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의 본 기능 외에도 최고의 게임기로 각광받는 아이폰으로 할만한 게임을 찾아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를 뒤지기 시작하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하고 앱스토어를 끄려는 찰나, '그것'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라면 역시 미소녀에 끌리는 법이다.

앱스토어에서도 아무래도 아이콘이 예쁜 앱에 한번 더 눈이 가는 게 사실. Chaos : HeadNoah는 앱스토어의 아이콘에 미소녀 캐릭터가 그려진, 그래서 접하게된 게임이다. 미국 앱스토어에서 34.99달러에 판매되고 있고,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한 무료 체험용 LITE 버전도 있다.

Chaos : HeadNoah는 비쥬얼 노벨 게임이다. 비쥬얼 노벨, 시각적인 요소가 있는 소설. 소설을 읽는 듯, 상황 설명과 등장인물간의 대사가 텍스트로 표시되고, 배경에는 현재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소의 배경 이미지나 대화중인 상대 캐릭터가 표시된다. 배경 음악이 흘러나와 몰입도를 높인다.

게임에 따라서 캐릭터의 대사를 성우의 목소리로 들을 수도 있다. 소위 야겜으로 알려진 게임들이 주로 이런 방식이다.

▲ 비쥬얼 노벨 게임식 기본 진행 화면

게이머가 할 일은 게임 진행을 위해 대사나 상황 설명이 끝날때마다 아이폰 화면을 터치하고, 선택지가 등장하면 선택을 해주는 것 뿐이다. 게임 진행은 간단하다.

게임의 기본 정보를 살펴보니 장르는 비쥬얼 노벨, 가격은 34.99$에 용량은 1.3GB, 17세 이상 이용가.

▲ 17세 이상 이용가. 서비스씬과 잔인한 요소가 혼합되어 있다.

17세 이상 이용가인 이유는 두 개였다. 미소녀 + 17세 이용가의 조합이라면 당연히 연두색 밑줄이 그어진 전자일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이 게임은 아쉽게도(?) 약간의 서비스씬에 그로테스크, 공포가 적절히 짬뽕된 빨간색 밑줄의 게임이었다. 서비스신을 기대하고 플레이 했다간 첫 이벤트 씬에서 낚였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 호러, 공포 게임은 아니다. 미소녀가 등장하지만 어둡고, 암울하며,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하다.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부터 암담하다. 니시죠 타쿠오미, 시부야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지만 학교에는 유급당하지 않는 최소 등교일수만 채우는 히키코모리,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잔뜩 진열해놓은 어두운 컨테이너 방 안에 온라인 게임만 하는 히키코모리 + 오타쿠다.

▲ 주인공의 책상 앞. 온라인 게임 폐인 + 애니메이션 오타쿠 + 히키코모리라는 필수 요소를 모두 갖췄다.

추가로 주인공은 현실과 망상을 심각하게 한다는 설정이며, 주인공의 망상이라는 요소가 게임의 주요 축이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여러 선택지를 만나며, 선택을 해야 한다.

주인공의 온라인 게임 친구와 수영복 취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교 수영복과 선수용 수영복 중 어느쪽이 취향인지 선택하는 사소한 선택지부터, 망상을 통한 극과 극의 전개 선택까지. 선택지의 선택 결과에 따라서 게임의 내용이 연두색 밑줄 게임에서 빨간색 밑줄 게임을 넘나들게 된다.

▲ 내 수영복 취향은?

화면 우측과 좌측에 갑자기 연두색 버튼과 빨간색 버튼이 등장하는 선택지는 주인공의 망상을 선택하는 부분이다. 연두색 선택지는 훈훈한 망상을 볼 수 있는 긍정적 선택지, 빨간색 선택지는 그로테스크하고 공포스러운 망상을 보게되는 부정적 선택지다.

망상 선택 시스템과 전개가 상당히 독특하다. 게임 초반 주인공의 여동생 나나미가 주인공의 컨테이너 방에 찾아와 히키코모리 오빠의 생사(?)를 확인하는 이벤트가 있다. 나나미가 주인공이 먹다 놔둔 콜라를 병째 마시는데, 여기서 주인공이 그 모습을 보며 망상 선택지가 등장한다.

▲ 히키코모리 오빠의 생존(?)을 확인하러 온 여동생 나나미.

화면 우측의 빨간색 버튼을 선택해봤다.

▲ 당황스러운 전개1

나나미가 콜라를 마시더니 피를 토하며 죽어버렸다. 이 무슨 황당한 전개냐고 분개하며 선택지에서 자동 저장된 파일을 불러와 이번엔 왼쪽의 연두색을 선택해봤다.

▲ 으아니 !? 당황스러운 전개2

이번엔 콜라 병째 마신 나나미가 오빠와 간접 키스했다고 좋아하더니 얼굴을 들이민다. 이건 또 무슨 전개인가!

▲ 는 망상. 나나미는 죽지도 않았고 입술박치기를 시도 하지 않았다.

아하, 망상이구나(...) 빨간색 선택지도 주인공의 망상, 연두색 선택지도 모두 주인공의 망상이었던 것이다.

게이머는 이런 히키코모리 오타쿠 망상증 환자인 주인공의 시점으로 게임을 진행하며 시부야에서 펼쳐지는 엽기적인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여러 인물들과 만나며 비밀과 미스테리를 풀어나간다. 혹시라도 플레이 해볼 마음이 생긴 사람을 위해 이 이상의 스토리 설명은 생략한다. 비쥬얼 노벨은 스토리가 생명!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다소 어둡고 음침하지만 흥미로운 스토리와 그로테스크한 그림, 폭력적인 표현이 나오는 게임을 좋아하면 플레이해볼만 하다. 이 게임은 용량이 1.3기가나 되어 다운받는 시간이 길다. 게임 설정에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굳이 해볼 필요 없이 아래 게임 이미지를 보고 뒤로가기를 눌러도 충분하다.

게임 이미지

[박찬빈 기자 eater@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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