매된다. 윈도RT와 윈노트,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 등 오피스 2013 RT 버전을 기본 탑재한 서피스 RT는 32GB 모델이 62만원, 64GB 모델이 74만원이다. 단 터치커버와 타입커버, 연결단자 확장을 위한 VGA, 파워 어댑터 등 액세서리를 따로 사야 한다.
압력감지를 지원하는 터치펜과 윈도8 프로 운영체제(OS)를 포함한 서피스 프로는 64GB 모델이 110만원, 128GB 모델이 122만원이다. 오피스 2013은 포함하지 않은 가격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은 한결같이 출시 시점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말 윈도8 출시와 동시에 판매에 들어갔음에도 국내 판매를 이제서야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서피스 RT가 100만대 가량, 서피스 프로가 40만대 가량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MS는 서피스 RT를 출시하면서 판매량을 300만대 정도로 예상했으나 모든 기종을 합쳐도 절반을 넘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월스트리트 관계자 일부는 서피스 매출이 저조한 이유로 로컬라이징 판매 전략이 미흡하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 노무라 홀딩스 애널리스트인 릭 셔런드는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의 경우 윈도 운영체제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서피스는 현재 대부분 이머징 마켓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만 해도 MS는 서피스를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서만 판매했으며 본격적으로 판매 국가 확대에 들어간 것은 4월부터였다.
특히 서피스 프로는 인텔 3세대 코어 i5를 탑재한 채로 출시하는데 약 한 달 후면 인텔 4세대 코어 '하스웰(Haswell)' 출시가 예상되므로 신제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늦은 셈이다. 한 달만 지나면 CPU 및 관련 부품 가격 하락으로 3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들의 가격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서피스 프로는 시중에 나온 경쟁사 태블릿PC와 비교하면 디자인이나 품질 모두 뒤떨어지지 않는다. 가격도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기존 PC 사용자가 서피스 프로로 갈아탈 명분은 부족하다. 서피스 RT는 더욱 저렴하지만 포토샵이나 한글 같은 기존 PC용 소프트웨어를 쓸 수 없어 효용성이 낮다.
서피스 태블릿의 타깃은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을 사고 싶지만 노트북처럼 오피스 작업이 자유롭길 원하는 사용자다. 얇고 가벼워 이동성이 좋고 배터리 시간이 길며(약 8시간) 대기 모드를 사용하면 부팅 시간은 기존 윈도8 노트북 수준이다. 즉 아이패드처럼 편하게 쓸 수는 없지만, 노트북을 어느 정도 보완하는 수준은 된다는 말이다.
외국 반응도 미지근하기만 한 서피스의 문제점은 운영체제인 윈도8이다.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운영체제가 엉성하다. 홈 버튼이 없으면 사용이 불편하고 종료하는데도 몇 단계가 필요한 불편함을 참을 사람은 없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처럼 우아한 터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어서 태블릿으로서의 완성도를 떨어지게 만든다.
신제품과 특이한 것에 열광한다면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UI의 불편함과 기괴함은 참아야 할 고역이 될 게 분명하다. [조선일보 앱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
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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