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야 PS 진영의 '그란투리스모'와 Xbox 진영의 '포르자 모토스포츠'가 레이싱 게임의 양대산맥으로 우뚝 섰다고는 하지만, 그 이전에 레이싱게임의 개마고원 격으로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가 버티고 있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첫 작품은 그리 신통치 않았지만, '니드로 스피드 2 SE'를 기점으로 팬들이 급속도로 늘어, EA를 대표하는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처음에는 1, 2, 3 식으로 가던 니드 포 스피드 브랜드였으나, 핫 퍼쉿(Hot Pursuit) 시리즈 성공 이후로는 부제가 붙으면서 브랜드가 분화되는 형태로 아류작을 양상하고 있다. 딱히 정통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게임보다는 '컨셉' 위주의 브랜드 네이밍이 게임 성격을 가늠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그냥 1, 2, 3 등이나 따지던 게임이 언제부터인가 돈 모아 차량을 사고 고치는 게임이 되더니, 이제는 자동차 CF 영상 같던 동영상에 배우까지 나오게 되었다. 과거에는 주로 모델이나 모델 출신 여배우를 섭외해 게임 어드바이스 정도로 스토리를 진행시켰으나, '니드 포 스피드 : 언더커버'에 와서는 중화권 스타인 '매기 큐'를 투입해 영화같은 스토리 모드를 만들었다.
▲ 중화권 스타 '매기 큐'가 히로인으로 등장한다. (출처 : EA)
아무래도 게임을 만들면서 중화권 유명 엔터테이너를 섭외한 때문인지, 스토리 모드나 미션 타입 레이싱을 매우 길 게 잡은 편이다. 좋게 말하면 싱글플레이의 볼륨이 커서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있게 해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돌려서 보자면 게임 자체가 루즈하게 늘어지는 면도 있다는 뜻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거야 시리즈 전통인 부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돈'을 모으기가 유독 힘들 게 느껴지는 편이다. 또 맵 자체가 광할하다보니, 과거처럼 싱글플레이를 그냥 튜토리얼 처럼 간단하게 즐기고 말 수준이 아니다. 꽤 오래 붙잡고 하게 만드는 경향이 전작들을 통 털어도 드물 정도다.
숨이 긴 플레이에 익숙하다면, 이런 긴 싱글플레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 것이다. 경찰차들이 줄줄줄 따라 오는 것이 과거 게임들보다 세련되고 더 격렬해졌다. 또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맛볼 수 있는 블로우 효과는 모니터가 크든 작든 상당한 현실감을 준다. 실제 자동차도 100km 넘어가면 시야가 좁아지고 눈에 보이는 좁은 시야각 내의 디테일은 매우 살아나는데, 그런 맛이 난다.
▲ "내 처음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차가." (출처 : EA)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딱히 문제 있다고 보이는 수준은 아니나, PC 버전으로 플레이할 경우 시스템 사양의 압박이 꽤 크게 작용한다. 맵 자체가 넓은데다가 게임 플레이 자체의 최적화가 덜 된 모양인지 프레임 드랍이 있다. 어지간한 하이엔드 시스템이 아니라면 풀옵션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콘솔과는 달리, PC판은 시스템 사양에 신경을 써 줘야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시스템에 따른 게임의 프레임을 서로 비교해보는 일들이 왕왕 일어나고 있다. 결론은 꽤 비관적인데, 전세계의 게이머들이 근래 보기 드문 고사양 게임으로 인정하는 형편이다. 시스템 사양이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중고급형 그래픽카드를 안 쓴다면 옵션을 좀 낮추는 걸 권장한다.
시스템 사양 외에도 컨트롤러 부분도 꽤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이제는 키보드 자판으로 플레이하기에는 좀 빡빡한 느낌이 든다. 은근히 손 가는 부분이 많고, 항상 추격전에 신경 써야 하다보니, 조작이 키보드 자판을 넓게 쓴다. 콘솔 버전에 인터페이스가 최적화되어 있어 아무래도 Xbox360 유선 컨트롤러를 하나 구입하는 게 차라리 나은 선택일 것이다. 하드웨어 부분만 완비된다면 시간 보내기 딱 좋다.
▲ 기왕지사, 폼 나는 차로 경찰들과 레이싱(?)을 펼치자! (출처 : EA)
12세 이용가 / 평점 : 7점(10점 만점)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기사의 저작권은 아크로팬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의 무단 전제 및 재배포는 금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