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4월에 나온 리틀 밸리(Little Valley) 메인보드에 이어, 올해 5월에는 코드네임 리틀폴(Little Falls) 메인보드가 나와 넷톱 PC 시장의 여명을 밝힌 바 있다. 리틀폴 메인보드 출시 이후 채 반년도 되지 않은 2008년 9월, 리플폴의 후속모델인 '리틀폴2(Little Falls 2)' 메인보드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정식 제품명이 'D945GCLF2'인 리틀폴2 메인보드는 Mini-ITX 폼팩터의 대중화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저전력, 초소형 PC 시장과 더불어 투자비용 및 TCO(Total Cost of Ownership, 총소유비용) 등에서 쓰이는 업무용 PC 시장, 서브 PC 시장 등에서 활약해 온 기존 모델의 뒤를 이은 모델인만큼, 더욱 강력해진 성능과 가용성을 내세우고 있다.
Mini-ITX 폼팩터를 기반으로 하는 '넷톱' 시장을 개막시킨 '리틀 밸리'가 1.33GHz 동작클럭을 사양으로 가진 '셀러론 M 215' 프로세서를 쓴데 비해, 리틀폴은 지난 4월 2일에 열린 IDF에서 발표된 '아톰(Atom) 230' 프로세서를 썼다. 리틀폴2가 아톰 230의 후속모델을 통해 업그레이드를 이뤘는데, 그 이름은 '아톰 330'이다.
▲ 동전만한 크기로, PC업계에 충격을 가져온 인텔 '아톰' 프로세서
아톰 230 프로세서는 싱글코어에 하이퍼쓰레딩 기술을 더해 '듀얼 쓰레드'로 시스템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하이퍼쓰레딩을 쓰면 내부 파이프라인의 가용성을 높여 더 많은 명령어를 교차처리하도록 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싱글코어-싱글 쓰레드'인 경우에 비해 20% 가량 성능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톰 230 프로세서는 이런 기술의 수혜를 입고 시장에서 활약했다.
아톰 330 프로세서는 아톰 230 프로세서에 쓰인 코어를 멀티 칩 패키징 형태로 2개 묶어 '듀얼코어'로 만든 케이스다. 하나의 다이 위에 코어가 두 개 올라간 만큼, 이론적으로 성능은 딱 두 배가 향상되게 된다. 여기에 하이퍼쓰레딩 기술이 여전히 적용되므로 멀티 쓰레드 환경으로 코딩된 애플리케이션에서 보다 나은 성능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 멀티칩 패키징으로 성능을 배가시킨 아톰 330 프로세서
인텔이 아톰 330 프로세서의 TDP(Thermal Design Power)를 8W라 밝힌 바 있다. 멀티칩 패키징을 통해 코어를 묶으면 소비전력도 두 배 가량 올라갈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겠으나, 앞서 나온 아톰 230 프로세서와 별 차이 없다. 전 모델인 리플폴 메인보드의 TDP가 14W였음을 감안하자면, 플랫폼 자체의 소비전력도 프로세서 소비전력이 늘어난 수준에서 묶인다고 유추할 수 있다.
전모델인 리틀폴 메인보드가 바이오스 화면에서 51W 가량, 윈도우 셋업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가동 상태에서 53W 가량 전력을 소모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전히 시스템의 최고 소비전력이 60W 미만인 셈이다. DVD-ROM과 하드디스크, 메모리 정도만 더 끼운 상태에서 낮은 소비전력치를 자랑하므로, 저전력과 일정 수준의 성능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된다.
이런 낮은 소비전력은 유지비용에서 크나 큰 이점을 가진다. 전원공급장치도 기존 파워서플라이가 아니라 어댑터를 써도 되므로 투자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업무용 PC에서는 '비용' 측면에서 절감이 가능한 여지를 매우 크게 만들어주므로, 특별히 CAD/CAM 등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리틀폴2 메인보드와 같은 저전력 솔루션을 채택하는 것이 경영에 유리하다.
아톰도 세대교체! 시대가 또 다시 변해
지난 2007년 4월에 '리플밸리'라는 코드네임으로 세간에 알려진 인텔의 Mini-ITX 폼팩터 보급계획은 개발도상국 등 경제적 역량의 부족으로 컴퓨터의 보급이 더딘 시장을 개척하고, 정보의 평준화를 추구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으나, 지금은 환경에 적합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시장에서 더 각광을 받고 있다.
'리틀폴' 메인보드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아톰 프로세서라는 인텔의 새로운 프랜차이즈에 대한 관심이 더 컸지, Mini-ITX 폼팩터 기반 PC 시장의 형성이라는 부분은 간과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리틀폴 메인보드가 시장에서 서서히 제대로 평가받으면서, 단순히 싼 것이 다가 아니라 정말로 쓰는데 적합한 PC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특히 '그린 IT'라는 화두와 불규칙스러운 유가 변동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시장상황이 급변했다. 불과 반년 사이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식까지 '저전력'이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고, 기업들은 '비용'측면에서 PC 등 IT 인프라의 가용성과 효율성을 따져보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한국과 같은 IT 선도국가에서 Mini-ITX 폼팩터인 '리틀폴'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게 되었다.
▲ D945GCLF (좌측) / D945GCLF2(우측)
리틀폴 메인보드의 정식 후속모델인 리틀폴2 메인보드는 'D945GCLF2'라는 정식 모델명으로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전 모델이 시중에 판매된 것이 올해 5월 초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매우 빠른 등장이다. 처음 나왔던 리틀밸리와 리틀폴의 시차가 1년 가량이었던 것에 비하자면 매우 빠른 행보인데, 인텔이 이런 움직임을 보인 것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우선, 인텔이 보유한 멀티칩 패키징 능력이 새로운 칩을 만들어내는데 매우 신속하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가짜' 멀티코어 논란까지 일어나게 만들었던 기술이지만, 실제 컴퓨팅 성능을 단기간에 향상시키는데 이처럼 이상적인 방식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성능 적당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면 멀티칩 패키징은 일반 소비자가 싸게 성능을 배가시키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여기에 아톰 230 프로세서에 대한 성능 요구가 범세계적으로 일어난 점도 인텔의 행보를 가속시켰다. 아톰 230 프로세서의 성능은 그 가격에는 적합한, 인텔 나름대로 흡족했을 포지셔닝이었다. 그런데 아톰 230 프로세서가 들어간 리틀폴 메인보드가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한참 눈이 높은 IT 선진국에서 더 인기를 끌면서 이들의 요구에 제품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D945GCLF2 메인보드로 넘어오면서, 인텔의 기술과 시장의 요구라는 두 가지 명제가 타협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인텔은 자사의 멀티칩 패키징 기술을 통해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아톰을 변신시켰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당장 두 배로 올려 어느 정도 숨 돌릴 틈을 벌었다. 또 여기에 기가비트 이더넷 컨트롤러와 USB 2.0 포트 증가, S-Video 포트 탑재 등 부수적인 업그레이드도 단행되었다.
▲ 인텔 D945GCLF2 리틀폴2 메인보드 백패널
▲ 인텔 D945GCLF 리틀폴 메인보드 백패널
성능 측면에서는 프로세서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치적인 성능을 두 배 가깝게 올려놓은 D945GCLF2 메인보드는 가용성 측면에서의 확장을 위해 백패널 부분에 S-Video 포트를, 메인보드 기판 상에는 USB 2.0 I/O 헤더를 하나 추가로 탑재했다. 전자는 메인보드에 멀티미디어 활용 가능성을 열어뒀으며, 후자는 시장에서 구하기 쉬운 ATX 케이스 등을 쓰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냈다.
이것저것 많이 붙어서 처음 나왔던 리틀밸리나 리플폴과 같은 단촐함이 사라지긴 했다. 이런 복잡해진 부분을 단순화하고자 한다면 메인보드 상에 있는 레거시 규격들을 없애는 것이 좋았을 것 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그러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제품의 본래 컨셉인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급과는 별도로, Mini-ITX 폼팩터가 따로 환영받는 '산업용 PC' 시장의 존재 때문에 그러하다.
D945GCLF2 메인보드에 있는 대표적인 레거시 규격으로는 PS/2 포트, 패러렐 포트, 시리얼 포트 등이 있다. 이들 포트들은 현재 일반 데스크톱 PC 유저가 쓰자면 PS/2 정도가 한계일 정도로 관련 주변기기를 만나보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패러렐, 시리얼 포트는 산업용 장비에서는 표준 인터페이스인 탓에 관련 제품을 개발하자면 없으면 안된다. 제품의 가용성이 한참은 없어질 수 있어 존속되었다.
퍼포먼스 향상은 '듀얼코어'가 맡아
D945GCLF2 메인보드는 프로세서가 메인보드에 집적되어 있는 하나의 솔루션이다. 때문에 사용자는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 외에 메모리와 ODD, HDD 정도만 추가로 사면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업자 입장에서도 주변기기 몇 개만 붙이면 하나의 완제품 PC가 탄생하므로 베어본을 유통하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비즈니스가 탄생한다. 장사하는 입장에서의 가용성은 매우 뛰어난 편이다.
실버손(Silverthorne)에서 다이아몬드빌(Diamondville)로 코드네임도 뒤바뀐 아톰 330 프로세서는 앞서 나온 아톰 230 프로세서의 코어를 딱 두 개 붙여 만든 듀얼코어 프로세서다. 다이 위에 애처롭게 붙어 있는 두 코어를 보면 별 볼 일 없을 것 처럼 보이기는 하나, 실제로 돌려보면 이름 그대로 '듀얼'을 해낸다. 이 덕분에 기존 아톰 230 보다 판매하기가 더 좋아졌다.
현재 시장은 불경기의 여파로 인해,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것만 찾는 실정이다. 이는 PC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다른 제품 시장과 다른 측면이 있다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성능이 내는 돈에 비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아톰 330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구조에서, 프로세서의 성능을 두 배로 늘린 케이스다. 이는 관련 상품, 특히 베어본이나 완제품 PC를 개발하는데 큰 여유를 준다.
그럼 이제부터 D945GCLF2 메인보드의 실제 성능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이미 전작인 D945GCLF 메인보드를 테스트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그 때와 같은 환경을 꾸미고, 이 안에서의 성능 격차를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같도록 맞춰야 할 부품이 몇 안되고, 전 모델이 발표된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아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한 소프트웨어로 수치를 측정할 수 있었다.
영국 SiSoftware社의 산드라 소프트웨어가 최근 '2009'로 업그레이드되긴 했으나, 앞서 리틀밸리와 리틀폴을 테스트했던 'XII SP1' 버전을 활용해 수치를 측정해 보았다. 참고로 여기에서 다뤄진 셀러론 420 프로세서는 명실공히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35W TDP를 가진, 여전히 시판중인 제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텔의 Mini-ITX 폼팩터 비즈니스의 시발점인 리틀밸리에 탑재된 프로세서이기도 하다.
처음 리틀폴 메인보드가 나왔을 때에는 '저전력'이 화제가 되었지, 성능은 거기에 가려진 모습이었다. 이유는 전기를 더 소모한다고는 해도, 셀러론 420 프로세서이 성능이 월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도 리틀폴2, 즉 D945GCLF2 메인보드가 나오면서 옛말이 되었다. 아톰 330 프로세서는 셀러론 420 프로세서를 모든 분야에서 이긴다. 특히 멀티미디어에서는 압도한다.
이미 아톰 230 프로세서에서 720p 동영상 정도는 무난히 재생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 퍼포먼스라면, 1080i 수준까지는 넘볼 수 있어 보인다. 한편으로는 본래 낮은 성능과 적은 기능은 업무용 PC의 미덕처럼 다뤄지는 부분이 있긴 하나, 오피스 애플리케이션도 플러그 인이나 애드온을 하나하나 달면서 무거워지는 법이라 해결책이 필요했는데, 여기에 아톰 330 프로세서가 숨통을 열어준다.
아톰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 하이퍼쓰레딩을 활성화시킨 상태에서 쓰게 된다. 이를 끄게 되면 성능이 20% 가량 줄어들면서 쓰레드 수가 반쪽이 나는데, 특별히 벤치마크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쓸 일은 없을 것이다. 통상적인 사용자 기준에서, 모든 쓰레드를 가용한 상태에서 인코딩 상황을 가정한 씨네벤치와 애플리케이션 종합 벤치마크로 유명한 PCmark05를 테스트해 보았다.
아톰 330 프로세서는 '듀얼코어'라고는 하지만, 물리 코어 2개에 논리 쓰레드가 각 1개씩 코어에 덧붙은 형태다. 완전한 성능을 낸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이런 논리 쓰레드가 추가되어 있어 일정 부분에서 부스트 작용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완전히 두 배는 이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복잡한 연산이나 멀티태스킹이 시작되면 코어2 계열과는 달리 성능 향상폭이 이론상의 수치에는 못 미친다.
'데스크톱' 넘보는 '넷톱' 만든다!
▲ '쿼드 쓰레드'로 성능을 높인 'D945GCLF2 메인보드'
아톰 프로세서가 2세대로 이전되면서 이를 쓴 대표적인 제품인 D945GCLF2 메인보드에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지적받아 온 성능 부분이 멀티칩 패키징 기술을 통해 극복되면서 제품의 가용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전 모델이 저전력 시장을 중심으로 쓰였다면, 이제는 퍼포먼스까지 중시되는 영역까지 발을 넓힌 셈이다.
본래는 제 3세계 국가에 IT 복음을 펼치자는 포부로 시작되긴 했으나, 지금은 소매시장은 물론 기업 시장과 특수용도 시장까지 운신의 폭을 급속도로 넓히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서버, POS 업계에서도 테스트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을 정도로 단순한 데스크톱 시장을 뛰어넘어 '틈새'라고 불리는 곳 모두에서 D945GCLF2 메인보드가 출몰하고 있다.
전작인 리틀폴, 즉 'D945GCLF 메인보드'가 미드필더로 문전을 휘저었다면, D945GCLF2 메인보드는 스트라이커로써 골대에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가 불황이라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저렴한 가격과 기대 이상의 성능을 두루 갖추고 있기에 Mini-ITX 폼팩터의 보급은 물론, 그 나름대로의 시장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제공 : 아크로팬 www.acrofan.com]
[기사의 저작권은 아크로팬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의 무단 전제 및 재배포는 금지되어 있습니다.]