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와 Xbox360 콘솔이 대대로 보유해 온 '헤일로' 프랜차이즈 처럼 성공한 SF IP는 몇 안 된다. 비견할 만한 것으로는 '스타워즈'나 '스타트랙' 정도? 이 둘이 방송사, 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존재하는 것을 감안하자면 '게임' 하나로 SF 콘텐츠 시장을 떨어울린 '헤일로'의 힘을 짐작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헤일로' 프랜차이즈는 1인칭 슈팅게임(이하 FPS)으로 출시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런데 그 '헤일로'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이하 RTS)으로 개발되어 나왔다는 사실은, 기존 게임팬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신기할 정도의 일이다. FPS와 RTS는 장르특성이 거의 하늘과 땅 수준의 차이를 지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일종의 모험을 '헤일로 워즈'를 통해 시도했다.
어쨋든, 헤일로 팬들은 익숙해진 FPS를 잠시 접고, '헤일로 워즈'로 인해 RTS에 익숙해지기 위해 골몰해야 할 시간이 와 버렸다. 장르가 틀리다고 안할리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 그런지 다들 사는 분위기다. 사실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여러차례 어필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예상보다 장르에 대한 거부감을 어필하는 것이 적은 편이다.
▲ 코버넌트 진영은 '물량전'이 된다. 그 바람에 '난전'이 펼쳐진다.
게임 중에 UNSC와 코버넌트를 모두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 RTS 답게 양쪽 유니트 모두를 다뤄볼 수 있는 기회를 '헤일로 워즈'는 게이머들에게 부여한다. 다만, 이는 멀티플레이에 제한된다. 심플한 멀티플레이 메뉴를 지닌 '헤일로 워즈'라서 그런지, 커버넌트를 위한 스토리라인이 캠페인 모드로 고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 진영도 사연이 꽤 많은 편인데 말이다.
일단, UNSC 용사들과 스파르탄의 활약은 헤일로 본편에서도 여러차례 다뤄지고 언급되었던 바가 있다. 일종의 스핀오프 작품인 '헤일로 워즈'는 어느정도 스토리 라인이 공개된 UNSC만 캠페인 모드가 제공된다. 시점은 헤일로 본편보다 과거라 최후의 스파르탄 부대원인 '마스터 치프'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스파르탄 부대원이 여럿 나온다. 플레이어는 이들을 지휘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UNSC 캠페인 모드는 따로 생산이 아니라 보급으로 지탱되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지형지물을 이용해 버티면서 역습을 노리는 형태로 진행된다. 스파르탄 부대원을 3유니트 1편대 '소대' 방식으로 운영하든 2유니트 1편대 '로테' 방식으로 운영하든 자유이긴 하나, 항상 손이 모자르다는 느낌이 든다. 물량에는 물량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석인데, 그렇게 쉽게 게임을 즐기도록 디자인된 게임은 아니다.
▲ 뭔가 사냥당하는 '느낌'이 있다. 헤일로의 본래 스토리가 새삼 뼈저리게 느껴진다.
게임의 스토리라인을 볼 때, '헤일로 워즈'는 인류가 코버넌트들에게 밀리면서 한창 방어에 급급할 시기다. 그래서 그런지 코버넌트를 전략적으로 응징해 밀어내기 보다는 소소한 전술적인 승리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녹아들어 있다. 물량전이 되고 안되고와 같은 디테일한 차이는 그런 게임의 분위기를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보인다.
헤일로 프랜차이즈의 법통을 고려한 레벨 디자인 외에도, '헤일로 워즈'는 독특한 특성이 하나 존재한다. Xbox가 독특한 컨트롤러 디자인과 게임조작법을 통해 콘솔에서의 FPS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이머라면 경탄을 자아낼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RTS를 조이패드로 조작해도 재미가 있다는 점. 헤일로 워즈는 헤일로와 마찬가지로 콘솔 RTS 조작법에 있어 바이블이 될 게임이다.
키보드, 마우스를 가지고 RTS를 즐겨 온 게이머라 하더라도, 조이패드로 전장을 다루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되려 이렇게 쉽게 컨트롤이 된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정도. 생각보다 화면과 유니트를 다루기 쉬워 화면과 유니트가 좁고 작다고 느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본편에 육박하는 그런 창대한 느낌은 아니다. 그러나 조작법 등 장르 밸런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게임이다.
▲ 헤일로 마니아라면, 이 타이틀로 '콘솔 RTS' 장르를 정복할 수 있을듯.
12세이용가 / 평점 : 7점(10점 만점)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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