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4를 바탕으로 한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구글은 1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막한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I/O 2013)에서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을 발표했다.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은 다음달 26일부터 구글의 온라인 마켓인 '구글 플레이'에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격은 16GB 기준으로 649달러(약 72만원)다.
구글은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에 넥서스(Nexus)라는 이름을 붙여 신제품으로 출시해 왔다. 내장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거니와 생김새도 기존 스마트폰과 완전히 달랐다.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은 구글의 기존 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제품이다. 삼성제 소프트웨어를 싹 걷어내고 구글의 것을 얹었을 뿐 생김새나 내장 부품은 갤럭시S4와 동일하다.
구글이 삼성과 손잡고 신형 넥서스 시리즈를 발표하는 대신 갤럭시S4를 그대로 내놓기로 한 데서 삼성에 대한 구글의 신뢰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글은 이전에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I/O 2011)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삼성 갤럭시탭 10.1을 나눠준 적이 있다. 구글이 삼성과 공동개발했던 갤럭시 넥서스는 넥서스 시리즈임에도 갤럭시라는 삼성의 브랜드명을 그대로 쓸 정도였다.
하지만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의 가격이 기존 구글 넥서스 시리즈보다 비싸게 책정된 것은 논란이 되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LG전자와 공동개발했던 넥서스4는 가격이 299달러(약 34만원)에 불과했다.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은 S헬스, 스마트스테이 등 삼성이 만든 부가기능이 모두 빠졌기 때문에 기능만 놓고 보면 갤럭시S4보다 떨어짐에도 가격이 비슷하다.
이처럼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이 기존 넥서스 시리즈보다 비싼 이유는 개발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 넥서스 시리즈는 제조사가 구글의 기획에 맞춰 제품을 설계했지만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은 이미 삼성이 만든 제품에 구글이 맞춘 제품이다. 기존 넥서스 시리즈는 구글이 정한 판매가격에 맞추고자 성능이 낮은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원가 절감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그대로 가져온 수준이라 원래 가격에서 더 이상 내릴 수 없었던 것. 구글이 제조사 보조금을 지원한다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지만 이 경우 삼성이 파는 갤럭시S4의 가격정책에도 본의 아니게 영향을 줄 수 있어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S4 구글에디션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존 갤럭시S4와 비교하면 소프트웨어 말고는 거의 차이가 없으므로 구글 넥서스 시리즈의 팬이 아니라면 굳이 이 제품을 고를 소비자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일보 앱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리뷰조선 정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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