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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WWE 레전드 오브 레슬매니아 (P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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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세대와 'WWE'세대. 국내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은 본의 아니게 아예 철자 틀리게 세대가 구분된다. 지구환경을 위해 좋은 일 한다는 협회가 벌인 일이긴 한데, 이 일을 기준점으로 과거와 현재가 딱 나뉜다. 프로레슬링 엔터테인먼트 자체도 이 기준으로 전설의 시대와 슈퍼스타의 시대가 나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 중간에 걸치는 시간대가 '엣지튜드'라고 불리는 게 범상찮게 느껴진다.


THQ가 국내에 선보인 '레전드 오브 레슬매니아'는 과거와 현재는 물론, 엣지튜드 시대의 스타들까지 한데 만날 수 있게 제작된 타이틀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나온 WWE 프로레슬링 게임 중에서 돋보이는 로스터와 각종 게임 모드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이 게임은, 지금까지 만나볼 수 있었던 스맥다운 등 여타 게임과 달리 순수한 레슬링 팬 조차 '향수'에 빠지게 만드는 게임이다.


'향수'라는 묘한 정취가 있어서 그런지, 게임 타이틀에 실제 경기 영상을 군데군데 넣은 점이 인상 깊다.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조금만 뛰어도 헐떡거리는 게 눈에 보이는 헐크호건이 노란 팬티를 입고 날라다니는 그 때 그 모습을 '리라이브'를 통해 보면, 한창 프로레슬링을 AFKN을 통해 접했던 어린 시절에 봤던 장면이 생각나 한층 더 옛 추억에 빠져들 지경이다.



▲ 가장 빛났던 시기의 '스톤콜드 스티븐 오스틴'을 만나는 기쁨!


'현재의 슈퍼스타들을 골라 화려한 피니쉬 기술를 날리는 전략적인 게임 스타일'은 아니다. 컨트롤은 다소 둔탁하게 느껴지는데다, 텔레비전에서 봤던 그들의 모습과 달리 육덕져 보이는 건 사실이다. '안드레 더 자이언츠'는 딱 생긴대로 하는대로 인데, 문제는 웨이트 헤비급 선수들까지 그런 묵직한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반짝이는 화면 효과로 찰라를 놓치는 걸로는 커버하기가 다소 모자른 수준이다.


캐릭터들이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 보다 다소 무겁게 움직이다 보니, 경량급 경기 처럼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즐기기 보다는 프로레슬링 팬이라면 기억할 그 때 그 사람들을 데리고 링 안에서 논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찌보면, 이런 묵직함이 별다른 기술 없이 쇼맨쉽과 상황극으로 팬들을 울리고 웃겼던 옛날 정취를 더 잘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기믹'을 맛볼 상황 연출은 따로 없어 뭔가 허전하다.


위안이 될 부분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전설의 슈퍼스타들과 겨뤄본다는 것과 지금은 금지기로 묶여 텔레비전에서는 볼 수 없는 각종 기술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들일 것이다. 프로레슬링 기술들은 선수 하나의 목숨 또는 선수생명이 사그라질 때 마다 점점 더 밋밋해지는 편인데, 게임에서는 그런 걱정 없이 마구마구 기술을 쓸 수 있다. 아무래도 게임이라 이런 부분에서는 부담이 없다.



▲ 과거의 '전설'과 현재의 '전설'이 링에서 격돌한다.


WWE를 대표하는 '스맥다운 vs 로우' 처럼, 캐릭터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그런 모드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매치 업 하나하나가 '페이 퍼 뷰(PPV)'처럼 구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도 요즘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 처럼 어르신과 청년이 붙는 그런 참상이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한창 시절의 최고 모습으로 맞붙는다는 그런 즐거움이 있다.


이제는 완전히 은퇴한 분위기지만, 릭 플레어나 헐크 호건이 나와 노구를 이끌고 젊은 친구들한테 실컷 두들겨 맞는 걸 보면 재미를 떠나서 마음 한켠이 아린 것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나의 우상이었던 사람들이 '세상 참 먹고 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다 들게 만드는 그런 삶의 현장을 보여주니 이건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교육방송이 따로 없었다.


다행히 게임에서는 이런 아련한 느낌은 없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단, 게임 자체가 너무 추억에 빠져드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같은 장르 게임인 '스맥다운 vs 로우'가 매번 연작을 바꿔가면서 나름 혁신을 추구하는데 비해, '레전드 오브 레슬매니아'는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그런 냄새만 물씬 풍긴다. 그래도 완성도에 더 신경을 쓴다면 2편, 3편이 이어 나와도 될 게임으로 보인다.



▲ 취미생활에 '역사'가 있는 사람에게는 유독 뜻 깊을 타이틀.


15세 이용가 / 평점 : 6점(10점 만점)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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