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작심했다. ‘블레이드앤소울’로 온라인게임의 그래픽 품질을 한단계 올려놨다.
온라인게임은 항상 비디오게임에 비해 그래픽 디테일 및 오브젝트의 표현이 뒤떨어진다는 이유로 비디오게임보다 낮은 품질을 갖춘 것처럼 비하되기도 했다.
다수의 게이머를 대상으로 PC에 최적화 해야 됐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부분은 존재했지만 실제로도 비디오게임이 항상 그래픽 면에선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이머가 게임을 접하며 가장 처음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그래픽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온라인게임이지만 고퀄리티 그래픽을 실현했다. 이번 지스타버전을 살펴보면 그래픽에 만전을 기한 개발진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언리얼엔진3로 구현된 게임 속 콘텐츠는 보는 이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지스타버전 첫머리부터 그래픽에 대한 각인을 시키고 본다. 오프닝 영상과 실제 게임플레이 화면은 동일한 소스이며 이질감이 없다.
특히, 최근 게임엔진의 발전으로 보다 손쉬워지긴 했지만 애니메이션은 물론 게임에서도 가장 어려운 표현 중 하나인 물과 비표현이 첫머리부터 등장한다는 점은 작심하고 그래픽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물표현은 물리 연산은 물론 물에 반사되는 광원 효과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표현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블레이드앤소울’ 지스타 버전 첫장면은 출렁이는 물, 캐릭터 외형을 적시고 튀는 빗줄기에 대한 효과로 한편의 3D 애니메이션을 연상하게 만든다.
개발진은 언리얼엔진3를 단순히 이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으로 대부분 수정해 게임에 최적화시켰다고 한다.
캐릭터부분을 살펴보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블레이드앤소울’의 아트 디렉터인 김형태가 디자인한 2D 캐릭터가 3D로 살아 움직인다.
2D와 3D는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있기에 원화와 실제 게임화면의 3D 캐릭터는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이러한 염려는 덜어도 될 듯하다.
김형태 AD의 캐릭터는 여성의 굴곡미 표현이 탁월하다는 특색이 있다. 하지만 그가 참여했던 전작을 보면 3D로 캐릭터가 변환되면서 특징적인 굴곡미가 퇴색됐으나 ‘블레이드앤소울’에선 그 느낌 그대로 담겼다. 여성의 표현이 훌륭한 만큼 선이 굵은 남성 캐릭터의 묘사도 기대를 충족시킨다.
이러한 캐릭터 표현을 위해 김형태 AD는 2D로 작업된 원화를 3D로 옮기는 작업에 대한 프로세스와 개발진간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또, 만들어진 캐릭터들을 보며 그는 ‘지금껏 개발된 게임 중 자신의 그림이 그대로 구현된 경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캐릭터들이 활동하는 배경은 눈길을 머물게 한다. 게이머가 잠에서 깨는 숙소 뒤에 보이는 펄럭이는 깃발은 물론, 기암절벽을 따라 흘러내리는 폭포수, 필드에서 전투를 벌이거나 물건을 나르는 인부의 모습 등은 기존 온라인게임처럼 제자리만 지키고 있는 요소들과는 차별점을 이뤘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오브젝트들은 각각 쓰임새가 있다. 나무를 나르거나, 만두를 먹거나, 부상자를 옮길 때에도 인벤토리 저장 형식이 아닌 캐릭터가 직접 들고, 먹고, 나르는 모습으로 표현돼 비디오게임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점은 그래픽요소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단순히 보는 즐거움만 제공하는 것이 각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본 튜토리얼을 마치고 적과 조우할 때엔 아무런 의미 없이 홍문파 마당을 노닐던 강아지와 새들에게도 의미를 부여한다. 동물마저도 헤치는 사악한 악당을 묘사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 효율적인 그래픽 효과와 개발진의 스토리성 부여가 맞아 떨어진 부분이기도 하다.
‘블레이드앤소울’ 지스타버전에서 선보인 그래픽 디테일과 배경 요소들은 적어도 엔씨소프트가 내건 시그니처 이스턴 판타지란 말이 단순히 꾸미기 위해 붙여진 말이 아니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개발진인 팀블러드러스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을 통해 온라인게임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있다.
[지스타10 특별 취재팀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