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Wii는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다른 두 콘솔과 달리, 독특한 입지의 시장을 만들어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두 콘솔이 다 HD(High Definition) 환경과 CG 영상 등을 게임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는 것에 반해, Wii는 리모콘을 주된 인터페이스로 쓰는 색다름으로 무장하고 있다. 게다가 모션센서가 기본 내장이라, 그걸 이용한 색다른 플레이가 가능하다.
Wii의 기본 컨트롤러에 옵션으로 붙이는 눈처크까지 달면 글러브를 낀 것 처럼 양손으로 게임 속 캐릭터를 다룰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콘솔의 튜토리얼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Wii Sports'에서 재미있는 게임 몇 다뤄볼 수 있다. 이 타이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깊게 한 것이라면 '골프'와 '복싱'이었다. 맛보기라고는 해도, 콘솔이 지닌 역량을 엿보기에는 가장 훌륭했다.
골프와 복싱 모두, 매우 뛰어난 기기 활용도를 보여준 타이틀이 EA에서 나왔다. 골프는 '타이거우즈', 복싱은 '페이스 브레이커'가 잘 나왔다. 전자는 워낙 유명한 프랜차이즈라 Wii 게이머라면 모르기 어려운 것이긴 하나, 후자는 다소 생소할 것이다. '파이트 나이트' 등 현실감 넘치는 게임도 있는데, '페이스 브레이커'를 대표적인 복싱 게임으로 손꼽는 것은 하드웨어의 정체성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 때리고 싶게 생긴 캐릭터들이 맞을 짓을 한다. <- 꽤 중요한 부분.
닌텐도 Wii는 '1080p' 같은 Full HD 환경을 구현해주는 콘솔 머신이 아니다. SD 규격 화상이 적당하다. 컴포넌트 케이블을 쓴다고 해야 S-Video 출력보다 기분 상 나은 느낌이지, 기술적으로 완벽한 HD 환경을 제공하는 머신이 아니다. 이런 성능을 뻔히 알면서, 경쟁사 콘솔 처럼 땀이 흐르는 사실감을 원하는 건 무리다. 때문에 기술적으로 콘솔 성능에 맞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페이스 브레이커 K.O. 파티'는 그런 측면에서 Wii의 하드웨어 수준에 맞는 그런 비주얼과 컨셉을 지닌 게임이라 평가할 수 있다. 사실적으로 땀이 흐르고 피가 튀기는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게임기기 자체의 성능 안에서 치고 받는 즐거움에 집중한 무난함으로 무장했다. 어느 정도 한계를 긋고 게임을 디자인한 탓에 개발자들의 근성을 알아보기는 어렵지만, 무난하게 즐기기에는 딱 맞는 수준이다.
게임 진행은 'Wii Sports'에서 처럼, 기본 컨트롤러에 눈처크를 달고 양손으로 허공에 주먹질을 하며 상대방을 때려 눕히기 바쁘다. 실제 유명 복싱선수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현실감 넘치는 풋워크를 기대할 수 없는 타이틀이기 때문에 복싱경기를 보는 현실감은 없지만 구경하기에 좋은 웃긴 장면이 싸움 중에 곧잘 터진다. '뎀프시 롤' 같은 것만 더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그냥 개인적인 바램이랄까.
▲ 반칙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 김에 성질을 부려야 되는 특유의 '막장'이 컨셉.
타이틀 표지에서부터 '파티 게임'이라는 성격이 너무 명확해 인스턴트 게임으로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인지,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몇 가지 모드들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런 것을 하면서 심도 깊게 파기에는 게임 자체가 단순하다. 혁신적인 Wii 컨트롤러가 어찌보면 족쇄인 것이, 그렇게 해상도 높은 인터페이스가 아니어서 게임 자체에서 디테일한 것을 파기는 어렵다.
필연적으로 게임 모드나 시스템 자체는 가볍다. 컨트롤러가 주는 특이함도 가끔 가다 여럿과 즐기기에 적합하지, 혼자서 진득하게 수양을 닦을 그런 성격은 희미하다. 흔히 말하는 접대용 게임으로 가치를 부여한다면 꽤 오래 콘솔 옆에서 장수할 수 있겠지만, 혼자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즐긴다고 하기에는 뭔가 울적한 그런 게임이다.
게임은 우스꽝스럽고 펀(Fun)한 분위기가 넘치지만, 게임이 지닌 단순한 컨셉 때문에 호오비가 극명하게 나뉠 여지가 있다. 어느 사람에게는 최고일 것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기괴한 게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게임은 여러 사람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흔히 말하는 '양키 센스'에 관대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반면 혼자 게임을 즐기거나, 게임에서 게임 이상의 것을 찾는 사람에게는 안 맞는다.
▲ 우스꽝스러운 억지스러움에 관대한 사람에게 맞는 게임
12세 이용가 / 평점 : 7점(10점 만점)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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