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공포게임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대개 '공포' 컨셉으로 만들어지는 게임들은 여름 시즌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독자적인 출시 스케쥴로 나와 대박을 터트리는 경우가 간혹 있다. 최근 콘솔 버전 발매에 이어, PC판으로도 국내에 발매되는 '데드 스페이스'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콘솔 버전에서의 '데드 스페이스'는 클로즈 쿼터 방식의 화면 구성과 탄약이나 에너지 등을 화면안에 존재하는 개체를 통해 시각적으로 따로 파악해야 되는 구성이 호평을 받은 게임이다. 이런 독특한 화면구성으로 인해 게이머의 공포감과 당황 등 심리적인 동요가 큰데다, 이를 적절히 이끌어 내는 연출이 버무려져 2008년 최고의 호러게임이라는 평판을 얻은 바 있다.
짧은 시나리오와 뻔한 오브젝트라는 약점이 있기는 하나, 이런 부분을 모두 다 덮어 버리는 게임 디자인 자체의 높은 완성도가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자, EA코리아는 콘솔 버전에 이어 PC 버전을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오는 PC 버전은 여러모로 콘솔 버전에서 여러모로 '한(恨)'이 맺힌 게이머들에게 구원의 손길이 될 전망이다. 'PC'라서 가능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
▲ PC가 '신의 게임기' 듣는 이유가 꼭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 (출처 : EA)
'데드 스페이스'가 PC 버전으로 오면서 콘솔 버전에 비해 매우 좋아진 부분으로는 무엇보다 비주얼을 손 꼽을 수 있다. 게임 자체는 DX9 기반이라 극사실적인 비주얼은 아니라고 해도, 프레임 자체가 잘 나오는 편에 속한다. 모니터에 따라 1920x1200 등의 고해상도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클로즈 쿼터 시점이 여전하긴 하나 그나마 시원시원하게 화면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마우스로 시점을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콘솔버전의 시점 전환이 딱 사람이 고개 돌리는 속도 정도였던 탓에 뒤에서 칼날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다보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마우스 슬라이딩으로 시점을 획획 돌릴 수 있게 되었다. 크리처를 만났을 때 좀 더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좋아진 부분이라면, 콘솔버전보다 더 쉽게 '치트'를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세이브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면 가장 좋은 아머를 입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또, 트레이너를 다운로드 받아 게임에 돌입하면 데드 스페이스에서 '사신(死神)'으로 분해 우주선 안을 휩쓸 수 있다. 콘솔버전에서 제대로 한 맺혔다면, PC판은 '구원' 그 자체다.
▲ 트레이너에 손대면 '크리처'는 손쉬운 사냥감에 불과하다. (출처 : EA)
물론, 트레이너 사용 그 자체를 꺼리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마우스로 시점을 다룬다는 점, 높은 해상도와 밝기 조절 기능을 통한 시야 확보 등을 통해 게임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쪽이 더 관심이 갈 것이다. 그러나 다른 FPS 게임과 달리 시점 문제로 하염없이 죽기를 반복하던 사람이 보기에는 PC 게임용으로는 당연하게 나오는 트레이너가 이처럼 반갑고 절실할 때가 없었다.
갓(God) 모드는 기본으로, 총알 무제한에 돈도 무제한. 이런 식으로 게임을 하면 글자 그대로 '먼치킨'이 되기 때문에 게임의 극사실감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고, 치트 켠 퀘이크와 그다지 다를 바 없어진다는 단점은 있다. 또 트레이너를 쓰면 게임 중에서 문이나 트랩을 이용해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막히기도 한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콘솔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어찌보면 원작 자체가 탄탄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플랫폼을 달리하였을 때 색다른 재미가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멀티 플랫폼 게임들을 보면, PC판이냐 콘솔판이냐에 따라 게임 재미가 한 쪽에 쏠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데드 스페이스'는 콘솔은 콘솔대로 심각하게, PC는 PC대로 흥겹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플랫폼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기쁨이 다른, 꽤 드문 스타일의 게임이다.
▲ 콘솔에서의 '한(恨)'을 PC에서 풀어보자! (출처 : EA)
청소년이용불가 / 평점 : 9점(10점 만점)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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