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의 주류 게임은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온전히' 넘어갔다. 그 이전 PC게임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넘어온 것 처럼 말이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PC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온라인게임 시장도 위축되는 분위기에 국내 게임 업체들은 그 해답을 해외 시장 개척에서 찾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가운데 이번에 소개할 플랫폼은 바로 '스팀(Steam)'이다.
스팀은 밸브(Valve)사의 PC 게임 서비스 플랫폼으로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상점에 등록된 게임을 구입, 다운로드 가능하다.
▲ 밸브사의 플랫폼 스팀. 다양한 PC 게임을 구입 가능하다.
◆ 전 세계 동시 접속자 1천만명의 플랫폼
전 세계 대상으로 서비스 되고 있는 만큼 스팀 서비스 이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올해 동시 접속자 1천만 명을 기록했다. 풍부한 다국적 유저풀을 보유한 플랫폼임을 더욱 확고하게 한 수치다.
국내에서 1~2인의 인디 개발사 규모로 PC게임 개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게임 개발자들은 스팀이 가진 유저풀과 스팀 그린라이트에 주목했다. 그린라이트란 인디 개발사가 게임을 소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 인디게임 개발사용 그린라이트. 여러 인디 게임이 전세계 유저의 평가를 기다린다.
개발사는 체험판이나 동영상, 소개 글을 제공하고, 세계 각국의 게이머들은 게임에 대한 의견과 평가를 남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은 녹색불이 켜진다(Greenlit). Greenlit된 게임은 정식 상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 다국적 게이머들의 댓글이 달린다. 사진은 아라하의 댓글 목록.
국내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아라하' '트리오브라이프' '던전워페어' '리틀데빌인사이드' 등이 소개됐다. 이들은 다국적의 유저들에게 평가를 받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은 실제 출시로도 이어졌다. 킥스타터 등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모금하여 개발을 지속할 힘을 얻기도 한다.
▲ 좋은 평가를 받은 인디 게임은 스팀에 입점할 기회가 생긴다.
◆ 게임 판매와 관리도 도와주는 플랫폼
인디 게임이 스팀을 통해 출시될 경우 스팀측에서 판매와 관리를 도와준다. 글로벌 시장 판매와 항상 인력이 부족한 인디 개발사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도 글로벌 온라인 시장 진출 창구로 스팀에 눈을 돌렸다. '라테일'은 2008년부터 스팀으로 서비스 중인 고참급 게임이다.
'엘소드'와 '테라'도 스팀 서비스 개시 후 제대로 효과를 본 게임이다.
엘소드에는 약 3800건의 유저 댓글 평이 달렸으며, 이 중에서 3200건이 긍정적인 반응이다. 테라는 스팀 입점 이후 북미 서버의 동시 접속자가 3배 이상 증가하며 제 2의 전성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글로벌 유저 몰이에 성공했다. 테라는 여전히 스팀 차트 기준 이용자 순위 34위를 유지하고 있다.
▲ 스팀 입점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엘소드
'크로닉스'처럼 아예 스팀 글로벌 서비스에 집중한 케이스도 있다. 크로닉스는 지난 2월 국내 테스트 진행 후 7월부터 스팀에서만 서비스 진행중이다.
스팀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국산 게임을 해외에 소개하고 출시하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진 셈. 특히 인디게임 개발사는 개발사 계정별 최초 1회 게임 등록 시 100$만 지불하면 게임 소개 등록이 가능해 저렴한 비용으로 게임 알리기가 가능하다. 기업 개발사들도 스팀 온라인 게임 글로벌 출시 후 이용자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스팀에 입점한 모든 게임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스팀 입점을 통해 국내 시장 상황상 제대로 출시해볼 기회조차 없는 PC 인디게임과 온라인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 번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은 글로벌이다. 게임은 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다. 현재 모바일을 제외한 국내 게임시장은 위축된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디/기업 개발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찾고 있다. 이들의 경험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져 국내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본다.
[박찬빈 기자 eate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