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게임은 필드를 전전하며 머리 쓰는 게 일인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공이 워낙 작기도 작지만, 골프채와 같은 직접적인 도구부터 시작해 풍향, 풍속, 잔디의 수준 등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매우 많아 액션 게임 하듯 막 하면 초장에 좌절하기 쉽다. 그래서 그런지 '타이거 우즈 PGA 투어 10'에서는 원반 던지기 놀이를 하는 '디스크 골프'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건 크게 의미 둘 부분은 아니다.
'디스크 골프'는 잔재미를 주는 미니 게임 하나 늘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정도다. 게임 자체는 9 때도 그랬고 8 때도 그래온 대대로 이어져 오는 그 처절한 '그린의 道'가 여전하다. '경력 모드'에서 만날 수 있는 PGA Tour 시즌, FedExCup, 토너먼트 도전 등에 자신의 실력 궤적이 그대로 나타나는 모드로 전작을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손이 가게 된다.
게임 자체가 연식을 늘려나가면서 난이도 자체가 어려워지고 그러는 건 아니라고 해도, Wii 하드웨어를 쥐어짜 또 다시금 새로운 기분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 보면 참 대단하다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토너먼트 도전'을 통해 골프 역사상 힘들었던 도전을 게임을 통해 몸소 겪어 보는 건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 닌텐도 Wii는 진득하게 하려고 맘 먹으면 할 게임 많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만나게 되는 건 인생이 다 그렇듯 결국 '변수'다.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혼자서 하든, 여럿이서 하든 자로 잰듯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크린 넘어 세상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풍향과 풍속이 변화무쌍하고, 필드의 잔디는 언제 만나도 객지에 나간 느낌이다.
게다가 Wii는 다른 게임기와 다르게 몸의 자세와 동작이 게임에 반영되는 모션센서 기반 컨트롤러를 쓰는 경우다. 자세가 삐딱하거나 힘이 쏠리는 육체를 가졌다면 나름대로의 요령이 생기기 전까지는 약간 짜증나는 경우가 빈발한다. 괜히 뱃살 좀 잡아보고, 허리 좀 토닥거리며 한다고는 해도 생각처럼 몸이 안 움직이니 괜히 우울해지는 것 아닌가 걱정될 때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컨트롤러만 붙잡고 하던 골프 게임에서는 접할 수 없는 독특한 재미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게임기에서 즐기는 골프 게임이 컨트롤러의 버튼과 키를 타이밍 맞춰 치며 즐기는데 비해, Wii로 나온 '타이거 우즈 PGA 투어 10'은 이런저런 자세로 골프채를 휘두르는 그런 재미가 강하다. 영화 속 케빈 코스트너처럼 당구 치듯 할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꽤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이 나올 수 있다.
▲ '앤서니 김' 선수도 볼 수 있어 더욱 정겨운 게임.
게임을 집중해서 하는 것만이 '타이거 우즈 PGA 투어 10'을 즐기는 방법일까? 그건 아니다. 15개의 미니게임을 보면, 짧은 시간에 승패를 가르는 '내기' 성격이 강한 것도 있고 튜토리얼 모드같은 것도 있다. 거실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회사 휴게실에 놓고 있다면 필드를 나가기 보다는 이런 미니게임으로 몸을 풀고 직장 동료와 밥 내기든 뭐든 쉽고 빠르게 승부를 내는 것도 플레이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타이거 우즈' 시리즈는 대대로 골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각종 내기 경기(?)의 룰을 꾸준히 보강해 그 자체도 상당한 볼륨을 자랑하도록 만들었다. 때문에 어르신들도 재미있는 골프게임이라고 추천해 주면 게임 자체의 퀄리티에 만족함과 동시에 실제 필드에서 하던 것을 게임 속에서 또 할 수 있다는 점에 더 놀라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래픽이야 그렇다 쳐도, 그 안에서 하는 것은 현실 그 자체랄까.
요즘 스포츠 게임 트랜드에 발맞춰 인터넷 멀티 플레이 모드를 제공하긴 하는데, 그 곳에 가면 고수들이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골프는 '자존심이 생명인 멘탈 스포츠'라 다 이기겠다는 각오로 들어오지 배우겠다는 자세로 오는 사람은 없다. 이는 고전 골프게임인 링스 시절부터 여전한 점. 이런 걸 보면 평소 싱글모드에서의 실력 단련이 매우 중요하다. 이겨야 재미도 더한 법이니까.
▲ 그린은 그래도 끝이라도 있지... 참으로 파도 파도 끝이 없는 골프의 길.
전체이용가 / 평점 : 9점(10점 만점)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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