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를 즐기는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쏘는 맛이 좋은 FPS가 정말 재미있다고.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FPS 게임들은 하나같이 쏘는 맛이 일품인 게임들이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쏘는 맛이 살아있는 FPS란 어떤 게임인가? 간단하다. 총격에 맞은 적의 반응이 실감나는 게임이 바로 그것이다.
'솔저오브포춘'은 하드고어 FPS 게임이다. 총에 맞거나 수류탄의 폭발 범위에서 데미지를 입은 적의 사체가 분해(?)되며 처참한 모습으로 쓰러진다. 물론, 총에 맞았다고 해서 모두 사체가 분해되는 것은 아니다. 돌격 소총이 대 우주인 용 결정 병기가 아닌 이상, 5.56mm 탄에 맞았다고 해서 팔 다리가 떨어져나가는 것은 분명 오버지 않은가.
하지만, 수류탄에 맞으면 사체가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감은 물론, 상, 하체가 분리되거나, 혹은 한 덩이의 고기덩어리로 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런 잔인한 표현이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드고어한 연출이 게임 내 쏘는 맛을 잘 살려준다는 점이다.
조준 사격 시스템은 지향 사격과 조준 사격을 구분, 지향 사격의 원거리 명중률을 하락시키고 조준 사격의 명중률을 상향 시킨 시스템이다. 패키지 FPS 게임 장르, 특히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즐겼던 이들이라면 조준 후 격발이라는 이 시스템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 총을 쏠 때, 조준의 과정을 생략하고 어깨 아래로 총을 내린 상태로 총구만 적 방향으로 지향 한 상태에서 총을 쏘면, 근거리가 아닌 이상 적을 제대로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껏 우리가 즐겨온 카운터 스트라이크 스타일의 FPS처럼 지향사격 자세로 수십 미터 이상 거리의 적을 헤드샷 시키는 것은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준 사격 후 적을 쏘는 이 시스템은 게임에 현실감을 제공하며, 몰입감을 증대시킨다. 가늠좌에 겨눠진 적을 명중시키는 그 맛은 크로스 헤어로 적을 맞추는 그 느낌과는 차원이 다른 짜릿함이다.
지금껏 FPS 에서 근접전이란 대검을 이용한 공격이 전부였다. 하지만 '솔저오브포춘'은 액션 게임 이상의 박력 넘치는 액션이 가능하다. 총의 개머리판을 휘둘러 적을 처치하거나, 날아 차기를 이용해 적을 쓰러트릴 수도 있다. 나에게 접근하는 적을 뒤돌려 차기로 격퇴하는 것도 가능하다. 멀리 떨어진 적에게 나이프를 던지는 것도 가능하다.
적과 근접한 긴박한 상황에서 총알이 순간적으로 바닥이 난 상황. 보통 지금까진 이리저리 뛰며 재장전을 하고 다시 적을 맞추거나 권총을 꺼내 들거나, 칼을 손에 쥔 체 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이 전부였다면, '솔저오브포춘'에선 그 선택의 폭이 무척이나 다양하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적을 발차기로 쓰러트리거나 혹은 개머리판을 휘두르거나, 또 그것을 피하면서 나이프를 던지거나 하는 것은 게임 플레이의 다양성은 물론, 유저에게 강렬한 손맛을 느끼게 한다.
엄폐물 뒤에서 숨죽이고 기회를 보고 있다. 이미 적의 총구는 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나의 예상 진로를 조준하고 있을 것이다. 연막탄을 던지고 재빠르게 튀어 나간다. 하지만 적의 날카로운 사격은 나를 쓰러트리고 만다. 그 순간 갑자기 ‘룰루랄라~’ 하며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들린다. 날 쓰러트린 적이 즐거워하는 것 같다. 갑자기 투지가 불타오른다. 짧은 리스폰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리스폰 후 얼마간, 날 쓰러트린 적의 위치가 게임 화면에 표시된다. 이제 복수의 시간이다.
'솔저오브포춘'에는 유저의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많다. 위에서 언급한 상황이 대표적인 예이다. 보통 FPS 게임에선 채팅으로 놀림 당해 화가 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게임은 시스템이 쓰러진 유저들을 자극한다. 순간적으로 투지가 불타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거기다가 남자라면 더욱 발끈할 수 밖에 없는 요소도 존재한다. 지금껏 FPS엔 머리를 조준해 한 방에 쓰러트리는 헤드 샷이 유일한 특수 샷이었다. 헤드 샷을 당해 쓰러지면 쓰러진 상대와 쓰러트린 상대 모두 이를 상징 하는 마크가 노출된다. '솔저오브포춘'은 헤드 샷 외 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호두샷(너트샷)이다. 전문 용어로 영 좋지 않은 곳에 총을 맞음이라고도 한다. 남자의 중요한 부위를 쏴 맞추면 맞은 적은 그 부위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하며 쓰러진다. 남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그 고통이 모니터 밖으로도 느껴지는 기분이다.
지금까지 FPS 유저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은 계급과 킬/데스 비율이 전부였다. 하지만 '솔저오브포춘'은 호칭, 즉 네임 태그’가 제공된다.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얻을 수 있는 네임 태그는 게임 상에서 나의 실력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마치 MMORPG에서 업적을 달성하는 느낌을 FPS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과시하는 것을 즐기는 유저들에겐 이 시스템은 환영할만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계급은 오랜 시간 게임을 플레이 하면 되는 것이고, 킬/데스 비율은 다른 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네임태그는 즉각 어필이 가능하며, 수시로 교체할 수도 있다.
'솔저오브포춘'은 웰메이드 FPS게임이다. 깔끔한 그래픽과 박력 넘치고 사실적인 사운드는 물론, 게임 내 깨알 같은 시스템들이 잘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기 개조나 아이템을 장착하면 외양이 변경되고 실제 공격력 및 명중률, 방어력 등이 올라가는 요소는 오랜 시간 즐길수록 자신의 손에 맞는 캐릭터로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게임조선 편집국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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