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사전 공개서비스(이하 Pre-OBT)에 돌입한 EXC게임즈의 신작 MMORPG '레전드오브블러드(이하 레오블)'는 국내 대표 MMORPG '리니지'를 타겟팅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국내 많은 게임들이 '리니지'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게임들이 중도 하차하거나 소수의 마니아 층으로 유지되고 있는 전례를 '레오블'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해 낼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즉, '레오블'은 '리니지'를 따라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뱁새가 될 것인지, 아니면 미운 오리로 시작했지만 미래에 백조가 돼 '리니지'의 계보를 이을 것인지 게이머들의 판단을 기다리는 셈이다.
▶ '레오블'안에 살고있는 '리니지', '리니지2'
게임의 전반적인 특징을 설명하기 전 '레오블'의 게임 플레이를 위해 진입하는 과정에서부터 익숙한 인터페이스가 눈에 띈다.
처음 게임을 설치한 후 접속을 위해 홈페이지에 로그인 한 후, 게임스타트를 클릭하면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익숙한 창이 팝업 된다.
게임의 접속하는 과정에서 '리니지'의 모습이 보였다면 캐릭터 선택 창은 '리니지2'에 접속한게 아닌가 혼동될 정도로 흡사한 모양새를 띄고 있다.
게임의 접속하는 과정에서부터 형님들에게 혼동을 줄 정도의 비슷함이 있었다면 게임의 시작이후 '레오블'의 본격적인 '리니지 따라잡기'가 시작된다.
▶ 직업 디자인을 할 때부터 '리니지'였다?!
현재, '레오블'의 캐릭터는 워리어, 레인저, 로드 등 총 3개의 직업군이 공개됐으며, 차후 3개의 직업군이 추가될 예정이다. 직업의 특징을 살펴보면, 워리어는 스킬을 배제한 근접 평타 위주의 전투 스타일, 로드는 10레벨이 되면 길드를 창설할 수 있으며 길드원에게 버프를 주거나 특정 타겟을 표시할 수 있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레인저는 활을 주 무기로 사용하며 마나를 다룰 수 있어 마법에도 능한 캐릭터로 묘사됐다.
즉, 현재 '레오블'에서 선택 가능한 세가지 캐릭터는 '리니지'의 기사, 군주, 요정과 흡사하다. 그리고 스텟에 따라 전투스타일을 3가지로 나눈 세부 직업군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다른점이라 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캐릭터의 성향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내세우기는 빈약하다.
▶ 지역을 들여다보니 '말하는 섬'과 본토, '요정족 마을'이 존재한다
게임에 접속하면 인간종족인 휴먼, 로드는 게임 내 대륙에서 떨어진 섬에 위치한 엘렌마을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엘프종족인 레인저는 본토 내에 가상 우상단에 위치한 자신들의 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그리고 이 곳에서는 초보들을 위한 버프 마법 지원 및 치료사 등이 초반 레벨업에 도움을 주며, 이후 적정레벨이 되면 본토로 진출하는 방식 역시 '리니지'의 초보 지역인 말하는 섬과 요정족 마을의 컨셉과 일치한다.
이와같은 지역의 배치는 처음 '레오블'을 접하는 유저들이 3D상에서 구현된 지역들을 거부감이 없다는 점에서는 높히 평가할 수 있지만, 게임의 자체적인 차별성에서 타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점은 여전히 찝찝하다.
▶ 3D버전 '리니지'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물론, 캐릭터와 지역의 구분이 우연히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의 존재하는 몬스터의 분포까지 같다면 그냥 같다고 봐야하는 것이 무방하지 않을까?
휴먼 종족의 초보자 마을을 떠나 새로 도착하게 되는 휴렌마을은 리니지의 글루딘 마을과 흡사하다. 항구에 밀집한 지형 외에도 마을 밖에 나가서 만나게 되는 몬스터가 웨어울프(늑대인간), 라이칸스로프, 오우거 등 실제 '리니지'의 글루딘 마을 초입부에서 만날 수 있는 몬스터가 있었다.
▲ 설마하고 접속해 확인해 보았더니 웨어울프(늑대인간)이 반갑게 맞이해 줬다.
뿐만 아니라, 요정족 마을을 나오면 바로 만나게 되는 몬스터가 우르크(오크)다. '리니지'의 요정을 육성해본 유저라면 요정족 마을 근처 오크몬스터가 종류별로 등장했던 화전민 밭을 떠올릴 것이다. 더욱 가관인 부분은 '리니지'의 오크 목걸이 수집 퀘스트와 같은 우르크의 목걸이를 수집하는 퀘스트까지 똑같다는 점이다.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레오블'이 '리니지'를 타겟팅 한 사실은 게임 내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으며, 흡사하거나 아예 같은 시스템 등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레오블'을 즐기는 유저의 대부분은 게임상 채팅을 통해 데이,젤 등 '리니지'에서 사용되는 특정 아이템명을 사용하고 지역의 구분이나 게임 내 분쟁 역시도 비슷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하지만, '레오블'은 '리니지'가 지금까지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생겨난 많은 에피소드와 게임상에서 유저들이 만들어온 질서까지 흡사하게 만들지 못했다.
우선 게임 내 몬스터를 가로채어 아이템을 뺏는 스틸이 너무 왕성하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리니지'의 불문율인 타인이 공격하는 몬스터를 때리는 것은 매너에 어긋난다는 점이 '레오블'에서는 남이 치는 것은 운 좋으면 뺏고 아니어도 '본전' 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막무가내 공격하는 것이 팁으로 공유될 정도다.
이도 그런것이 게임 내에서 고가의 거래되는 아이템을 얻고자 하는 유저들이 몰리는 사냥터에는 몬스터 한 마리도 모두 확률이라고 생각하며, 이같은 행위에 따르는 책임이 몇초간의 적대 캐릭터로 변하는 것이 전부고 적대 상태에서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지 않는 다는 점 때문에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성을 보유한 거대 길드의 세금 폭리와 지역 통제도 나타났다. 게임의 초반 성을 점령한 길드에서 중심 마을인 휴렌마을의 세금을 폭리로 걷는가 하면 일정 지역의 던전의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같은 모습은 '리니지'에서도 나타났던 모습이지만 그 시기가 적절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지난 13년간 서비스를 해온 '리니지'는 거대 세력이 게임 내 희소성 높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던전이나 경험치 획득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지역을 통제하는 경우가 있었다.
허나 이같은 움직임은 '리니지' 내에서 거대한 세력에 반해 저항할 수 있는 세력이 구축돼 있었고, 그만큼의 긴 시간동안 형성된 게임 내 커뮤니티로 억압과 저항 등의 시나리오가 연출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오블'은 현재 사전공개 서비스의 7일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신규 유저가 대부분인 상태다. 게임을 처음 즐기는 유저가 게임을 시작함과 동시에 통제와 폭리같은 장애물을 인지한다면 더욱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겠다는 동기부여보다 '게임이 어렵다','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등의 요소로 작용해 결국 적응을 못하고 이탈하게 만든다.
또, '레오블'의 오픈 초반, 새로움이나 신선함 보다는 기존 게임의 재미를 다시한번 느끼고 싶어 찾아온 많은 유저들 중 거대 길드나 세력을 구축한 유저들 외에 소소한 재미를 찾는 유저가 적어지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 채팅창을 통해 통제에 불만을 표출하는 유저들
▶ '리니지'의 오마쥬인가 짝퉁인가?
'오마쥬'는 영화나 예술작품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을 이르는 용어다.
'레오블'의 장점은 '리니지'에서 시작된 국산 MMORPG의 초기 형태를 3D로 옮겨 놓은 듯한 이 '오마쥬'에 있다. 친숙함을 전면에 내세워 게임의 홍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또 하나의 사회가 형성되는 것을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는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세세한 부분이 '리니지'와 '유사'가 아닌 '일치'한다는 점이다. 과연 3D와 2D의 차이를 빼면 과연 이 둘의 차이점을 찾아 낼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거기에, 통제, 폭리, 몬스터 스틸 등 그동안 많은 MMORPG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됐던 부분이 그대로 나타난 점도 기획된 의도라고 보기엔 유저들에게 너무나 안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 '레오블'이 사전 공개서비스 중이란 점에 비춰 많은 변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의 모습까지 '리니지'의 전철을 그대로 밟기만 하는 것이라면 게임의 미래는 없다.
[정우순 기자 soyul@chosun.com] [game.chosun.com]
▶ [일정] 'KUF2' 깜짝 테스트 외 신작 2종 테스트
▶ 엔씨 야구단, 구단명 공모에 영구지정좌석/순금입장권 걸었다
▶ 4월말 테스터 모집에 앞서, 아키에이지 새로운 BI 공개
▶ 오락실 액션게임 향수 자극 '던파' 타겟 'H2' 첫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