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키보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기계식(메카니컬)이냐 아니냐.
PC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제조업체들은 대량생산이 용이하고 값싼 멤브레인이나 폼앤호일 방식과 같은 고무패드 스타일의 키보드를 많이 생산해 왔고, 비싸고 무거운 기계식 키보드는 점점 찾아보기 힘든 물건이 됐다.
기계식 키보드의 수요가 줄어들게 된 큰 이유는 구조적 이유에 따른 비싼 가격과 다소 시끄러운 타이핑 소음, 그리고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한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만의 장점도 있다. 뛰어난 내구성과 장시간 타이핑시의 피로감 완화, 정확한 키 입력 등이 그것인데, 이 때문에 기계식만을 고집하는 마니아가 아직까지 많이 남아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소음 부분을 최대한 억제한 기술들이 많이 도입돼 예전과 같은 '마치 총을 쏘는 듯한' 시끄러움은 사라져 다시금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많은 국내외 키보드 제조사들이 기계식을 선보이고 있는데, 특히 게이머라면 주목할만한 제품이 바로 레이저의 '블랙위도우' 제품이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로 완벽한 매크로 프로그래밍을 지원해 어떤 게임에서도 복잡한 입력이나 번거로운 조작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해주며, 1ms의 빠른 입력속도로 게이머에게 적합한 사양을 가지고 있다.
레이저 제품답게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이 키보드를 개발하기 위해 레이저의 디자인팀과 기술팀이 3년 동안 연구를 했다고 하니, 기계식 키보드를 사랑하는 게이머라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녀석이다.
▶ 블랙위도우 얼티밋 오픈 패키지
실제 블랙위도우 제품은 일반과 얼티밋의 두 종류가 존재하지만, 국내에는 코어게이머를 위한 얼티밋 버전만 정식 출시됐다.
고가의 제품 답게 꼼꼼하고 고급스럽게 포장돼 있으며 레이저 특유의 테두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카달로그와 설명서, 그리고 레이저 마크의 스티커가 포함돼 있다.
▶ 미려한 디자인, 푸른 빛의 5단계 백라이트
전체적으로 블랙풍에 하이그로시 광택의 상판과 레이저각인된 키캡은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또한 USBx2, 오디오, 마이크 연결 케이블은 엉킴을 방지하는 합사케이블로 마무리돼 있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키보드를 연결하면 블랙위도우의 특징중 하나인 푸른 빛의 백라이트가 각 키의 영문 문자에서 빛을 발하며 키보드 하단의 레이저 마크에서도 불빛을 확인할 수 있다.
푸륵색 LED로 빛을 발하는 키캡의 백라이트는 FN+F12키 조합을 눌러 '꺼짐-약-중-강-깜빡임' 순으로 5단계로 조명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키보드 우측에는 패스스루 방식으로 PC와 바로 연결할 수 있는 USB 포트와 오디오 출력, 마이크 입력 잭이 존재한다.
키보드 우측의 키패드 위에는 키보드 상태를 나타내는 인디케이터를 볼 수 있는데, C는 캡스락, 1은 넘락, S는 스크롤락 키의 On/Off 상태를 알려주며, 게이밍모드를 나타내는 녹색의 G마크와 매크로 상태를 나타내는 M마크가 표시된다.
▶ 체리MX 블루 스위치(청축)
기계식 키보드는 각 키가 독립된 스위치가 존재해 이 스위치의 품질에 따라 키압과 소음 부분이 결정된다. 블랙위도우에 사용된 스위치는 흔히 '청축'이라 불리는 것으로 독일의 명품 기계식 키보드를 생산하는 체리사의 MX블루 스위치가 사용됐다.
이 스위치 사용으로 블랙위도우는 최소 키압 50g에도 동작하도록 최적화 돼 일반 키보드보다 절반 정도의 깊이만 눌러도 키가 인식되고, 1ms의 응답 속도를 구현했다.
▶ 5개의 매크로키, 10개의 사용자 프로파일
블랙위도우가 게이밍 전문 키보드로 확실히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키보드 좌측에 있는 5개의 매크로 프로그램 키다.
매크로키를 프로그래밍하기 위해서는 전용 드라이버와 소프트웨어를 PC에 설치해야하며, 설치 후엔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설정이 가능하다.
하나의 매크로키에 다양한 키입력 액션을 프로그래밍해 넣을 수 있으며 입력 한도는 무한대에 가깝다. 또한, 무한 반복 기능까지 지원해 게임은 물론 오피스를 이용한 문서 작업, 이미지 작업 등에도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10개의 프로파일을 개별로 지정이 가능해, 게임별로 혹은 사용용도 별로 매크로키의 설정을 빠르게 전환하거나 기본 키의 입력조차 마음대로 바꿔 사용 가능하다.
▶ 게이밍 모드
여기에 추가로 게이머들에게 가끔 당혹감을 안겨주는 윈도우키의 입력을 방지하는 게이밍 모드가 존재한다. 게이밍 모드는 Fn+F11을 눌러 전환이 가능하며, 게이밍 모드 중에는 윈도우키가 작동하지 않아 게임 도중 실수로 눌러도 바탕화면으로 전환되는 불상사를 막아준다.
▶ 기계식 키보드가 필요한 게이머의 필수 아이템
하지만 완벽한 제품은 세상 어디에도 없듯이, 몇가지 아쉬운 점들도 있다.
우선 매크로 키의 위치가 기본 키보드 배치에 너무 가깝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자는 좌측 Ctrl 키를 누르려다 실수로 m5(매크로키 5)를 누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익숙해지면 정확한 손가락의 이동으로 오타없이 사용할 수 있겠지만, Ctrl키가 키보드 가장 끝 쪽에 있다는 인식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실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게이밍 키보드지만 USB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므로 동시 키입력은 6개가 한계다. PS/2 방식도 지원해 무한동시키입력도 지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지금까지 살펴본 블랙위도우 얼티밋의 모습을 보면, 이 제품은 기계식 키보드를 사랑하는 게이머를 위해 태어난 그들의 'MUST HAVE' 아이템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게이머를 세심히 배려한 게이밍 전용 기능, 빠른 키 응답속도, 매력적인 레이저의 디자인과 함께 기계식 특유의 키감까지 속부터 바깥까지 레이저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지금까지 등장한 최고의 게이밍 키보드 중 하나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규필 기자 darkstalker@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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