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노라. 보았노라. 해골왕을 이겼노라"
이는 로마의 유명한 정치인이자 장군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전쟁에서 승리 직후 보낸 승전보에 썼던 말을 약간 각색한 것으로 세계 최초로 '디아블로3'의 베타테스트 버전을 체험한 기자의 머릿속을 맴돈 문구이기도 하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현재까지 약 2,0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는 단일 IP로는 세계 최대 판매 반열에 속하는 수준이다. 연이어 히트한 인기 타이틀에 10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인 만큼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게임의 베타테스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개발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는 지난 5월 개최된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7월~9월)'에 베타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 밝힌 정도.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최근 전 세계 기자단을 미국 본사로 초청해 '베타테스트 버전'의 시연회를 진행한지라 조만간 물 위로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연회에 앞서 진행된 개발팀 인터뷰에서는 북미에서 가장 먼저 베타테스트를 실시하고 시스템을 보완해 국내를 포함한 각 지역으로 확장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임박했다. 미리 체험한 베타테스트 버전은 이렇다"
'디아블로3'의 베타 버전은 액트1의 약 40% 정도가 공개되고 이를 체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 정도다. 모두 완료하더라도 게임의 진행은 계속되고 지도는 무작위로 생성돼 게임을 충분히 익히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게 개발팀의 설명.
▲ 디아블로3 베타 버전 스크린샷
베타 시연회에서는 시간관계상 첫 번째로 만나는 보스 몬스터인 '해골왕' 레오릭왕까지 가는 퀘스트 과정을 대폭 줄여 약 1시간 분량으로 압축한 버전을 선보였다. 이는 솔로잉 플레이 시 소용되는 시간이고 4인 파티를 기준으로 약 40분 정도가 소요됐다.
캐릭터는 이미 공개된 다섯 직업인 야만용사, 부두술사(전 의술사), 마법사, 수도사(전 수도승), 악마사냥꾼을 모두 플레이가 가능했다.
디아블로3의 캐릭터는 공격력과 정밀도, 방어력, 활력 등 네 가지 능력치를 갖고 이는 전작과 달리 레벨업시 자동으로 수치가 상승한다.
축하합니다. 2레벨이 되었습니다.
레벨이 오르면 여러 기술이 함께 강력해집니다.
공격력이 2증가했습니다.
정밀도가 1증가했습니다.
방어력이 2증가 했습니다.
활력이 2증가했습니다.
▲ 베타 버전 야만용사로 레벨업 시 나타나는 문구(확정 아님)
또한 액티브 스킬(기술)도 자동으로 습득하며 레벨 업 일정 구간별(기본2개-6-12-18-24레벨에 1개씩 확장)로 액션창에 등록할 수 있는 스킬의 수가 확장되는 방식이다.
여섯 칸의 액션창에 등록할 수 있는 스킬 수는 모두 5개다. 단축키 1,2,3,4,를 사용하는 네 칸과 마우스 우클릭과 좌클릭 두 칸을 합쳐 한번에 등록가능한 스킬의 최대 갯수는 여섯 칸이다. (액션창 1칸은 물약 공간)
베타테스트 버전은 29레벨까지의 액티브 스킬이 활성화되며 직업 별로 약 20여 개 이상의 스킬이 준비됐다. 패시브 스킬은 10-20-30레벨 때마다 1개씩 열리며 지난해 열린 지스타2010에서 선보였던 특성시스템은 사라졌다.
▲ 좌측의 특성 시스템 창은 이번 시연 버전에서 사라졌다.
"간편한 조작으로 손맛나는 전투를"
'디아블로' 시리즈는 마우스 두 버튼과 키보드 단축키 몇 개만의 조작으로 게임 플레이를 완벽하게 조작할 수 있는 특징은 3편에서도 그대로였다.
게임은 외형적으로 3D그래픽을 입히며 스크린샷으로 접했을 때는 전작과는 다른 이질감을 준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느낌은 '디아블로2'의 흥행 요소로 손꼽혔던 짜릿한 손맛과 타격감, 몰입을 돕는 분위기, 간편한 조작, 다수의 몬스터를 순식간에 녹이는 전투 방식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특히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전투는 스킬에 사용되는 게이지의 회복력이 높고 몬스터 사냥 시 일정 확률로 드랍되는 체력을 회복하는 구슬 등과 함께 난타전은 계속돼 전투에서 재미를 이끌어내는 블리자드의 장점은 '디아블로3'에서도 계속된다.
캐릭터 생성은 커스터마이징은 불가능한 대신 전작과 달리 성별 선택은 가능해 총 10개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데 여성 야만용사나 여성 수도사는 선입관 때문인지 약간 어색했으나 마법사나 부두술사, 악마사냥꾼은 남,녀 캐릭터 모두 캐릭터의 고유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 디아블로3 베타 버전 캐릭터 선택창
캐릭터 생성을 마치면 캐릭터 선택창으로 이동된다. 이곳에서 파티를 구성하거나 바로 솔로잉으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게임 방식은 PVE 모드인 캠페인(Campaign)과 PvP 모드인 대결(Versus) 두 가지 메뉴가 있으나 베타 버전에서 캠페인만 플레이할 수 있다.
캠페인은 새로 시작하거나 기존 퀘스트를 반복해서 수행할 수 있다. 기자는 최초의 플레이 때 시연회에 참석한 동료 기자들과 함께 '풀 파티'인 4인 파티를 구성해 진행했다.
이 파티는 마법사(본인)-수도사-악마사냥꾼-부두술사로 구성됐고 직업 별로 역할이 고정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와 달리 모두가 딜러를 담당하고 회복기를 가진 수도사가 보스 전이나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할 때 '일명' 몸빵 역할인 탱커 역을 수행해도 충분했다.
이는 기본 게임 플레이가 전작과 다르지 않음을 의미하고 쉽고 타격감 높은 전투를 지양하는 게임의 요소와도 잘 들어맞음을 뜻했다.
"신 트리스트럼, 케인을 구하라"
처음 게임에 접속하면 대성당이 위치한 신 트리스트럼 근처에서 시작되고 수행해야 할 임무는 '하늘에서 떨어진 불벼락' 이다. 마을 앞에서는 민병대와 되살아난 시체가 교전을 펼치고 있다.
교전에 참여해 그들을 도우면 그들의 대장 럼퍼드가 마을 안 '죽은 송아지 여관'에서 NPC 레아를 만나라 한다. 레아는 디아블로3 세계관과 배경이야기의 이해를 돕는 캐릭터로 1편에서부터 캐릭터를 돕는 데커드케인이 입양한 조카라는 설정이다.
▲ 디아블로3 베타 버전 스크린샷
레아는 하늘에서 별이 떨어진 곳에서 살아남았지만 데커드 케인은 오래된 대성당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그를 찾아보려 했지만 이미 죽은자들이 되살아나고 있어 마을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온 상태.
그녀와 만난 시점부터 게이머는 사소한 이벤트 임무를 수행하며 성역에 도처한 문제점을 해결에 나선다. 레아 근처에 책상을 살펴보면 클릭이 가능한 아이템이 있는데 이는 바로 '레아의 일지'다.
이는 와우에서 읽기가 가능한 책처럼 게임의 배경이야기와 일화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퀘스트 창의 일지 탭을 통해 발견한 일지들을 재확인 할 수도 있다.
레아의 일지(1)
엿새 째 공격을 받는 상황인데
아저씨는 아직도 행방불명이다.럼퍼드 대장과 다른 이들은 희망을 놓아간다.
믿음을 잃지 말라고 말했지만...조만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럼퍼드 대장과 다른 이들은 희망을 놓아간다. 믿음을 잃지 말라고
말했지만... 조만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 베타 버전 레아의 일지(1) 내용
레아와 대화를 마치면 럼퍼드 대장의 부탁을 도와 되살아난 시체들을 처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필드에서는 우물이나 동굴, 지하실 입구 등 클릭이 가능한 구조물이 있는데 이를 클릭하면 작은 던전으로 이동하게 된다.
작은 던전에서는 몬스터를 만나거나 행운의 아이템을 획득 할 수 있는 보물상자를 발견할 수 있다.
대충의 사냥 퀘스트가 끝나면 '본격적인 케인 찾기' 임무가 이어진다. 먼저 대성당의 문을 열어야 하고 열쇠는 '아드리아의 오두막 집'에 위치해 있다. 아드리아는 1편 트리스트람 마을에 등장했던 NPC로 자신을 마녀라 칭하고 비전 마법에 능한 신비의 존재였다. 3편에서 밝혀진 비밀 가운데 하나는 레아가 바로 아드리아의 딸이라는 설정.
레아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이후 데커트 케인 손에 자랐다고 전한다. 이때 죽은 경비대장이 되살아나고 임무는 그를 처치하는 것으로 바뀐다. 이 퀘스트를 완료하면 '요르단의 단지'를 보상으로 얻는데 이는 아이템을 금화로 바꿔주는 마법의 가마솥이다.
"사냥에 집중해, 마을은 메인 퀘스트 완료시에만"
이는 소지품 창 좌측에 장착이 가능한데 3편에서는 이러한 편의성을 제공하는 아이템이 세 종류가 있다. 앞서 설명한 요르단의 단지 외에도 아이템을 분해해 제작아이템의 재료인 고철로 만드는 네팔렘 단지와 전작의 귀환의 두루마리(타운포탈)의 기능을 담당하는 아이템도 있다.
▲ 예전 소지품창, 좌측이 최초 공개 당시, 우측이 알파. 지금은 또 다르게 변경됐다.
즉, 사냥하며 획득하는 아이템이 소지품 창을 가득 채우면 사냥터에서 바로 고철로 만들어버리거나 네팔렘 단지에 팔아버리면 되기 때문에 '퀘스트 완료'라는 특별 활동 외에는 굳이 마을에 가야 할 이유가 없다.
퀘스트의 완료 방식도 '와우'와는 다르다. 마을에서 수령받고 사냥터에서 수행 후 마을에 돌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사냥터에서 바로 완료가 되고 이야기의 흐름을 좇아가는 '메인 퀘스트'의 경우 다음 연계 퀘스트에서 마을에 돌아가야하는 것이 임무인 형태다.
즉, 퀘스트 보상을 위해 마을에 돌아간다는 의미보다는 메인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서 마을로 가고 그 외 이벤트 퀘스트나 단순 사냥을 즐길 때는 마을을 머릿속에서 잊어도 괜찮다.
이러한 방식은 블리자드의 개발진들이 전작인 '디아블로2'와 온라인게임 '와우'를 서비스하며 게이머들이 불편해하는 점들을 살펴 개선하고 게임을 즐겁게 즐기기 위해 필요한 요소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파티 구성도 단순해졌다. 캐릭터 선택창에서 친구 추가된 상대를 바로 초대하고 게임을 진행 중에도 친구를 바로 방으로 초대하고 게임 중인 친구의 방으로 접속하는 것도 간편해졌다.
"전작의 경험으로 불편함을 개선, 편의성 강화"
▲ 디아블로3의 개발 소식을 최초로 발표했던 WWI2008 현장
앞서 이야기한 게임 체험담을 모두 종합하면 3D로 재탄생한 '디아블로3'는 전투 방식의 재미는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며 이질감의 최소화 했고 게임 진행의 편의성은 대폭 강화했다.
거기에 이번에 발표된 경매장 시스템으로 게임의 핵심콘텐츠인 '무작위 아이템의 수집'을 즐기기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 낸 것.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특히나 히트작의 후속작을 개발하는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을 정공법으로 풀어나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횟수만으로 6년이고 간간이 공개됐던 게임의 시스템은 수차례 뒤바뀌었다.
그들은 말한다 "우리의 작업의 모든 부분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다시 구성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단순한 방식입니다. 적어도 다섯 번 이상 다시 만들지 않으면 시장에 내놓지 않습니다. 그것이 블리자드 방식이죠"
"스스로 만족하지 않는 게임은 절대 출시하지 않는다"
▲ 디아블로3 개발팀, 좌측에서 두 번째가 개발 총괄 제이 윌슨 디렉터
블리자드는 그렇게 알려진 고집스러운 의지 덕분에 출시한 대부분 작품이 히트작이 됐고 '디아블로3' 역시 이 공식 안에서 개발 중이라 밝힌다. 그래서 그들은 출시일이나 베타테스트 시작 일정을 묻는 질문에 웃으며 답한다 "개발이 모두 완료되면 출시됩니다"
그래도 시간이 제법흘렀고 게임은 완성돼 간다. 베타테스트 시연 버전까지 공개된 현시점 이제 베타테스트는 확실히 임박했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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