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수 많은 게이머들의 밤을 지새우게 하던 심시티 시리즈가 막을 내리고, 그 뒤를 이어 나온 '심즈(Sims)'가 후속작인 '심즈(Sims) 2'를 낳은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나온지 꽤 되었다는 기억 정도만 있는 그 '심즈 2'마저도, 이제 8번째이자 마지막 확장팩인 '알콩달콩 아파트'를 내놓고 그 기나긴 프랜차이즈의 막을 내린다고 하니, 새삼 세월의 덧없음이 느껴질 따름이다.
오는 9월에 출시되는 심(Sim) 브랜드 게임인 '심시티 나만의 도시(NDS, Wii)'가 심시티와 심즈 브랜드를 융합시킨 하이브리드 스타일 게임이라 심즈의 정통 후계작이라 할 수 없고, 10월에 나오는 '마이 심즈(PC)'는 작년에 나온 '마이 심즈'의 이식 버전인 탓에 신작이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내년 2월에 '심즈(Sims) 3'가 발매 예정 되어 있어 심즈 팬들이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정도다.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차기작인 '심즈 3'에서는 마을의 구조적인 측면과 캐릭터의 정교성이 더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심 브랜드가 또 분화되어 유명 게임인 '동물의 숲'과 유사한 '심 애니멀'이라는 타이틀이 또 나온다고 하니, 이와의 연동도 꿈꿔볼만 하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알콩달콩 아파트'가 심즈 팬들에게는 가장 최신 게임이라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다.
심즈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마을'을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단독주택에 사는 심즈들이 사생활을 구가하며 다른 집 사는데 참견하는 것이 주류를 이룬다. 수평적으로 펼쳐진 공간에서 지역 사회 단위의 인간관계가 형성되므로,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소 이해가 안 갈 부분이 좀 있다. 미국식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라면 특히나 더 말이다.
'알콩달콩 아파트'는 아파트를 주요 배경으로 단지 내 생활에 포커스를 맞춘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이런 배경에 중심이 되는 문화는 한국식이 아니라 당연하게도 미국식이다. 반상회와 파티가 단어가 다르듯, 그 밑에 깔린 문화적인 소양은 상당히 다르다. 전업 주부들이 모여 대소사를 논하는 것과 개인적으로 기념할 일을 위해 자신은 물론 남의 가정 구성원까지 동원되는 형태는 새로운 문화충격이다.
'심즈 2'라는 게임을 통해 미국식 아파트 문화를 체험하고, 그들의 삶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PC 안 가상세계를 통해 즐겨보는데 충실한 것이 이번에 나온 8번째 확장팩인 '알콩달콩 아파트'다. 마녀, 과학도, 보헤미안 처럼 생전에 보기 힘든 이웃까지 같은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점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앞서 나온 이케아(IKEA) 확장팩 등을 통해 심즈 2 세계의 볼륨을 충실히 한 유저라면 기존 요소와의 조화를 통해 매우 풍부한 심즈들의 생활상을 지켜볼 수 있다. '심즈 2' 가 처음 나왔을 적에는 주택부지 위에 하나하나 벽돌을 올리는 그런 재미가 있었다면 8개의 확장팩을 거치면서 이제는 마을을 넘어 도시로 간 발전상의 끌을 체험해 본다는 특징이 있다.
EA가 '라이프 시뮬레이션'이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들고 나온 것도, 과거와 같은 심시티 스타일의 구획, 조정 단위의 게임이라기 보다는 참으로 변수가 많은 '인생'이라는 주제를 다룰 수 있을 정도로 각종 피어처가 얽혀 있다는 특징 때문이다. 심즈 1에서부터 시작된 경험이 축적되면서 초기에 봤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이 구축된 것이다.
최근 온라인 환경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SNS 서비스가 지향했던 바를 PC 게이머들은 '심즈' 시리즈를 통해 일찍이 체험해 봤다. 인공지능이라는 한계로 인해 게이머 마음대로 다룰 수 있었다는 차이만 있었을 뿐, 서로 사랑하고 꿈꾸며 보다 나은 생활을 추구한다는 점은 사람이나 인공지능이나 똑 같다. '알콩달콩 아파트'는 그러한 심즈들의 삶의 공간을 더욱 확장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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