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FIFA 09 (Wii)

플랫폼에 대한 커스터마이즈, 즉 '최적화'는 대개 하드웨어의 성능이나 기술적인 제약 부분에 걸려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멀티플랫폼으로 나온 게임들은 대개 하향평준화 방식으로 게임의 수준을 조율하는데, 꼭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Xbox360과 PS3 플랫폼으로 나오는 게임을 Wii나 PS2 등 하드웨어 성능이 현격히 떨어지는 플랫폼으로 이식한다면 아예 다 뜯어고쳐야 한다.

'FIFA 09'의 경우, 공식적으로 7개의 플랫폼으로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출시되는 EA의 대표적인 스포츠게임이다. 전세계 게이머를 대상으로 매년 업데이트되는 EA의 캐시카우인데, HD(High Definition) 게이밍 플랫폼인 Xbox360과 PS3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성능이 매우 낮은 휴대용이나 닌텐도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한다. 상위 기종과 비교하자면 '재앙'일 게임이 나올 법도 한데, 꼭 그렇지도 않다.

EA Sports 브랜드로 나온 'FIFA 09 All-Play'는 Wii 플랫폼의 특징인 컨트롤러를 잘 활용하는 쪽으로 게임성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 이런 움직임은 전작에서도 있긴 했는데, 이번에 와서 좀 더 완숙미를 더했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8:8' 매치를 메인으로 띄워 게임을 더 심플하게 디자인한데다, Mii 디자인으로 생성된 캐릭터들에 적합한 모션을 적용해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평소 보던 FIFA 게임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넘실거린다.

게임 커버에도 있는 '8:8' 매치는 아케이드 성이 강화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축구 규칙대로 진행되는 '11:11'보다 더 빠른, 소위 '뻥축구' 또는 '군대스리가'를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다. 8:8 매치가 하드웨어 로드가 더 적은 만큼, 하드웨어 자원을 영악한 인공지능으로 보낸 느낌이다. 만약 빠르면서도 보다 흥미진진한 게임을 원한다면 '8:8'이 더 좋다.

8명으로 팀 캐릭터 수가 줄어서 더 좋은 점이 있다면, Wii는 컨트롤러 타입에 따라 개성있는 게임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모트만 가지고 하는 것, 여기에 눈차크를 끼워서 하는 법, Wii 클래식 컨트롤러를 써서 하는 법, 전세대 머신인 게임큐브 컨트롤러를 써서 하는 법 등이 다 다른 양상을 보인다. 컨트롤러 편차가 커 필드가 넓게 느껴지는데, 그래서 '8:8'이 나온 것 같다.

8:8이 나왔다고 해서, 11:11 플레이의 가치가 훼손된 것은 아니다. 8:8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혼자 놀기 좋은, 그런 게임 모드다. 굉장히 빠른 스피드로 매치 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겠지만, 다른 Wii 스포츠 게임과 다르게 싱글플레이에 대한 배려가 사실 좀 돋보이는 편이다. 이 외에도 아기자기한 플레이 패턴은 FIFA 시리즈를 어렵게 여기는 여성이나 아동 게이머들에게도 적합한 측면이 있다.

▲ 아무리 그래도... 우리 루니가 저렇게 나오다니...!

게임 모드는 테이블 축구나 서바이벌 모드 처럼, 튜토리얼 모드 처럼 게임 시스템 자체에 적응할 수 있는 미니게임들이 마련되어 있어 이를 통해 Wii 버전 FIFA에 익숙해질 수 있다. 물론, 미니게임 그 자체가 나름대로의 재미를 가지고 있다 보니 이를 통해 내기 게임 등으로 쓰기에도 적당하다. 짧은 시간 안에 승패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이래저래 쓸모가 많다.

'EA Sports 인터랙티브 리그'라 해서, 해외 유명 축구리그(프리미어 리그, 분데스리가, 이탈리안 리그, 프랑스 리그, 멕시코 1군 리그)를 선택해 할 수 있는 고유의 리그 모드는 여전히 건재하다. 최신 로스터로 업데이트되어 있어 전세계 유명 클럽들과 싸워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다만, 캐릭터 그래픽이 Mii 기반이라 다른 플랫폼 처럼 현실감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것, 그리고 손으로 다루는 것은 유별날지라도, FIFA는 FIFA다. 때문에 FIFA 게임 고유의 게임 모드나 라이센스는 축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에게 FM 수준의 정보를 주기에 충분하다. 게임 자체를 소프트하게 설계해, FIFA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FIFA 게이머로 업그레이드되는데 쓸모가 많아 보인다. 다만, Wii에 너무 익숙해지면 되려 Xbox360 같은 플랫폼은 되려 적응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 다른 플랫폼과는 완전히 다른 재미를 주는 Wii 버전 'FIFA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