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재미가 기대된다’와 ‘접근하기 어려워 미지수’라는, 원작이 있는 온라인 게임의 숙명과도 같은 두 가지 엇갈린 기대 속에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블록버스터급 FPS 게임 ‘배틀필드 온라인’.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이후 테스터들에게 건의된 여러 내용과 지적된 장단점을 토대로 게임의 재미를 높이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시도를 약 석 달의 준비기간 동안 진행하였고, 이제 그 결과물을 8월 4일로 예정된 두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선보인다고 한다.
과연 얼마나 벽을 낮췄고, 또한 얼마나 재미를 높였을까? 두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공개될 배틀필드 온라인의 컨텐츠들을 미리 살펴보았다.
▶ PvE 모드로 벽을 낮췄다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배틀필드 온라인의 다양한 탈 것들과 함께 하는 전투 시스템을 처음 겪은 게이머들은 기존 FPS 게임에 비해 전투 방식은 다양하지만 탈 것을 조종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말하기도 했다. 특히 지상전에 쓰이는 탈 것에는 비교적 빨리 적응한 반면, 공중전에 쓰이는 헬기나 전투기의 조종법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단축키를 알아도 어렵다’는 평을 들었다. 헬기와 전투기 조종의 가능 유무는 자연히 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의 계층을 나누는 기준이 되었고, 더러는 전투기나 헬기를 조종하지 못하는 게이머들이 배척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 공중을 날 수 있지만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헬기
이렇게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부터 게임이 ‘어렵다’라는 소문이 나거나 게이머들 사이에 소위 ‘계층’이 나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므로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이후 테스터들에게는 배틀필드 온라인의 일부 컨텐츠에 대한 진입 장벽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되었고, 이에 화답하여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개발사에서는 이런 취지의 컨텐츠를 몇 가지 선보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PvE 모드'이다.
PvE 모드로 처음 구현된 것은 헬기와 전투기의 조종 방법을 학습하는 미션인데, 헬기와 전투기의 탑승 방법이 어렵다는 점이 배틀필드 온라인을 처음 접한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가지는 애로사항이므로,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 PvE 모드 체험: 헬기 정찰 미션
배틀필드 온라인에 새로 구현된 PvE 모드는 게임의 기본 기능을 배운다는 측면으로 보면 다른 게임의 튜토리얼과 비슷하지만 미션의 내용을 살펴보면 조작법 등의 기초 수준에 해당하는 튜토리얼보다 좀 더 응용 수준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헬기 정찰 미션도 초급의 경우는 그냥 정찰 포인트를 통과하는 임무밖에 주어지지 않지만 중급 미션에서는 헬기를 공격하는 지상의 포탑을 파괴해야 하는 등 좀 더 발전된 조작법 및 무기 사용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초급 미션에서도 헬기에 마련된 다양한 무기를 발사해 볼 수 있다.)
↑ 헬기에 탑승하면 바로 미션이 시작된다
다른 게이머에게 공격 당할 걱정은 없는 PvE 미션이지만 헬기에 무적 모드 같은 것이 걸려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헬기를 잘못 조종하게 되어 작전 지역을 벗어나거나, 산 혹은 강, 건물 등에 충돌하게 되면 내구도가 감소하고, 내구도가 0이 되면 폭발해서 출발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내구도가 깎였다 해도 걱정할 것은 없는 것이, 원 모양의 정찰 포인트를 통과하게 되면 깎인 내구도가 회복되기 때문에 한 번쯤 실수를 해도 큰 문제는 없다. 정찰 포인트를 통과하면 다음 정찰 포인트가 위치하는 곳에 대한 방향 및 거리가 화면에 나타나게 되고, 미니맵에는 정찰 포인트가 어디에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선이 나타나게 되므로 그런 정보를 참고로 헬기를 조종하면 정찰 포인트를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 정찰 방향 및 지점은 미니맵과 화면에 표시된다
↑ 아무리 미션이라도 추락하면 곤란하다
헬기 조종을 좀 해 본 숙련된 게이머들은 1인칭 시점으로 조종하는 것이 편하지만, 헬기 조종에 경험이 전혀 없다면 C키를 눌러 3인칭 시점으로 변환한 후 조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신이 키보드를 누르는 데에 따라 헬기의 기수 및 수평, 스피드 등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초급 미션의 경우 배틀필드 온라인에서 헬기를 처음 조종해 본 사람이라고 해도 약 10분 정도면 완료할 수 있을 만큼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헬기를 조종하는 데에는 적절한 난이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것쯤 통과하는 건 식은 죽 먹기
[그림 03_06] 정찰을 다 하고 출발지에 착지하면 미션 클리어!!
덧붙여 전투기 역시 ‘전투기 정찰’이라는 이름으로 헬기 정찰과 같은 원리의 초급 및 중급 미션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전투기의 경우는 헬기와는 달리 전에 조종해 본 적이 없을 경우 조종에 익숙해지는 데에 헬기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물론 전투기가 배틀필드 온라인에서 최고의 위력을 가진 탈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과, 실제 전투기의 속도 및 비행 원리가 헬기에 비해 더욱 복잡한 것을 생각한다면 전투기 조작법이 어려운 것은 수긍할 만한 일이긴 하지만, 전투기에 대한 부분은 개발자와 게이머 모두 여러 모로 고민을 좀 해 봐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봇 플레이어의 전투능력은?
대규모 전투를 구현한 배틀필드 온라인에서는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들어 전투 규모를 더욱 늘려 최대 100명까지 한 번에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전투 규모를 100명까지 늘리는 시도는 이전에 다른 게임에서 시도한 적도 있었고, 진정한 전쟁을 구현하고자 하는 배틀필드 온라인이라면 100인 전투를 언젠가는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으므로, 필자는 전투 규모가 늘어난 양적인 면보다 그 전투를 내실 있게 꾸며주고 게이머들을 도와주기 위해 구현된 ‘봇 플레이어’(BOT Player) 시스템에 더 관심이 가게 되었다.
물론 봇 플레이어 시스템 역시 다른 게임에서 선보인 적이 있는 시스템이지만, 배틀필드 온라인의 봇 플레이어는 기존의 FPS 게임과는 달리 전투뿐만 아니라 각종 탈 것을 조종하고 대공포 등을 맡아 수비하는 역할도 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도맡아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 대규모 전투에서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실제 캐릭터 움직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본 봇 플레이어의 전투능력은 배틀필드 온라인의 모든 기능들을 이용하는 데에 별다른 부족함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정교했다. 차량 등에 탑승하여 주요 거점을 향해 한데 모여 쳐들어가는 움직임은 매우 효율적이고, 거점에 침입할 때에는 최소한 두세 곳의 루트를 통해 일제히 공격하거나 순차적으로 공격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만큼 움직임이 유기적이기 때문에 봇 플레이어를 상대하면서 ‘어차피 인공지능이니 한 방향에서만 침입을 막으면 된다’는 공식(?)에 따라 적의 봇 플레이어들을 무차별 학살하려는 생각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그러다가는 여러분이 도리어 학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중거리 이상에서의 적중률은 실제 게이머보다 좀 떨어지는 듯.
↑ ‘짱박혀’ 있다가는 기습당한다
이렇듯 봇 플레이어는 게이머의 상대가 되기에 충분한 움직임과 실력으로 여러분들에게 다소의 긴장감과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게이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게이머들에게 ‘게임 할 맛’을 나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데 그것은 봇 플레이어가 게이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들을 보조하도록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게이머가 저격병을 선택했다면 봇 플레이어들은 돌격병, 의무병, 대전차병 등의 게이머가 선택하지 않은 병과로 자동 설정되어 게이머들을 보조하면서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 탑승 요청에 의해 분대장 앞에 멈춰 선 지상 이동수단들
항간에는 이 시스템을 두고 ‘어차피 인공지능이라 멋대로 움직이지 않느냐’라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부터 구현되는 분대장 및 지휘관 명령어 시스템을 봇 플레이어가 동료가 되도록 설정한 게임방에서 사용할 경우, 게이머는 봇 플레이어를 자신이 구상한 전략에 따라 이동시키고 공격 및 이동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봇 플레이어를 지원하기 위해 차량이나 공습 지원 등을 할 수도 있다.
봇 플레이어는 분대장이나 지휘관이 된 게이머의 명령, 요청, 보고, 탑승 요구 등에 무조건 따르게 되어 있기 때문에 봇 플레이어를 적절히 활용하여 배틀필드 온라인을 하는 것은 대규모 전투에서 부족한 인원 수를 채울 수도 있다. 또한 게이머들은 분대장 및 지휘관 시스템을 잘 활용하여 자신이 앞장서서 적을 섬멸하는 선봉 부대장이 될 수도 있고, 주로 후방에서 적정을 살피며 지휘를 하는 야전 사령관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에는 봇 플레이어나 지휘관, 분대장 시스템이 없던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에 비해 여러 모로 좀더 체계적이고, 변화가 많은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추가되는 새 맵의 간략한 소개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에는 새로운 맵이 두 개 추가되는데, 바로 로드 투 잘랄라바드(Road To Jalalabard)와 샤키 페니슐라(Shaqi Peninsula)이며 이 맵 역시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공개되었던 카칸드, 자타, 페네트라처럼 배틀필드 2에서 많이 사랑 받았던 맵이다.
‘로드 투 잘랄라바드’는 협곡과 큰 호수로 둘러싸여 있고,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시가지인 잘랄라바드 안에서 난전과 우회 전술을 통해 지상의 여러 거점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전투가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맵으로서,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의 카칸드 맵과도 약간 비슷하지만 중규모 이상의 전투는 좀더 복잡하고 우회 기동 등이 중시되는 맵이라 할 수 있다.
↑ 복잡한 도시, 잘랄라바드 안에서 전쟁을 벌여야 한다
↑ 샤키 페니슐라는 USA 진영이 바다에 갇힌 컨셉의 맵이다
반면 ‘샤키 페니슐라’는 앞서 말한 ‘로드 투 잘랄라바드’와는 달리 각 거점들이 중심가를 제외하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축에 속하고, 중심가에 있는 거점들도 고저차 때문에 낮은 위치에 있는 거점 및 지역을 공격하기 좋은 전장이다. 따라서 이 맵에서는 수송 헬기 등의 공중 운송수단과 빠른 기동성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거점을 빨리 장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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