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전 세계인 앞에서 피겨의 아름다움을 전파했던 '김연아'를 사랑하고, 미국 TV에 흘러나오는 '강남스타일'에 열광했다. 지금도 뉴스에서 '한국의 이런저런 문화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면 나와 전혀 상관 없는 일인데도 괜스레 어깨가 우쭐해지곤 한다.
이런 문화 수출 현상은 게임계에서 제법 흔한 일이다. 게임은 한국이 수출하는 문화 산업의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한국 게임들이 외국으로 수출돼 국위선양에 앞장서고 있는 중. 걔 중에는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의 국민 FPS(1인칭슈팅)가 된 게임, 동남아시아의 모바일 매출 순위를 평정한 게임도 있다.
▲ 이런 국위선양은... 글쎄...
그런 국위선양 게임 중 북미에서 높은 평점을 기록한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분담게임)는 무엇일까? 북미는 한국과 다른 RPG(역할분담게임) 성향을 가지고 있고 걸출한 자국 MMORPG까지 가지고 있어 난공불락의 장소로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한국도 MMORPG의 발상국가라는 자존심이 있다. 이전부터 많은 게임이 북미 시장을 두드렸고, 개중에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게임도 다수 존재한다.
그렇다면 북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MMORPG는 어떤 게임일까? 북미 리뷰 전문 사이트 '게임랭킹스닷컴'을 통해 인상적인 평점을 기록한 대한민국 MMORPG를 뽑아봤다.
◆ 올해 제일 뜨거운 현재진행형 MMORPG - 검은 사막 (리뷰평점 72.30)
처음 소개할 게임은 펄어비스(대표 김대일)가 개발한 '검은사막'이다.
검은사막은 올해 3월 3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으로 올해 론칭한 한국 MMORPG 중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리뷰어들은 대체적으로 미려한 그래픽과 풍부한 콘텐츠를 가장 큰 장점으로 기술했다. 역대 북미 MMORPG 중 비슷한 평점을 가진 게임으로는 '이브온라인(74.50)'과 '심즈온라인(74.52)'을 꼽을 수 있다.
가장 높은 평점을 준 '씨지매거진(CGMagazine)'의 리뷰에 따르면 "난 (리뷰 후에도) 여전히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고 검은사막은 항상 할 일(콘텐츠)을 만들어준다"고 기술돼있다.
검은 사막은 한국에서도 '2주에 한 번씩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것 같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빠른 업데이트를 자랑한다. 이 부분이 북미 게이머에게도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 쉽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액션 MMORPG - 테라 (리뷰평점 76.30)
블루홀(대표 김강석)의 테라는 논타겟 액션 MMORPG로 기존에 당연시했던 타겟 MMORPG와 다른 길을 선택한 게임이다. 여기에 5년이 지난 현 기준으로 봐도 빼어난 그래픽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특히 엘린...)가 어우러져 한국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던 게임이기도 하다.
비록 북미 게이머가 한국의 그들과 성향이 다른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픽'과 '액션성'에 대한 부분은 만국 공통이지 않던가? 테라는 북미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이유로 호평받게 된다. 역대 북미 MMORPG중 비슷한 평점을 가진 게임으로는 '파이널판타지11:프로마시아의 주박(75.20)'과 '울티마온라인:세컨드에이지(76.25)를 꼽을 수 있다.
가장 높은 평점을 준 '게이밍넥서스(Gaming Nexus)'의 리뷰에는 "난 테라와 함께 여가를 즐겼다. 당신이 약간의 랙과 너무 쉬운 초보자 지역을 넘길 수 있다면 (테라는) 멋진 대안이 될 것이다."라고 기술돼있다.
◆ 북미 게이머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MMORPG - 아키에이지 (리뷰평점 84.33)
엑스엘게임즈(대표 송재경)의 아키에이지는 출시 전부터 '자유도 높은 샌드박스형 MMORPG'로 많은 기대를 받아왔다. 샌드박스형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가 상대적으로 북미에 많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아키에이지의 호평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 아키에이지 조선 커뮤니티에서 "이건 틀림없이 북미를 노리고 만든 게임이다"라는 말까지 나오지 않았던가?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고 84.33이라는 아주 높은 평점을 받아냈다. 게임랭키스에서 가장 높은 리뷰평점이 92.68점인 것을 감안하면 이 점수가 얼마나 높은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역대 북미 MMORPG 중 비슷한 평점을 가진 게임으로는 '에버퀘스트:벨리어스의상처(85.00)'를 꼽을 수 있다.
가장 높은 평점을 준 '게이밍넥서스(Gaming Nexus)'의 리뷰에는 "아키에이지는 무한에 가까운 콘텐츠가 열정적인 모험가를 기다리고 있는 올해 최고의 부분유료화 게임 중 하나다."라고 기술돼있다.
◆ 대한민국 게임 역사상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한 MMORPG - 길드워2 (리뷰평점 90.02)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길드워 시리즈는 여러 의미로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운 게임이다. 길드워1은 해외 진출과 동시에 북미/유럽 게이머를 사로잡고 오랜 기간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한 게임이다. 게다가 E3와 게임스컴같은 세계적인 게임쇼에서 다년에 걸쳐 후속작 러브콜을 받았던 게임이기도 하다.
이런 기대 속에서 2012년 론칭한 길드워2는 오래 기다려준 북미 게이머의 기다림에 보답하듯 폭발적인 인기를 구사했다. 리뷰평점 90.02는 게임랭키스닷컴 역대 MMORPG 중 6위, 1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리치왕의분노(92.68)'와 비교했을 때 2.66점밖에 차이 나지 않는 아주 높은 점수다.
가장 높은 평점을 준 디지털첨프스(Digital Chumps)의 리뷰에는 "게이머는 콘솔게임 평균 10~20시간 정도의 비용으로 (길드워2를) 가질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이를 즐기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라고 기술돼 있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