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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번아웃 파라다이스 얼티밋 박스 (P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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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게임은 대개 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 남보다 빨리 결승선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이런 룰 자체를 기준선으로 긋고, 그 자체를 혁신의 대상으로 삼아 버리는 게임들이 여럿 선 보여왔다. 올드 게이머라면 전통적인 레이싱 게임 프랜차이즈가 게임 모드로 자유로운 룰을 도입하거나, 레이싱 게임이 아닌 게임들이 레이싱 모드를 게임 장르에 편입시키는 등 여러 시도가 기억 날 것이다.


이런 움직임 와중에서도 게이머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번아웃'(Burnout) 시리즈가 있다. 개인적으로 처음 접해본 것이 PS2 버전이었는데, 매번 빨리 가는 것만 신경 쓰다가 멋지게 정면충돌하는 걸 추구하는 이 묘한 게임에 색다른 매력을 느낀 것은 비단 본인 뿐만은 아닐 것이다. '빠르다'가 목적이 아닌, '충돌'을 위한 수단이 된다. 번아웃은 바로 이 특징으로 인해 나름대로의 깃발을 세웠다.


최근 출시된 '번아웃 파라다이스 울티메이트 박스'은 이제껏 나왔던 번아웃 시리즈 게임들이 추구했던 재미와 더불어, 보다 쉬워진 게임 시스템 등이 잘 조화된 타이틀이다. 기본적으로 앞서 나온 '번아웃 파라다이스'를 바탕으로 다운로드 콘텐츠를 따로 사야 즐길 수 있던 업데이트와 팩들을 한데 담았다. 괜스레 돈 더 내고 다운로드 다 받길 기다릴 필요 없다는 점이 가장 반가운 부분이다.



▲ 시끌벅쩍한 플레이 스타일은 여전한 가운데, PS3의 힘으로 파워업!


일종의 완전판 개념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되었기 때문에, 전작에서 불편하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어느 정도 레이싱 게임을 즐겨왔던 사람도 사뭇 다른 플레이 스타일과 시스템 때문에 초기적응이 살짝 버거운 편이었는데, 게임 시스템 자체가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 처럼 게이머에게 친절해진 측면이 있다. 전작에서 처럼 죽으면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다.


여기에 요즘 콘솔로 나온 게임들 처럼, 월드맵이 미션 선택을 위한 '보드' 정도가 아니다. 과거에 나온 게임들은 하드웨어의 성능으로 인해, 지도에서 미션을 골라 플레이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달리다가 '이벤트 존'이 보이면 거기로 들어가 간단한 조작으로 바로 게임 모드를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제작사의 노하우와 하드웨어 성능의 시너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은근슬쩍 이런 부분이다.


파라다이스 시티를 질주하면서 볼 수 있는 광경, 특히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보게되는 파괴활동이 주는 박력은 한층 더 파워풀해진 느낌이다. 첫 작품 때도 콘솔 게이머들이 생소한 하복 물리엔진에 대해 알게되었을 정도로 현실적인 파괴가 벌어졌던 게임이라 '테이크 다운'은 물론, 가드레일이나 신호등 등 지형지물을 부수며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 한층 더 위험천만한 '모터사이클'로도 번아웃 플레이를~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은 특정 코스를 클리어하거나, 대회에서 승리를 거듭해 가며 포인트나 돈을 모아 차량을 구입하고 이를 업그레이드하는 형태로 '콜렉션'을 향유한다. 그런데 번아웃은 약간 양상이 다르다. 특히 이번 작에서는 아주 보기 어여쁜 차량을 테이크다운으로 폐차시켜 버리고, 이를 고물상에서 사서 꾸미는 무언가 '나쁜 남자'같은 방식으로 콜렉션을 늘려 나간다.


일단 게임 모드가 추구하는 바가 모두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처럼 힘들게 긁어 모은 차량을 따로 커스터마이징하면서 감을 가다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이유에서 특별히 이벤트 존에서 플레이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은 특별한 정신적인 부담 없이 즐기고 싶을 때, 또는 나름대로 준비 좀 하고 나왔을 때 시원하게 질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주지할 부분은, 게임이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차량의 속성과 미션의 성격, 코스의 특성 등이 모두 다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이런 전제에서 차근차근 익숙해지는 과정이 이어지는데, 이 부분에서 게임 시스템이나 전통적인 플레이 스타일 모두가 상당히 밸런스 있게 다듬어져 있다. 안하다가 했다면 이런 스타일에 처음 적응하기가 약간 난해하겠지만, 적응하는 과정이 재미있다는 점은 공감할 것이다.



▲ 첫 시작은 '마이너'. 지금은 명실상부한 '메이저'


12세이용가 / 평점 : 9점(10점 만점)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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