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시절에 PC로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2D 스프라이트로 죽어라 뛰어다니던 축구선수 캐릭터들의 모습이 눈에 선할 것이다. 그 시절에 패밀리 게임기에서나 볼 법한 그런 수준의 캐릭터들이 화면 속을 종종걸음으로 달려다니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FIFA 09'까지 축구 게임이 맥이 이어져 내려온 것을 회상해 보면 그간의 기술 발전에 참으로 경외심을 품게 된다.
같은 브랜드로 온라인 게임까지 나온 'FIFA' 시리즈가 '09' 연식에서도 기술 발전의 맥을 이어나간 부분은 보면 볼수록 신기한 부분이다. 비주얼적인 측면이나 게임성 측면 모두 상당한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08이 이룬 성장폭을 상회한다. '07'에서 '08'로 갈 때 느꼈던 격차 이상이 '08'과 '09' 사이에 생긴 셈이다.
이처럼 완성도가 다시금 높아진 'FIFA 09'의 제대로 된 맛은 아무래도 게임 시리즈가 처음 시작된 PC판이 제 격일 것이다. 옵티컬 베이스 미디어보다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인스톨 해놓고 즐기는 게 여러모로 더 빠릿빠릿한 재미를 준다. 이처럼 FIFA는 'PC판'이 제대로 된 재미를 준다. 경쟁작인 위닝 시리즈가 콘솔이라는 배경을 지닌 것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 FIFA 08 보고 놀란 가슴, FIFA 09 보고 더 놀란다. (출처 : EA)
하드웨어적으로 PC에서 즐긴다는 것은 PC 사양에 따라 게임의 품질 자체가 가변성을 가진다는 문제점이 상존한다. 때문에 흔히 말하는 '풀옵션' 형태로 게임을 즐기자면 고사양 PC는 절실한 일이 된다. EA에서 아주 극단적인 사양 요구를 하도록 게임을 만든 것은 아니나, 시스템 본체 가격이 요즘 시가로 80만원 내외는 되어줘야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이 콘솔 게임기와 달리 게이머에게 상당 부분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PC가 괜히 '신의 게임기' 소리를 듣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제대로 즐기자면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가 확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전체 평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콘솔에 비해 불이익을 받은 경우가 존재한다. 물리엔진 적용이나 AA, AF 옵션 들의 최적화는 안 이루어진 분위기다.
하드웨어 성능이 어느 정도 된다는 전제에서, 'FIFA 09'는 세련된 비주얼과 게임 플레이를 체험하게 해준다. 이 때, 키보드 보다는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조이패드를 PC에 연결해 해준다면 더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다. 게임 컨트롤 자체는 이제 키보드와 마우스 조합보다는 조이패드에 더 적합하게 바뀐 측면이 있어, 게임기에서 즐기듯 컨트롤 하는 것이 게임을 즐기는데 더 도움이 된다.
▲ 전작에 비해서 '세트 피스' 등 전술 측면이 진화했다. (출처 : EA)
EA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350개 이상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실제 축구 경기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몸싸움이나 기싸움 등이 화면상에 연출되는 것이 풍성해져서 이래저래 축구게임을 하는 맛이 더 난다. 이러한 점은 싱글플레이나 멀티플레이나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네트워크 컨디션 영향을 여전히 덜 받는 온라인 플레이 게임에서도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다.
게임 메뉴 자체는 혁신적인 변화가 있지 않아 다소 밋밋한 감이 있으나, 간단하게 한 게임 할 생각이거나 리그 전을 뛸 생각이라면 무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아이다스 라이브 시즌'은 최신 로스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팀과 선수가 구성되어 있어, 현실적인 분위기에서 축구 리그를 운영해보고픈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과거처럼 해설까지 완벽하게 한글판이 나온 것은 아니라, 최신 버전이라고는 해도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게임성 측면에서 명확한 개선과 진보를 이뤘다는 점에서 PC판 FIFA 시리즈 애호가라면 흡족할 만한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07 시절부터 조짐이 있어온 '게임의 속도감'이 더 향상되었다는 점에서 성질 급한 축구팬이라면 더더욱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 여전히 유명한 선수들만 얼굴이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출처 : EA)
전체이용가 / 평점 8점(10점 만점)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기사의 저작권은 아크로팬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의 무단 전제 및 재배포는 금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