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소재로 한 전략RPG(역할수행게임) 웹게임'
봄날소프트(대표 김현남)의 신작 '천하제일삼국지'를 한 줄로 소개한 것이다. 이 글을 보고 "왠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다면, 그게 맞다.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은 지금도 1년에 수십 여개씩 나오고 있고 이 중 전략 웹게임이 차지하는 비율도 낮지 않은 편이다.
이 정도만 들었다면 '천하제일삼국지'라는 게임을 전혀 본 적이 없는 게이머라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함과 진부함을 같이 가지고 있을 것이고, 위/촉/오를 배경으로 한 대전 모드가 있을 것이고, 삼국 시대 유명 장수를 활용한 전략 요소가 있을 것이라는 그런 추측 말이다.
결론부터 말해 모두 사실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이미 검증된 재미를 충실히 따랐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그래도 명색이 신작인데 기존의 왕도만 따라간다는 것은 어불성설. '천하제일삼국지' 역시 자신만의 재미를 어필하기 위해 독특한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천하제일삼국지를 처음 시작하면 SD(super deformed) 카툰 그래픽의 귀여운 캐릭터를 볼 수 있다. 기존에 우락부락한 삼국지 게임과는 사뭇 다른 느낌. 공식 홈페이지의 게임 소개 첫 소절이 '근엄한 삼국지는 가라!!'인 것을 보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명확하다.
SD의 특성상 많은 부분이 간략하게 그려졌음에도 캐릭터의 특징은 꽤 잘 살린 편. 기자가 삼국지 통인 동료 기자에게 '일러스트만 보여주고 이름을 맞히기' 퀴즈를 냈었는데 꽤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는 점만 봐도 삼국지 팬을 실망시키지 않을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하제일삼국지는 전략RPG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게이머는 자신이 가진 병력을 어떻게 배치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는 의미이다.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전장의 위치, 병종, 장수 스킬을 조합해 배치해 가장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천하제일삼국지의 핵심콘텐츠는 유저간 전쟁이다. 기본은 중국을 무대로 위/촉/오 삼국의 패권 쟁탈전을 펼치는 것으로 게이머는 자국의 승리를 위해 전쟁에 참가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중국을 통일하면 세력은 리셋되고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삼국지 게임들의 흐름인데 비해 천하제일삼국지는 고레벨을 위한 특이한 콘텐츠도 존재한다. 일정 레벨 이상 올라가면 전 세계를 전장으로 하는 '지구'전장에 참여할 수 있다.
'지구' 전장은 미대륙과 호주 대륙을 뺀 지구 전 지역을 무대로 하는 쟁탈전으로 게이머는 한 명의 성주가 돼 지구 통일에 도전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구는 중국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더 다양한 상황과 변수가 존재한다. 게이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천하제일삼국지는 위축된 웹게임 시장에 익숙한 IP와 새로운 콘텐츠로 도전하는 게임이다. 봄날소프트는 코요테의 신지를 홍보모델로 내세웠고 화보와 인터뷰를 올리는 등 홍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뚜껑은 열렸고 게임의 성패는 게이머에게 달렸다.
4월 8일 화창한 '봄날'에 '봄날소프트'에게도 '봄날'이 올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